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겨울밤 이웃과 둘러앉아 보는 영화 한편
상태바
겨울밤 이웃과 둘러앉아 보는 영화 한편
  • 최운연 기자
  • 승인 2024.01.15 14:13
  • 호수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평면주민자치회 ‘찾아가는 영화관’

마을회관에 모여 앉은 주민들은 이른 저녁 식사를 마쳤다. 밖은 금새 어두워졌다. 마을회관 거실에서는 영화 상영을 위한 스크린 설치가 한창이다. 한켠에서는 팝콘 튀기는 소리와 고소한 향기가 마을회관을 가득 채웠다. 

솜사탕을 들고 있는 중추리 마을 주민
솜사탕을 들고 있는 중추리 마을 주민

영화 상영 시간이 가까워지자 집에서 식사를 마친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며 마을회관 거실은 금새 발 디딜 틈도 없이 비좁아졌다.

팝콘과 솜사탕만드는 김진묵 사무국장과 김주영 사무장
팝콘과 솜사탕만드는 김진묵 사무국장과 김주영 사무장

마을 주민들은 영화가 상영되길 기다리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눈다. 장평면주민자치회 김진묵 사무국장과 김주영 사무장이 서투른 솜씨로 만든 조금은 생소한 팝콘이라는 것도, 솜사탕이라는 것도 먹었다. 

주민자치회와 마을 주민들
주민자치회와 마을 주민들

영화가 시작되자 방안의 모든 불은 꺼지고 모두가 영화에 집중한다. 그러다가 웃긴 장면이 나오자 너나 할 것 없이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다. 때론 슬픈 장면에서는 남의 눈치 볼 새도 없이 눈물이 흘러내린다.

장평면 주민자치회(회장 이춘복)가 지난 2022년 12월부터 농한기에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영화관’은 주민들의 문화적 소양을 높이고 농한기 주민들의 여가 활동을 위해 시작했다. 

영화 상영 준비 중
영화 상영 준비 중

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너무 좋았다. 자체 회비와 재능기부로 찾아가는 영화관을 한시적으로 진행했던 이 사업은 2023년 주민세 환원 동네 자치 특색사업으로 예산을 확보해 지난 12월부터 시작해 3월까지 진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영화관이 본격화되면서 팝콘 기계와 솜사탕 기계, 음향기기, 즉석 사진 프린터 기기 등 마을 주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하게 준비했다. 

은곡리
은곡리

장평면 17개 마을 중 벌써 6개 마을에서 찾아가는 영화관이 진행됐으며 3월까지 면내 모든 마을에서 찾아가는 영화관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일 중추1리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영화관에서 만난 박치선 동계장은 “겨울이면 많은 주민들이 집안에만 있는데 이렇게 마을 주민들이 한데 모여 영화를 보며 무료함을 달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적곡리
적곡리

또 다른 주민은 “중추1리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을 먹지만 밤에는 각자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며 “농한기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죽림리
죽림리

장평면 주민자치회 이춘복 회장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주민자치회 자체 회비와 재능기부로 찾아가는 영화관을 한시적으로 진행했는데 주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영화를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지역 특성상 직접 찾아가 무료로 영화를 상영함으로써 지역 및 계층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평등한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중추2리(아랫말)
중추2리(아랫말)

이춘복 회장은 “특히 주민총회 준비 시 마을을 방문했을 때 영화가 상영된 마을과 상영이 안된 마을 주민들의 호응도가 확실히 달랐음을 느꼈다”며 “주민자치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효과도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