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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작은 학교에서 행복을 배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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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작은 학교에서 행복을 배운다 (2)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0.07.26 11:09
  • 호수 86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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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실천 우수 사례 ①…삼우초등학교

[글싣는 순서]
1. 교육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청양 교육은 지금
2.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실천 우수사례 (1)
  -작은 학교끼리의 통합 전국 최초…삼우초등학교

3,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실천 우수사례 (2)
4.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실천 우수사례 (3)
5.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실천 우수사례 (4)
6. 청양교육의 미래를 위한 제언 및 대책

2010년 5월 현재 청양군에는 충남도립대학 1곳·고등학교 2곳·중학교 7곳·초등학교 13곳이 있고, 2010년 4월 1일 현재 청양군의 인구는 3만2525명으로 이중 대학 입학 전 교육연령층인 5세에서 19세까지의 인구는 4600여명이다. 하지만 교육연령층을 자녀로 둔 대부분의 부모들은 ‘작은 농촌인 이곳에서 자녀 교육을 시키기 어렵다’고 외치고 있고 가능하면 밖으로 나갈 기회만을 엿본다. 이 같은 모습은 비단 청양뿐만이 아니다. 저출산과 이농현상 등으로 인구가 감소되는 농어촌 소규모 지역 대부분이 겪는 일이다. 
전국적으로 이런 과정을 겪으며 통폐합 및 관리대상학교로 지정된 곳들이 많다. 청양지역만 해도 현재 초·중학교를 합해 5곳에 이른다. 그럼 우리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까. 어떻게 해야 기존 통폐합이 끝난 학교들은 차치하고라도 통폐합 및 관리대상 학교로 지정된 작은 학교를 살릴 수 있을까.
본지에서는 소규모 통폐합 대상학교로 폐교 직전까지 갔던 학교들이 지역 환경을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거나 교육가족들의 남다른 노력으로 돌아오는 학교로 다시 태어난 곳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로 전국 최초로 작은 학교끼리의 통합을 이뤄낸 전라북도 완주군 고산면 삼우초등학교다.

두 학교의 행복한 만남 
삼우초등학교(교장 나영성)는 지역민들과 교사들의 열정․노력으로 폐교위기에서 전학 오고 싶어 하는 학교로 다시 태어난 곳이다. 특히 20~40명이 전교생이었던 삼기초와 고산서초가 통합, 전국 최초로 작은 학교끼리의 통합을 일궈낸 학교이기도 하다.
“당시 삼기초 학부모님들 대부분이 귀농·귀촌하셨던 분들이셨고, 또 고산서초 주변에는 사회운동가로 역시 귀농한 목사님 등 많은 분들이 생활하고 계셨었죠. 그런 중에 소규모 농어촌학교의 통폐합 바람이 불고, 두 학교도 1999년 인근의 거점학교로 통폐합하는 결정이 났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님들과 지역민들이 통폐합 결정을 피할 수는 없지만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데 생각을 모았어요. 이후 2000년부터 2002년까지 힘을 모아 통폐합 반대운동을 벌였고, 정부에서 내 건 존치학교 대상이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2003년 3월 1일자로 삼기초와 고산서초가 전국 최초로 작은 학교끼리의 통합을 이뤘죠. 행복한 만남을 통해 삼우초가 탄생한 것입니다. 여기에 농촌 교육의 희망 만들기에 고심하던 교사들이 삼우초로 전근 와 뜻을 함께 해 주면서 더욱 더 힘을 얻었고요.”나 교장의 말이다.
당시 고산면에는 4개의 초등학교가 있었으며, 상기초는 다른 학교에 먼저 통합을 타진했었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다시 고산서초에 통합을 타진했고 뜻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당시 통합을 거절했던 학교는 결국 올해 문을 닫았다.
삼우초는 고산서초의 허름한 건물에서 60여명의 학생으로 출발했다. 아니 80여명이라고 해야 맞겠다고 나 교장은 설명한다. 당시 통합소식이 주변에 전해지자 20여명이 전학을 왔고 그렇게 80여명으로 삼우초가 출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7년여 지금 삼우초 학생은 초등생 113명, 유치원생 20여 등 총 133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50명은 순수 지역민 자녀이고, 나머지는 전주권과 수도권에서 이사 온 가정의 자녀들이다.  

왜 삼우초로 오려 하는가
통합 7년째인 삼우초는 이제 타 지역에서 전학 오고 싶어 하는 우수 학교 중 한 곳이 됐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손님들로 바쁜 학교이기도 하다. 폐교위기였던 시골학교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었던 것일까. 어떤 노력들이 지금의 삼우초를 만들었을까.
우선 지역민들과 학부모들이 부단한 노력 끝에 통합을 이룬 삼우초에 ‘작은 농촌 학교에서 희망을 만들겠다’는 뜻을 가진 교사들이 전근을 오면서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농촌의 작은 학교 희망 찾기’ 의지를 가진 교사들이 삼우초에서 희망을 만들어 보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고, 이후 삼우초 운영위원들과 만나 의견을 전하고 함께 도시형 대안학교 견학을 다녔죠. 또 몇몇 교사들은 근무 조건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삼우초로 자진해서 전근을 와 힘을 보탰고요. 기존 근무하던 교사의 전출 동의를 얻는 일, 뜻을 같이 하는 교사들의 전입을 위해 교육청을 설득하는 일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려움을 딛고 2004년 3월 1일부터 ‘삼우초 희망 만들기’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삼우초는 ‘행복한 만남을 이어가는 작은 학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연에 감사하고 자연을 소중히 여기도록 교육하며, 텃밭과 들녘 체험활동은 물론, 심신의 조화로운 발달을 위해 명상이나 선법 등 마음 닦음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교사와 학생, 친구와 친구사이, 학부모와 교사 등 서로의 만남이 늘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또 한달에 한번은 주민들의 생활현장을 찾아 둘러보게 하는 등 아이들의 배움이 현장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학상담을 오시는 학부모님들께 ‘왜 자녀들을 삼우초로 보내고 싶으냐’고 여쭤보면 학생 중심 체험활동에 중점을 두는, 무엇보다 사람을 이해하는 교육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어서라고 대답하십니다. 체험이라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에요. 교육과정 전체를 아이들이 몸으로 기억하도록 공부를 하다가도 텃밭으로 옮겨 직접 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것입니다. 성적중심보다 활동 중심 교육을 합니다. 그런 점들이 마음에 드셨던 것 같아요.”

곡선형 학교 전 학급 1층 배치
삼우초의 건물은 여느 학교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전국 최초의 작은 학교끼리 통합이었고 뜻이 맞는 교사들까지 모였지만 통합당시 삼우초의 건물은 너무 낡았었어요. 그래서 기존 두 학교 운영위원장님들이 공동대표를 맡고 교사와 학부모들이 참여해 ‘삼우초 발전협의회’를 발족하고, 이후 교육청 실무담당자들을 만나 개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예산 편성을 요구했지만 반응은 썰렁했어요. 그러다 ‘삼우초의 유지발전을 위한 작고 아름다운 학교만들기’라는 자료를 만들어 지역구 국회의원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교육부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아 2004년 새 학교를 착공할 수 있었고, 2006년 6월 이사를 했습니다. 더불어 그 해 가을 ‘책읽는 사회’와 삼성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꿈에 그리던 도서관도 열게 됐고요. 학교 설계에는 교사들의 의견이 100퍼센트 반영됐어요.”
삼우초의 건물은 곡선형이고, 전 학급 교실이 1층에 배치돼 있다. 각 교실마다 뜰과 통하는 작은 현관문과 놀이 후 위생을 고려해 테라스와 세면대가 작은 현관문 입구에 설치 돼 있다. 이외의 모든 관리실과 특별실을 2층에, 대규모 다목적 공간을 건물의 중앙에 배치했다. 다목적 공간은 학교 버스로 통학하는 아이들이 모여 놀고 쉬며 책을 보다 버스를 놓치지 않고 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곳은 아이들의 쉼터이자 놀이터이고 정보 자료실이자 작품전시실이며, 학교생활의 중심이 되고 있다. 특히 온돌을 깔아 거실 같이 꾸몄으며, 아이들은 추울 때에도 따뜻한 곳에서 뒹굴고 장난치며 책도 읽을 수 있다. 또 극장형 시청각 실이 있어 영화상영과 동극발표 등 지역사회에도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열악했던 재래식 화장실은 최고급 호텔 화장실보다 더 깔끔하게 지어졌다. 초등학교에는 대부분 따로 설치 돼 있지 않은 대규모 미술실도 설치 돼 있다.

교육공동체 간 유대 필수
삼우초 교직원들은 ‘가정 같은 학교’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각오다. 또 ‘생태 지향적인 학교’를 꿈꾸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그래서일까 삼우초 건물 내에 있는 모든 집기는 아이들의 눈에 맞춰 시설돼 있고, 또 교실에서 나오면 바로 오이도 따고 가지도 딸 수 있도록 주변이 집 마당처럼 꾸며졌다. 
“자연 속에서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그런 여건을 갖춘 곳이 시골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양이나 완주나 농촌이고, 이런 천혜의 자연여건을 활용하면 아이들을 정말 잘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특히 중요한 것은 작은 학교 살리기는 지역의 중심주체인 주민들과 학부모의 열정에 지자체와 교육청의 지원이 더해져야 합니다. 우리 학교 화장실 청소 및 관리를 위해 지자체에서 일정 금액을 지원해 줍니다. 이를 이용해 저희는 청소요원을 고용했고요. 필요하다면 지자체에 건의하고 지원 받는 일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교육공동체의 유대도 꼭 필요하고요. 우리 학교 학구 내 주민들께서는 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행복한 만남을 이어가는 삼우초등학교는 작은학교 교육연대 회원 학교이기도 하다. 또 학교살리기 성공학교로 지금도 전학 상담이 줄을 잇고 있으며, 전국의 언론의 관심도 받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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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환 2013-07-20 22:43:01
전학보내려고 합니다.

장승환 2013-07-20 22:41:06
전학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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