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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만 있으면 취약계층도 행복하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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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만 있으면 취약계층도 행복하다 ③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1.08.15 20:04
  • 호수 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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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우수사례 … ‘콩세알나눔센터’

청양군내 충남형사회적기업과 농어촌공동체회사로 선정된 곳들의 사례에 이어 지난 호부터는 타 지역의 사례를 통해 농촌지역인 청양 발전 및 일자리 창출로 노인, 다문화여성 등 취약계층 주민들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 있다. 
두 번째로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교산리 콩세알나눔센터(대표 서정훈·47)를 소개한다. 콩세알나눔센터는 강화도 1호 사회적기업이며, 또 올해 농어촌공동체회사 우수사업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54곳 중 한곳이기도 하다. 

[글싣는 순서]
3. 타 지역 사회적기업 및 공동체조직 우수사례
 친환경 농산물 가공으로 지속적인 농촌일자리 창출…‘콩세알나눔센터’
4~6. 타 지역 사회적기업 및 공동체조직 우수사례
7. 일자리 제공을 통해 주민이 행복하게 잘사는 청양 만들기
 

‘콩세알나눔센터’의 모태는 2005년 여름 결성된 일벗생산공동체이다. 공동체 구성원은 서 대표를 포함해 3명이었고 이들이 힘을 모아 서 대표의 고향집 터전에 두부가공공장을 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 사회적 일자리 사업 참여를 통한 고용창출로 농촌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2008년 8월 ‘비영리 민간단체 콩세알나눔센터’로 명칭변경 및 등록을 거쳐 그해 10월 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올해까지 3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 현재 24명 직원들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매출 증대를 통한 농가소득향상에 큰 역할을 해 오고 있다. 24명 직원 모두 귀농했거나 원주민이고 이 중 30퍼센트 이상이 취약계층이다.(이하 콩세알)

귀농·귀촌인 만나 공동체 구성
“도시에서 살면서 고향을 자주 오갔고 농산물 직거래 등에도 참여했었어요.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몸이 불편하셔서 대신 농사를 짓기 위해 귀촌 했습니다. 조금씩 돕다 아버지께서 투병 2년 만에 떠나신 후에는 농사에만 전념했죠.” 서 대표의 말이다.

서 대표는 1999년 귀촌 후 다음해부터 농사에 전념했다. 부친이 물려 준 1만3000여 제곱미터의 땅에 강화도에서 처음으로 오리농법을 도입해 쌀농사를 지었고, 9900여 제곱미터의 과수원과 적지 않은 밭농사도 모두 친환경으로 바꿔나갔다. 그렇게 5년 여 농사에 매진하면서 농민회 활동 등도 활발하게 했다. 그러던 중 일벗생산공동체를 발족하게 된다.

 

“친환경 작목반 활동 등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러던 중 농사만으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귀농·귀촌인 등 또래 2명과 일벗생산공동체를 꾸렸죠. 그리고 처음으로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자고 의견을 모았어요. 그런데 저는 맷돌만 있으면 두부를 만들 수 있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니더군요. 그래서 3명이 벽돌을 쌓아 직접 공장을 짓고, 가공 기계와 재료를 구입해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06년 전통식품보급사업형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에 선정되면서 고용인원을 조금씩 늘려가며 좀 더 많은 양의 친환경안심먹을거리 보급을 할 수 있었죠. 사회적일자리사업선정으로 최고 5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줬었어요.”
이들은 두부 만드는 데 원칙이 있었다. 강화 콩작목반에서 생산하는 유기농 국산콩을 사용할 것, 화학첨가물은 사용하지 말 것, 가마솥과 천연간수를 이용해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반 이상을 버려야 할 정도로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키며 맛있고 안전한 두부를 만들어 나갔다.

“가마솥에서 은근히 끓여가며 숙성을 시키면 첨가물 없이도 비릿하지 않고 고소한 맛을 낼 수 있죠. 유화제와 기계를 이용해 대량으로 생산해 내는 것과 비교하면 양도 적게 나오고 일손도 많이 필요하지만 이로 인해 지역민들에게 일자리를 드릴 수 있고 또 맛있는 두부라는 칭찬을 얻습니다. 끌차에 실어 읍내와 학교 등을 다니며 직접 팔았고 물론 지금도 장날이면 시장에서 직접 팝니다. 정성을 다하다보니 생협 등 거래처가 늘어났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앞으로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해썹-HACCP)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위생관리 시스템 설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고, 해썹 인증을 받으면 학교 급식이나 생협 판매도 늘어날 것 같습니다. 요즘 가장 큰 고민은 해썹 시설이에요.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서요.”
콩세알은 올까지 7년째 전통방식으로 만든 두부를 판매하고 있으며, 생협·문턱 없는 밥집, 새롬식품 등 판매처가 시나브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비영리민간단체 사회적기업 인증
‘일벗생산공동체’로 시작해 2006년부터 2년 동안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진행해 온 콩세알은 2008년 8월 ‘비영리민간단체 콩세알나눔센터’로 명칭변경 및 등록을 마쳤다. 이어 그해 10월 비영리민간단체로 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고, ‘콩세알’ 상표특허출원 신청도 했다. 
현재 콩세알 직원수는 24명으로 이들은 평균 120만원 정도 급여를 받고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첫해는 인건비의 90퍼센트, 2년째는 70퍼센트, 올해에는 50퍼센트 지원을 받고 있다. 직원들의 연령대는 40대에서부터 70대 초반까지로,  모두 원주민이거나 귀농·귀촌인이다.

“노동부 사회적기업은 3년간 지원을 받고, 콩세알은 올 11월까지입니다. 사회적기업 지원을 받으면서 두부가공 뿐 아니라 친환경밥집(읍내식당), 면내 농민식당, 친환경영농팀, 쌀작목반 등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사무국도 꾸려졌고, 체험프로그램운영과 올 5월부터는 텃밭꾸러미도 하고 있고요. 장류 판매 사업도 합니다.”서 대표의 말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특히 양사면은 민간통제구역으로 특성상 식당이 한 곳도 없다. 그래서 콩세알에서는 면내에 ‘농민식당’을 열었다. 이에 주민들은 콩세알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있다. 면내 유일한 농민식당은 지역사랑방으로서도 인기 만점인 곳이 됐다.
“옛날에는 모내기, 수확철이면 동네잔치였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이 사라졌죠. 대부분 기계에 의존해 부부가 농사를 짓거나 이웃끼리 품앗이를 해도 집에서 새참을 준비해 내오는 모습이 거의 없어졌어요. 그래서 농민들에게 밥 배달 서비스 일환으로 농민식당을 열게 된 것입니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재료는 텃밭꾸러미 등으로 판매되고 남는 것, 또 밥값 대신 내는 농산물 입니다. 그냥 가져다주기도 하시고요.”

 

콩세알에서는 텃밭꾸러미 사업도 올 5월부터 시작했고, 현재까지는 모두 노지재배 한 농산물을 배달하고 있다. 이 고집 때문에 소비자들이 콩세알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다. 양사면에는 친환경쌀작목반도 구성 돼 있다. 처음에는 서 대표를 비롯해 3명의 회원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50여명에 이를 정도로 친환경 농사에 적극적인 사람들이 모였다.
“친환경쌀작목반 회원이 지난 3년 동안 50명까지 늘었는데, 일반 농산물보다 비싸도 콩세알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모두 수매 해 줬기 때문이에요. 판로가 생기니 농민들이 자연스럽게 친환경 농사를 선택하더군요. 이곳 지역민들이 꽤 보수적이지만 쌀을 통해 결집했습니다.” 서 대표의 말이다.

양사면에는 평화전망대가 있고 그곳에서는 북한이 바로 눈앞에 보인다. 때문에 마을로 들어가는 절차가 까다롭다. 하지만 콩세알에서는 이를 관광 상품화 해 체험과 연계하고 있다. 두부만들기, 메주만들기, 장담그기, 영농·전통작가 미술체험, 당나귀를 타고 마을을 돌아보는 체험, 지붕 없는 역사박물관 등 역사유물이 많은 점을 이용한 역사해설 등이 대표체험이다.

사업운영 나눔활동도 모범적으로
콩세알은 두부판매로 연 6억여 원, 친환경 영농팀에서는 감자·고구마·쌀 등을 이용한 텃밭꾸러미 사업으로 연 1억여 원, 농민식당에서도 연 1억 3000여 만 원, 친환경읍밥집에서 연 1억여 원 등 수익을 올린다. 물론 체험프로그램 운영 수입도 있다. 

“직원 24명이면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 아직까지는 인건비 지원을 받지만, 사회적 기업 지원이 끝난 후부터가 관건인 것 같아요. 지원금 중단 후에도 잘 운영될 수 있도록 강화읍에 유기농 밥집을 만든 것이고, 학교 급식 납품도 성사시키는 등 애를 썼어요. 수익을 가장 많이 내는 것이 두부인데, 저희 두부는 원가가 60퍼센트가 넘거든요. 또 시중보다 싸고요. 대기업에서는 재료비가 30퍼센트 넘으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해요. 재료비를 줄여 수익을 많이 내야겠지만 대량생산하는 곳과 함께 갈 수는 없겠죠. 어려워도 고집을 지켜가며 인정받도록 할 것입니다.”김태훈 사업본부장의 설명이다.

서 대표와 김 본부장은 “사업운영도 나눔 활동도 모범적인 콩세알이 되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주민이 행복하도록, 귀농·귀촌인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다시 떠나지 않도록, 이를 통해 어른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농촌을 지키는 농업후계자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콩세알에서는 현재 수익금의 10퍼센트를 이용해 결식아동, 독거노인 무료급식, 노인복지센터, 여성 쉼터, 지역아동센터 등에 지원하고 있으며, 취약계층 고용, 귀농교육 등을 통한 귀농지원, 지역농산물 고가 수매 등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공익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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