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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을 맞아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이신 조부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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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을 맞아 자랑스러운 독립유공자이신 조부님 죄송합니다”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4.03.04 11:20
  • 호수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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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임용만 / 청양군 독립유공자 유족회원
임용만
임용만

저는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이신 임자 득자 행자 조부님에 장자 셋째 아들입니다. 
조부님께서는 슬하에 아들 셋, 딸 셋 여섯 자녀를 두고 어려운 시대였지만 평범한 농부이셨습니다.
현재는 자녀분들이 세상을 떠나시고 손자녀만 각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조부님께서 독립운동에 참여하시어 일본헌병대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는 소식을 접하고 세월이 한참 지난 후에서야 지인으로부터 청양군 독립유공자 유족회에 참여하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오래전부터 유족회에 참여하신 사촌형님께 의사를 전달하고 2022년 정식으로 유족회 회원 등록을 하고 회의 통보가 있으면 참여하고 있습니다.

많은 회원 분들과 서먹한 관계이지만 유독 친절하신 독립유공자회에 전 회장을 역임하신 분을 가까이하며, 궁금했던 유공자 후손 찾기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됐습니다. 조부님께서 독립유공자이시니 근황을 살피고자 홍성에 있는 충남서부보훈청을 방문했습니다. 

담당자에게 “저는 독립유공자 후손입니다”하였더니 유공자 분 성함을 묻더군요.
“청양군 정산면 임자 득자 행자 이십니다”라고 전하니 담당자 하는 말이 “그런 분은 등록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정산면사무소 광장 3.1 만세 기념탑에는 조부님 함자가 기록돼 있는데 독립유공자로는 등록되지 않았다고 하니 황당하고 난감했습니다.

이에 보훈청 관계자는 “정산면사무소 보관된 수형인명부를 찾아 발급하고 제적등본과 몇 가지 서류를 갖춰 세종국가보훈부 보훈기록 관리과에 상담하라”고 해, 상담을 해보니 “서류를 갖춰서 보훈청 담당자에게 접수하면 서류심사가 있고난 후에 조부님이 죄인에서 벗어난 후 포상이 내려지는 절차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날(2024년 2월 22일 오후 4시 30분경)은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고, 궂은 날씨에도 저는 오직 조부님 명예를 복원코자 한시라도 빨리 서류접수를 하려 했습니다.
지금은 3.1절을 맞아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류접수 당시 보훈청담당자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조부님께서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일본 헌병대에 체포돼 곤장에 옥고를 치루시고 지금까지 죄인으로 서류상에 인정받지 못하셨는데 이제라도 조부님의 공적조사서와 포상신청을 하게 돼 이번 3.1절은 감회가 남다르다고.”

지난 세월 독립유공자 후손이라며 유족회에 참여했지만, 조부님의 공적을 올려 독립유공자로 확정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참담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이제는 3.1절 시기가 되면 독립유공자분들에게 후손으로써 감사드리며, 저 또한 앞으로 유공자유족회에 열심히 참여하겠습니다. 

끝으로 이번에 도움을 주신 유족회 이강용 부회장님과 청양군 독립유공자 유족회 이두영 전 회장님 등 청양군 독립유공자유족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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