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고유가시대 청양지역 농가의 경영책 모색 ③
상태바
고유가시대 청양지역 농가의 경영책 모색 ③
  • 이관용 기자
  • 승인 2011.09.09 22:17
  • 호수 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환식 수막보호시설로 하우스 열손실 줄인다

[글싣는 순서]
1. 난방비 급등에 시설하우스농가 울상
2. 땅 속에서 얻는 난방에너지…지열
3. 물로 하우스 열효율 높여…수막시설
4. 하우스 안에 이중 시설…다겹보온커튼
5. 지역현실에 맞는 시설하우스 난방대책


시설원예농가가 유류를 대신할 난방대책으로 오래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것이 물을 이용한 수막보온이다. 수막은 말 그대로 일정온도의 물을 시설물에 지속적으로 공급하여 보호막화해 내부 열손실을 줄여 난방효과를 높이는 방법이다.

이 같은 수막방법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농가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막시설을 갖추고 농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수원의 수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질에 철분과 석회 등 이물질성분이 있을 경우 비닐과 유리에 침전물이 쌓여 햇빛 투과율을 떨어뜨려 농작물재배에 필요한 일조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이 있음에도 수막재배가 부각되고 있는 것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유류를 대신할 차세대 에너지 종류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설령 농가가 차세대 에너지를 난방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고가의 장비를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한다.

시설원예에서 수막은 큰 난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시설설치가 비교적 간소하고 운영이 복잡하지 않아 추위에 비교적 강한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는 효과가 있다. 또 겨울철 폭설로 시설물에 눈이 쌓여도 일정온도로 순환되는 수막으로 인해 눈이 녹아 시설물이 무너지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유류를 대신해 난방효과를 거두고 있는 수막재배에 대해 알아본다.

순환식 수막시설로 경영비 20% 절감
경상남도 의령군 화정면 상일리 김을수(58) 씨는 10년 전부터 주키니호박을 재배하고 있다.
주키니호박은 남아프리카 등 열대지역이 원산지로 주위에서 흔히 접하는 농산물이다. 주키니호박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실내온도를 5도 이상 유지해야 한다. 김씨는 지난겨울 추위를 수막재배를 통해 극복했다.
김씨는 “지난 겨울추위는 정말로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시설원예농가에 어려움을 줬다”며 “연일 지속되는 추위는 겨울농작물 재배에 악영향을 줬고, 유류를 사용하는 난방기가 하루 종일 가동됐다”고 설명했다.

 

▲ 경남 의령군 화정면 김을수 씨는 순환식 수막재배로 경영비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
“화정면은 들녘의 대부분이 시설하우스가 세워져 있고, 대부분 농가가 겨울농사를 짓고 있다”며 “유류비가 크게 올라 농가별로 이를 대처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씨가 수막시설에 관심을 가진 것은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겪었던 1996년이다. 이때 그는 한정된 자원인 화석연료가 언제 가격이 급등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설하우스운영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이런 생각을 갖고 그는 농업관련기관에서 실시하는 원예시설 에너지관리 교육에 참여하고, 수막시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렇게 시작한 수막농법은 김씨에게 경영비용의 20퍼센트를 줄여주는 효과를 안겨줬다. 경영비절감 중 가장 큰 효과를 거둔 것이 에너지절감이다. 김 씨는 수막시설을 갖추기 전 시설하우스 8동(6600제곱미터)에서 소모하는 난방유(면세유) 비용이 월 700여 만원이 들어갔으나, 현재는 월 전기세 35만원(농업용전기사용)만 내고 있다. 물론 수막시설을 갖추기 위해 관정개발과 시설설치에 필요한 초기투자비용은 부담이 크지만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유류비보다는 부담이 적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김씨는 “수막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수질이다”며 “다행히 화정면 일원은 지하수 수질이 좋아 수막재배에 적합한 지리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막시설을 통해 거둔 효과는 난방비용절감이 가장 크고 다음이 노동력을 줄였다는 것”이라며 “수막을 사용하고부터는 보온 덮개 시설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덮게 관리에 필요한 인건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또 “지하 100미터에서 올라오는 물의 수온은 평균 10도 이상”이라며 “이를 보호막하면 내부온도가 상승하고 눈이 내렸을 때도 지붕위에 쌓인 눈을 녹여 시설하우스가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붕괴되는 사고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용한 물은 하우스 양쪽 끝에 있는 물받이로 흘러 다시 물탱크로 모아진다”며 “물탱크는 전기로 가열돼 일정온도가 되면 지하수와 함께 수막시설로 보내져 에너지 재활용이 이뤄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반면 김씨는 “주위의 많은 시설원예 농가들이 높은 유류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수막재배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지하관정이 많이 파지고 있다”며 “지하관정을 설치하는 비용만 600~700만원에 달해 농가부담이 크고, 지하수 고갈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위에 남강이 흐르고 있는데 이를 수막시설에 활용하면 에너지절감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바랐다.

수막시스템 효과 보온시설이 좌우 
시설원예 수막시스템에 있어 중요한 기반시설 중 하나가 내부 보온시설이다. 내부보온시설이 어떻게 설치됐느냐에 따라 수막효과가 좌우된다. 보통 수막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비닐시설물이 2~3중 이상 설치돼 보온효과를 높이고 있어야 한다.
순환식 수막재배시스템 원리는 공급장치가 설정온도 이하가 되면 수막분사시스템이 작동한다. 지하수 수량과 온도에 따라 회수된 물의 재활용비율이 조절되고 공급탱크 물이 설정온도 이하로 되면 지하수가 공급된다. 회수탱크는 물이 설정온도 이하이면 버리고 지하수를 보충하게 된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순환식 수막재배시스템은 물탱크의 용량과 사용수의 회수와 재가열 시간을 고려해야 하고 지하수의 수온보다 다소 높은 18~20도의 수온이 살수될 때 난방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다. 이같은 수온에서 거둘 수 있는 보온효과는 최저 외부기온이 영하 6도일 경우 수막온실 내부기온은 8도를 유지하게 된다.
농촌진흥청은 수막재배에 있어 순환식 수막시스템 도입을 권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순환식 수막시스템이 비순환식 수막시스템보다 2000제곱미터규모의 시설에서 1만7788톤의 지하수를 절약하고, 1헥타르당 2652만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봤다.

 

2006년 순환식 수막재배시스템과 온풍난방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약 67퍼센트의 에너지절감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농촌진흥청은 내놨다. 시설하우스 2000제곱미터 규모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난방에너지(경유)로 환산했을 경우 순환식 수막을 하면 연간 1340리터를 사용하지만, 온풍난방은 연간 4060리터가 소모되는 결과를 보였다.

농촌진흥청은 수막시설에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지하수 철분성분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권취식 수막재배시스템을 시도하고 있다. 보통 수막재배는 지하수에 철분이 포함되면 시설물 비닐피복에 철분성분이 붙어 일조량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권취식 수막재배시스템은 내부 2중 피복을 완전 개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철분의 피복재 오염으로 인한 광투과율 저하를 방지하도록 했다.
농촌진흥청은 수막재배가 유류에너지를 대체할 경우 국내에서 연간 3000~5000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