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철남 경기도 오마중 교감(대치면 상갑리 출신)
가슴에 맺힌 오래된 그리움이
슬프도록 하얗게 축복으로 내리는 날
피할 수 없는 너를 향한 아픔은
허공에서 무색의 빛으로 다가온다.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나.
넌 춤을 추듯 날리는 눈을 보면서
영원히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고 했고
난 그냥 웃을 뿐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나는
그치지 않고 눈이 내리는 마을이 있다면
그곳으로 가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뿔뿔이 내린 눈이 뭉쳐서 쌓이고
내 설움의 골짜기에서 자라난
백합꽃 같은 흰 눈이 가슴에 켜켜이 내려앉는다.
따뜻한 눈이 내린다.
하늘로 치밀어 올라간 그리움
두 손 모은 간절한 사람들의 맑고 가난한 마음이
육각무늬 송이마다 핏줄로 새겨져
위안의 답장이 되어 지상에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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