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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론재배 20년 이젠 세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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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론재배 20년 이젠 세계로 향한다
  • 김명숙
  • 승인 2002.02.25 00:00
  • 호수 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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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면 봉암리 조성호·임혜경 씨 부부
▲ 지난 2월4일 준공식을 가진 100평규모의 집하장 앞에 선 조성호·임혜경씨 부부
청양최초 메론재배, 한국 최고 품질 ‘칠갑산어얼스메론 ’생산

꿈은 꾸는 자의 것. 꿈을 향해 나가는 사람만이 그 꿈에 다가서게 된다.
남양면 봉암리 나래미마을서 메론농사를 짓는 조성호(49)·임혜경(46)씨 부부는 메론재배에 대해 길고 긴 꿈을 꾼다.

모든 농민들의 바람인 생산자가 가격을 매기는 가격제시제로 출하하는 것과 농민이 직접 씨앗을 생산하고 앞으로 20~30년이 걸려도 칠갑산어얼스메론이 세계 메론의 종주국인 일본시장을 앞지르는 것으로 그것을 위해 한발한발 내딛고 있다.

내가 꿈을 못 이루면 어떠랴 터를 단단히 다져야 집이 오래 가듯이 다음세대에 가서라도 그 꿈이 이루어 지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을 갖고 메론이라는 과일이 우리나라에 생소하던 1981년부터 청양에서 메론재배를 시작해 20년이 넘게 메론재배연구와 고품질 메론생산에 심혈을 기울여 와 이제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칠갑산어얼스메론을 생산하고 일본에 수출도 했다.

“처음 재배하게 된 것은 어느 과일소개책을 보니 메론이 고급과일이더라고요. 그때 메론이라는 과일을 처음 알았죠. 그책에는 과일 소개만 있었지 재배방법도 없었는데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니 농사질만 하겠더라고요”.

남양의 이용원씨, 장평의 강재식씨와 함께 청양에서 처음 메론을 심었는데 그당시 재배농가가 전국에 10여농가 정도였다.

“첫해 농사졌는데 품종선택의 실수로 메론이 크다가 떨어지는 실패를 봤어요. 그래도 남은 메론을 따서 저이(남편)가 교육가고 없는 사이에 서울 남대문시장으로 팔러 갔었어요. 그당시 여자 품삯이 3천300원 했는데 메론은 낱개 포장해서 1만5천원 하더라고요. 우리것은 상품은 아니었지만 귀해서그런지 장사꾼들이 서로 달라고 해서 4천700원에서 5천원을 받고 팔면서 ‘야 이거 잘 농사만 지면 고소득 작물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부인 임씨는 메론 4상자를 뾰족구두 신고 버스타고 팔러 갔다 온 일을 회상했다.

82~83년도는 서울 용산, 남대문, 동대문 청량리 청과시장을 찾아다니며 ‘메론이 이런 것이다’라고 상인들에게 알리는게 일이었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메론을 모르는 상인도 많아 우선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 제일 급했고 그렇게 상인을 직접 찾아다닌 덕분에 지금도 유통에 대해 훤해 생산과 유통을 함께 할 수 있다.

84년~87년도에는 청양메론이 가락동시장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기도 했으나올림픽 이후 고소득 작목으로 알려져 재배농가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해 메론시장이 붕괴되는 위기를 맞았다.

지난 87년 전국의 11농가가 모여 만든 대한머스크협회에서 초대 총무를 맡아 일본메론시장을 방문, 씨앗생산, 재배방법 등을 배웠고 위기 상황에서 94년 다시 일본의 시조까온실메론단지를 방문해 국내에서 재배가 어려웠던 고급메론 재배방법을 배워왔다.

“50년 역사의 시조까온실메론단지는 세계적으로 이쁜메론, 향기나는 메론을 생산하는데 그곳에서 씨앗을 농민이 직접생산하고 작목반원들끼리 공동작업을 하며 메론을 자기 아이처럼 대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조씨 부부에게 청양메론이 전국최고가 되는 단초를 만들게 됐고 99년에 이들이 바라던 ‘나만 잘 사는게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잘사는 세상’을 위해 칠갑산어얼스메론연구회를 만들게 됐다.

처음 7농가가 모여 조성호씨가 오랫동안 꿈꿔오던 공동작업·공동생산·공동계산제를 추구하는 메론연구회를 조직했는데 지금은 26농가에 이른다.

동이터오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회원들의 하우스를 돌며 공동으로 일하고 생산품도 한데모아 공동선별을 하는데 물건의 품질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재배한 사람은 선별작업에 참여하지 않을 정도로 고품질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공동생산뿐 아니라 공동계산제로 친형제자매 같이 지내는 가족공동체를 지향하기 때문에 회원 가족중에 사고가 나거나 병으로 수술을 받는 등 큰일을 당해 어려울때는 작목반에서 그 비용을 대고 있다.

“청양은 땅이 동물이 썩어서 된 화석층으로 되어 있고 서해의 해풍, 밤낮의 일교차 등이 상품의 과채류를 생산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메론의 경우 당도가 높고 외관이 화려하게 나오며 저장력이 다른 지역보다 뛰어납니다”

지금 조성호 회장이 중심이 되어 칠갑산어얼스메론연구회에서 생산하는 메론은 생산자가 적정량의 가격을 매겨 서울 4대물류시장(양재, 고양, 성남, 창동)과 호텔에 공급하고 있다.

고급메론을 생산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6천만원에 이르는 비파괴당도계를 구입하고 개별당도를 산정, 일본 경매시장에 상장시키기도 했으며 월드컵에 맞춰 고품질 메론을 생산하기에 손길이 바쁘다.

남양면 봉암리 나래미마을 한가운데에 서서 마을을 600년이 훨씬 넘게 지켜오고 있는 은행나무처럼 조회장은 메론분야 뿐만 아니라 청양농민회 조직 등 청양농민운동의 선구자이며 농업경영인회 등 각 농업단체와 청양농업의 중심에 서 있다.

“농민운동은 내가 숨쉬는 한 할 것이고 청양메론이 세대가 바뀐 20~30년 뒤에라도 꼭 세계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향해 한발자국씩 디뎌 나가겠다”고 말하는 조성호 회장, 그와 함께 묵묵히 일해온 부인 임혜경씨는 ‘세계제일의 칠갑산어얼스메론’을 향해가는 후배 농민들에게 큰 그늘을 주는 든든한 나무다.
<우리의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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