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일자리만 있으면 취약계층도 행복하다 ④
상태바
일자리만 있으면 취약계층도 행복하다 ④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1.08.22 14:21
  • 호수 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 지역 우수사례 … 홍성환경농업마을 영농조합법인

충남형사회적기업과 농어촌공동체회사로 선정된 청양군내 사례에 이어 타 지역 사례를 통해 농촌지역인 청양 발전 및 일자리 창출로 주민들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 있다. 
이번 호에는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 홍성환경농업마을(대표 류근철·52)을 소개한다. 홍성환경농업마을은 친환경적 사업운영으로 농촌마을가꾸기 대상 수상, 마을주민과 지역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도농교류축제 개최 등 주민들이 힘을 모아 부자마을을 만들고 있다.
홍성환경농업마을은 주민들이 모여 만든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1999년 설립됐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아 숨쉬는 마을공동체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농업으로 소득원 창출과 유통망 개선으로 농가소득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이하 문당마을)

[글싣는 순서]
4. 타 지역 사회적기업 및 공동체조직 우수사례
 친환경농업의 중심지 … 홍성환경농업마을 
5~8. 타 지역 사회적기업 및 공동체조직 우수사례
9. 일자리 제공을 통해 주민이 행복하게 잘사는 청양 만들기
 

국내 오리농법의 발상지
문당마을은 국내 오리농법의 발상지다. 그 시작은 1993년으로, 문당리 주민인 주형로 전 대표가 친환경 오리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생산한 쌀이 무농약 품질 인증을 받고, 이것을 시초로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마을단위로 확산시켜 환경농업공동체를 이루게 된 것이다.
“친환경농법으로 정직하게 농사지어 생산했는데 제 값을 못 받고 또 판로가 없다면 농민들은 친환경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당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오리농법만으로 생산한 친환경 쌀이 ‘흑향미’였는데 80킬로그램 한 가마에 70만원에 판매됐을 정도였습니다. 일반 쌀이 20만 원 정도였으니 엄청난 것이죠. 그러자 주민들도 오리농법에 관심을 갖게 됐고, 개인에서 19농가로, 또 농사규모도 늘어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를 토대로 영농조합법인도 설립하게 된 것이고요.” 류 대표의 말이다.

문당리 개인 농가에서 시작된 오리농법은 이후 주변 농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점차로 홍동면 지역으로 확대됐고, 주민 출자 형식의 영농조합법인도 구성하게 된다.
“출범 당시 조합원이 51명이었고, 출자금은 총 2585만원이었어요. 배당금은 2008년 처음 지급했고, 지난해의 경우 7퍼센트 배당했습니다.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마을에 3년 이상 거주해야 하며 990여 제곱미터 이상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시간이 흘러 현재 문당마을과 함께하고 있는 친환경농가는 900여 곳, 이들은 총 760만여 제곱미터 규모에서 친환경 쌀 재배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특히 현재 쌀 재배 농가에서는 100퍼센트 오리농법이 아닌, 오리와 우렁이를 30대 70으로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다.
“2008년도 조류인플루엔자가 발병하면서 오리 30퍼센트, 우렁이 70퍼센트를 넣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오리는 해충을 잡아먹지만 망을 치고 아침저녁으로 내보내고 들여와야 하는 등 장단점이 있죠. 우렁이는 3300여 제곱미터에 30킬로그램 정도만 넣어주면 되는데 단 해충을 잡아먹지 못해요. 그래서 적절히 이용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홍동면 일대는 친환경농업마을로 자리매김했다. 문당마을의 쌀 수매가격은 한가마당 7만5000원으로 일반 쌀보다 30퍼센트 가량 높다. 특히 ‘문당 특미’는 5킬로그램에 2만7000원, 일곱 가지 색깔로 이뤄진 ‘칠색미인 오리농쌀’은 3.5킬로그램 선물용 한 세트가 2만 5000원이다. 농민들은 자긍심을 가지고 친환경농법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행복한 문당’ 100년 계획 수립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행복하고 넉넉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문당마을에서는 법인 출범 1년 만인 2000년 ‘21세기 문당리 발전 백년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대부분이 농촌을 떠나려고 하죠. 무엇보다도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 일 거예요. 법인에서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농촌을 희망이 있는 곳으로 만들고, 농촌과 도시가 공생할 수 있도록 마을단위로서는 처음으로 백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녹색연합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방안들을 많이 마련해 줬고요.”
100년 계획의 최종 목표는 홍동면 일대를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오손도손한 마을’, ‘자연이 건강한 마을’, ‘자연과 조화되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인에서는 오리농법 쌀 특화 등 새로운 소득원 창출, 환경농업교육관을 비롯해 마을의 옻 샘터 등을 관광자원화 한 녹색관광프로그램 마련,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유통 거래로 도시와 농촌간의 다양한 교류, 주민들에게 평생교육 기회 제공, 젊은 귀농인 유치로 인구증가, 각종 공연 및 문화행사 마련, 마을의 한약원과 인근 지역의 의료시설 연계로 평생의료 체계 확보, 농번기 농촌주부들을 위한 한시적 공동식당 운영 등 실질적이고 유용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 나가고 있다.
“1999년에 법인이 구성됐는데, 그 때부터 벼 1가마당 1000원에서 1만원씩 자조금을 형성했습니다. 이렇게 1년만 모아도 꽤 많은 액수가 모아질 거라는 생각에서죠. 결국 10년간 2억 5000만원 모아서 9900여 제곱미터 땅을 샀습니다. 그것이 현재 2만6000여 제곱미터로 늘었고, 이것은 마을 주민 모두의 공동재산입니다. 법인체에서 어떤 형태든 정부보조사업을 추진하려면 땅이나 현금이 있어야 하는데, 공동재산이 그 역할을 해 주고 있어요. 100년 계획을 추진해 나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요.”

모든 중심은 지역 주민이다
문당마을에서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 친환경농업으로 부자마을을 만들고 있는 곳이다. 특히 마을에서는 주민들의 소득향상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고, 지금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우선 2003년 오리농법쌀만을 전문적으로 정미하는 정미소를 주민들이 공동으로 설립해 자체 운영, 지역 환경농업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오리농법 쌀 재배 농가가 늘면서 전용 미곡종합처리장(RPC)까지 건립, RPC는 현재 홍동농협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 쌀 판매뿐 아니라 교육사업도 대표적인 마을소득사업이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려는 농업인과 각 기관·학교 등 전국에서 교육생이 찾고 있고, 마을에서는 강의실을 비롯해 150명 수용 규모의 숙박·식당·찜질방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식자재도 물론 전량 마을 주민들이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이고, 식사 준비는 마을 부녀회원들이 당번제로 담당해 주고 계세요. 이분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해드리고 있고, 이는 농외소득으로 이어지죠”
지난해 12월부터는 막걸리 공장도 영농조합에서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생산한 100퍼센트 유기농 쌀을 구입해 만들고 있으며, 12월 20일 첫 출시 후 6개월여 만에 150상자(750밀리리터×20병)를 납품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이 모든 것이 주민 일자리 제공과 소득으로 연결되고 있다.

“환경농업교육관과 역사관, 농촌생활유물관, 전통가옥 등 10여개 시설이 있어요. 그렇다보니 많은 분들이 방문하십니다. 다양한 전통체험프로그램도 마련해 지난해만도 체험객 등 2만여 명이 다녀갔고, 친환경농법 벤치마킹을 위해 외국인들도 많이 다녀갔습니다. 특히 마을에서는 그동안 6월 오리 입식행사와 10월에는 나눔의 축제 등 일년에 두 차례 축제를 개최했고, 올부터는 합쳤어요. ‘홍성 오리쌀 나눔의 축제’로요. 판매되는 농산물도 먹을거리도 모두 친환경 농산물이고 유기농 식단입니다. 주민들께서 축제의 주축이고 사무실에서는 기획과 진행을 맡아주고 있습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주민 참여로 영농조합법인을 구성한 문당마을은 출범 4년만인 2002년 자연생태 우수마을선정, 대한민국녹색경영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03년 제2회 농촌마을가꾸기 대상과 충청남도농어촌발전대상, 2010년 제7회 친환경농업대상공로상을 받았다. 또 2006년에는 제5회 아시아오리농법대회를 개최해 지역이미지 제고에 힘쓰기도 했다. 특히 환경농업마을은 지난 5월 초 농어촌 관광 대표명소 ‘Rural-20'에 선정돼 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5일까지 경기도 남양주에서 열리는 세계유기농대회의 각국 참가자들을 손님으로 맞을 계획이다.

“‘Rural-20'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전국 농어촌 관광명소 20곳을 선정한 것으로, 문당마을 홍보물이 각 대사관에 비치되며 국내 체류 외국인들로 구성된 ‘Rural-20 체험단’이 마을을 찾게 돼요. 세계적으로 마을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마을소득원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마을 주민들이 넉넉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류근철 대표의 다짐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