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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시대 청양지역 농가의 경영책 모색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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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시대 청양지역 농가의 경영책 모색 ②
  • 이관용 기자
  • 승인 2011.09.05 16:17
  • 호수 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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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지열’로 냉난방 해결…유류비 절감

국제유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류를 대신할 차세대 에너지를 찾기 위한 연구와 노력이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 정부도 고갈 위기에 놓인 화석연료를 보완,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방면에서 정책지원을 하고 있다.

농업분야 또한 유류가 난방에 있어 비중이 큰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마련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농업경쟁력 확보와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다채로운 농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냉난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지열시스템이 최근 농업현장에서 부각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는 지열은 땅속의 열을 시설하우스와 건물 등에 활용하는 방법으로 연중 일정온도를 유지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지열은 화석연료가 갖고 있는 최대 단점인 온실가스 배출문제를 극복하는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지열을 에너지화 하기 위해서는 여유 부지 확보와 막대한 사업비가 소요된다는 점에서 중소규모의 농가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유류가격이 매년 오르고 있고, 자원도 한정된 상황에서 앞으로 농업분야 발전을 위해서는 대체 에너지 개발과 활용이 절실하다.
이번 호에서는 차세대 농업에너지로 떠오르고 있는 지열에 대해 소개한다.

[글싣는 순서]
1. 난방비 급등에 시설하우스농가 울상
2. 땅 속에서 얻는 난방에너지…지열
3. 물로 하우스 열효율 높여…수막시설
4. 하우스 안에 이중 시설…다겹보온커튼
5. 지역현실에 맞는 시설하우스 난방대책


한파, 지열로 극복…난방비 절감
“지난겨울의 한파는 시설원예 농가에게 큰 시련과 경제적 부담을 안겨줬습니다. 시련은 자식과도 같은 농작물이 동해를 입은 것이고, 경제적 부담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난방유 때문이었습니다.”
충남 공주시 의당면에서 사계절 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박규년 대표는 지난겨울을 이처럼 회고했다. 그는 추위가 겨울철 농작물 재배농가의 경영비용에 큰 영향을 끼쳐 추위가 지속되면 농가피해도 더욱 커진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난방유 가격이 겨울농사를 좌우하는데 최근 국제유가 급등은 시설원예 농가의 경영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사계절 영농조합법인은 시설원예운영에 필요한 난방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열냉난방시스템을 올해 설치하고 지난 3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 사계절영농조합법인 박규년 대표가 지열을 이용해 냉·난방효과를 거두고 있는 온실을 소개하고 있다.
박규년 대표가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설치하게 된 것은 고유가로 난방기 가동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그가 운영하는 시설은 유리온실로 약 5358제곱미터 규모로 지열시스템설치에 약 7억3400만원이 투입됐다. 유리온실에서 생산되는 것은 고추, 토마토, 수박 등 각종 농작물의 육묘이다. 육묘는 연약하고 환경에 민감해 성장에 필요한 적정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연중 300여일 이상의 냉·난방이 필요하다.
사계절 영농조합법인이 2010년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사용한 난방유 사용량은 약 4만 리터이다. 농업용 면세유를 사용해 일반 유류에 비해 저렴했지만 2011년 8월말 난방용 면세유(경유 1리터 1100원)가격으로 계산하면 4400만원이 투입됐다. 반면 지열시스템이 도입된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발전에 필요한 전기료로 매월 150만원씩 지출, 모두 합해도 900만원에 불과했다.

 

사계절 영농조합법인은 지열에너지사용으로 80퍼센트에 가까운 3500만원의 난방비절감효과를 거뒀다.
박규년 대표는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약 5년 전으로 농촌진흥청을 통해서였다”며 “그동안 손익계산을 하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이 있어 신청을 했고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유류 난방비용으로 1억2000만원을 썼는데, 계속 보일러를 돌렸다면 올해 면세유 가격이 올라 부담이 더욱 컸을 것”이라며 “지열은 전기료만 들어가기 때문에 난방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박 대표는 지열로 온실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 근로조건 개선과 기타 유지비용 절감효과도 함께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5년간 매년 2천억 지원
정부는 녹생성장정책의 일환으로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 개발·이용 촉진법’을 제정했으며, 지열분야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열지원사업을 2014년까지 5개년 동안 계획하고 있으며, 매년 2000억원 이상 투입예산을 세우고 있다. 현재 농축어업분야에 대한 지열사업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정부정책을 대행하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지열시스템 설치비용은 국고 60퍼센트, 지방비 20퍼센트, 자부담 20퍼센트로 이뤄져 있다. 보통 농가시설 사업비는 시설규모가 1헥타르인 경우 약 14억원(공법별 차이가 있음)이 투입된다.
한국농어촌공사충남지역본부의 경우 올해 도내 26곳의 시설원예농가에 221억원의 지열난방시스템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충남본부는 시설원예농가의 90퍼센트가 유류를 사용하는 점을 감안, 지열은 농가의 생산비용 절감과 에너지절약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실시하고 있는 지열공법은 수직형, 수평형, 수직개방형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수직형은 지하 100~200미터의 지열을 이용하는 것으로 설치비용이 가장 많이 소요되지만 안정적이고 일정온도를 유지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지열흡수관인 지중열교환기 설치 시 여러 곳을 파헤치지 않아도 돼 많은 농가들이 선호하고 있다.
수평형은 말 그대로 흡수관이 지표면과 가깝다. 보통 지하 4~5미터 깊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설치비용은 적지만 사용온도 효율이 낮고 설치면적이 넓은 단점을 갖고 있다. 

마지막인 수직개방형은 지하 350~500미터 지하수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설치 시 차지하는 면적이 적어 공사기간이 짧고 효율이 가장 높다. 그러나 지하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싼 심정펌프와 지중열교환기 등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고, 지하 암반상태 등이 주요 설치요건으로 작용한다.
농어촌공사충남본부 심길웅 기전기술팀 차장은 “지열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향후 20~30년간은 시설원예 농가들의 난방비 부담이 경감할 것”이라며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큰 단점이지만, 대규모 시설원예 농가는 겨울농사에 있어 난방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 차장은 또 “농어촌공사는 오는 2014년까지 국고를 지원받아 시설원예 농가의 지열시스템설치를 지원하고 있다”며 “시설 설치 시 농가부담은 전체예산의 20퍼센트 정도로 유류비용을 걱정하는 농가는 지열시스템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어촌공사의 지열시스템지원 대상농가는 현대화된 온실과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열교환용 파이프를 매설하기 위해서는 온실과 비닐하우스 주변에 여유 부지가 있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지열교환용 파이프가 매설된 후 농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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