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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여성농업인의 사회참여와 지위향상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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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여성농업인의 사회참여와 지위향상 ②
  • 이관용 기자
  • 승인 2009.07.18 10:56
  • 호수 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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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 능력개발 사회적인 지원과 관심 필요

[글싣는 순서]
1. 여성농업인의 실태와 문제점
2. 농사짓는 여성의 지위인정 사례
3. 여성도 농업경영의 주체 - 가족경영협약
4. 여성농업인 지위 법규화
    - 우수 지자체와 선진국 사례
5. 여성농업인을 위한 지원방안

여성농업인이 사회적인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의 역량과 권한을 높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농업인이 배움의 자세로 여성단체와 농업기술센터 등 관련기관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참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처럼 여성농업인이 자아개발을 위해 힘을 쏟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때 사회적인 지위도 향상될 것이다. 농촌의 절반이상이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여성의 능력이 향상될 때 농촌·농업은 한층 더 발전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농업인이 생산, 자녀보육, 가정살림 등 일상생활에서의 큰 부담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 여성농업인이 자신의 주체를 찾고 본인이 국가와 가정에서 소중한 존재임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호에서는 여성농업인이 자아개발활동을 통해 농촌·농업발전에 기여하는 홍성여성농업인센터와 정산면에서 청양식품을 경영하는 김용남 대표를 만나봤다.

보육문제 해결이 우선
여성에게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자녀보육문제이다. 이는 맞벌이 가정일수록 자녀에 대한 보육이 큰 고민으로 다가온다.
특히 여성농업인은 농업현장에서 부부가 함께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녀에 대한 손길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농촌의 열악한 교육·문화환경으로는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홍성여성농업인센터(대표 유정원)는 이와 같은 여성농업인의 자녀보육문제를 해소하고 그들의 능력개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된 장소이다. 충청남도 홍성군 홍동면에 2002년 세워진 여성농업인센터는 농림수산부가 여성농업인의 농촌정착을 독려하고 고충상담과 영유아 보육, 자녀 방과후학습지도를 위해 전국에 조성한 22곳 중 하나다.
센터는 ‘신나는 농촌, 신나는 여성, 신나는 아이들’이란 주제로 여성농업인이 농업부분의 주체로 자녀보육문제와 능력향상과정을 개발·운영하고 있으며, 여성농업인이 직접 운영위원을 맡아 관리하고 있다.
여성농업인이 센터에 관련된 업무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함으로써 자녀교육에 대한 효과를 높이고 있다. 또한 보육시설 먹을거리는 자신들이 직접 생산하거나 인근 생활협동조합에서 생산한 유기농을 제공함으로써 환경오염과 화학식품으로부터 자녀건강을 챙길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농촌이 도시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교육·문화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작은 도서관’은 자녀들의 학력증진과 여성농업인 정서함양에 도움을 주고 있다. 작은도서관에는 유아, 초·중등, 여성 등에 관련된 도서 수천 권이 비치돼 있다. 작은도서관 도서는 주로 가정단위 회비와 도서기증으로 이뤄지고 있다.
센터가 자녀보육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은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지침으로 지금은 모든 학교가 정규수업이 끝난 후에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나, 센터가 세워질 당시만 해도 여성농업인은 방과후 자녀교육문제로 고민해야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준 것이 센터다. 센터는 여성농업인을 위해 영유아 탁아반, 어린이와 중학생 방과후교실을 열어 다양한 문화체험활동과 특기·적성프로그램을 운영, 농촌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문제를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여성농업인은 이처럼 자녀보육문제가 해소되자 농업에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게 됐으며, 자녀보육시간 만큼 여가시간이 생기게 됐다.

자아개발 프로그램 지속 운영
홍성여성농업인센터는 여성농업인의 큰 문제인 자녀보육문제를 줄였다. 센터는 여성들의 고민이 해소되자 농촌·농업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개발을 우선으로 보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됐다.
교육과정도 여성농업인이 삶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우선으로 마련됐다. 교육프로그램도 단기적인 것이 아닌 지속적인 것으로 개발하고 도입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올해 센터는 6기 여성농민학당 운영, 등반대회, 실무자 역량강화교육, 농산물가공교육, 나눔장터, 소모임 활동지원 등 여성능력개발을 실시하고 있다. 또 여성농업인이 생활에 만족과 행복을 가질 수 있도록 작은 음악회, 춤 테라피, 홈패션, 여성영화보기, 풍물교실 등 여가활용 과정도 마련했다.
더욱이 여성이 농업활동에 있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도움을 주는 고충상담은 주민 뿐만아니라 귀농여성에게도 낯선 농촌문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여성관련 프로그램은 센터 운영위원회가 매년 회원들로부터 의견을 받아 세워진다. 회원들은 모두 여성농업인으로 자신이 생활하면서 필요하거나 도움이 되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센터운영에 참여하게 된다.
이처럼 센터가 여성을 능력과 삶의 질을 높이는 계획을 수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것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귀농·귀촌으로 농촌에 터전을 꾸린 고학력 여성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귀농·귀촌 여성들은 농촌생활에 있어 여성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고, 교육·연수 자리에 주민들을 참여시켰다. 여성농업인이 한울타리로 뭉쳐지면서 여성들의 능력과 역량을 높이는 교육기회가 주어져 농촌·농업이 발전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주위의 격려와 지원이 필요
“내 이름의 사업장을 운영하기까지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농사만 짓던 제가 농·특산물 가공식품을 만들면서 그동안 몰랐던 나 자신을 찾아가고 내 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여성농업인으로 가정에서 나의 위치를 돌아볼 수 있게 된 것이 커다란 변화였습니다.”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서 청양식품을 운영하고 있는 김용남 대표는 여성농업인은 농업현장과 가정, 자녀보육 등 바쁜 일상생활로 인해 자신을 돌이켜볼 시간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농사를 지으면서 나 자신에 대한 지위와 역할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도 없었다고 했다.
그런 김 대표에게 변화를 준 것은 1991년 마을부녀회장을 맡고 부터다. 당시 그는 충청남도가 추진하는 농촌여성일감갖기사업에 선정돼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여성농업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그 뒤 청양군생활개선회장을 역임하면서는 여성농업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농업기술원과 농촌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교육·연수에 수시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여성농업인도 농업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여성도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유통과 마케팅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김용남 대표는 “농업관련 기관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농가소득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식품사업을 시작했지만 과정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던 것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여성농업인으로 뚜렷한 권리와 재산상 권한 등이 제시돼 있지 않았던 것이 어려웠는데 각종 여성관련 교육과 연수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여성농업인으로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배려와 지원, 격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지금은 내가 노력한 만큼 수익이 오고 사회활동도 가능해져 자신감과 일에 대한 의욕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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