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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연합취재를 마치며…기자들이 바라본 일본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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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연합취재를 마치며…기자들이 바라본 일본의 성공비결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3.10.23 10:42
  • 호수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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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활동 위축시킬 과도한 제약 개선 필요

참여주체가 혜택을 누리고 다양한 플랫폼 통해 기부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자자체들의 관심이 높다. 자자체들은 고향사랑 기부제를 통한 재정확충과 답례품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우리나라보다 앞서 시행한 일본의 사례와 제도 초기 각 지자체들의 대응방식에 대해 알아보고자 이번 기획취재를 추진하게 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바른지역언론연대(회장 최종길) 공동 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연합취재는 청양신문사가 주관하고 광양신문, 고성신문, 뉴스사천, 당진시대, 무주신문, 주간함양 등 바지연 소속 회원사들이 참여했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연합취재는 청양군을 비롯해 당진시와 사천시의 사례를 보도했으며,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와 몬베츠시를 방문, 취재 보도했다.
총 7회에 걸쳐 보도된 이번 연합취재는 바지연 소속 50여개 회원사에게도 공유돼 보도됐으며, KBS 창원방송국 ‘뉴스7경남’의 코너 ‘풀뿌리 언론K’에서도 소개됐다. 그만큼 전국의 많은 지자체와 언론에서의 관심이 뜨거운 사안이었다.
총 7회의 보도를 마무리하며 이번 연합취재에 참여한 기자들의 의견을 좀 더 듣고자 서면 질의를 통한 답변을 받아 정리·보도 한다.     <편집자 주>

응답자 △주간함양 최학수 기자 △무주신문 이진경 기자 △당진시대 박경미 기자

△고향사랑기부제 연합취재 참여 소감은?
이진경 기자 : 여러 언론사와 협업해 해외 취재를 수행한 거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언론사별로 업무를 분담하고, 각 지역의 사례 공유 및 의견을 교환하며 다양한 관점과 시각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번 연합취재의 경우엔 국내 3~4곳의 사례와 더불어 일본 사례를 함께 다뤘다. 이를 통해 기자 각자가 느끼는 국내 고향사랑기부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기사 곳곳에서 제시하고 있다. 

최학수 기자 : 우선 이번 기회에 참여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이었다. 해외취재 뿐만 아니라 연합취재도 처음 경험이었기 때문에 긴장감이 있었는데 유능한 기자님들을 만나며 그런 긴장감은 자연스럽게 열정으로 바뀌었다. 바지연 차원에서 공동취재를 진행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많은 공부가 되었다. 포털 사이트에 고향사랑기부제를 검색하면 대부분 관련 기사는 유명인이 얼마를 기부했다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그런 기사가 고향사랑기부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던 차에 고향사랑기부제 연합취재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번 취재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

몬베츠시 주민 커뮤니티센터.
몬베츠시 주민 커뮤니티센터.

박경미 기자 : 타 시문사와의 연합취재는 처음이어서 설레였다. 고향사랑기부제라는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우리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 상황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각 지역의 사례를 함께 비교해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특히 이번 연합취재 중 일본 취재도 뜻 깊었다. 한국도 일본의 고향납세제를 벤치마킹해 고향사랑기부제를 들여온 만큼 선진적이라 일컬어지는 일본의 사례를 연구해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됐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진경 기자 : 7개의 언론사가 참여하다 보니 취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소 커뮤니케이션이 제 때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또한 현지에서 도시 간 이동 시간이 길어 체력소모가 많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최학수 기자 : 각 신문사의 일정이 바쁜 것이 아쉬웠다. 공항에서 첫 만남을 가질 때도 다들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지친 상태로 모여 출발했는데 그러나보니 소통이 어려운 것은 아쉬웠다. 

박경미 기자 : 아쉬운 점이 있다면 7개 신문사가 각기 다른 지역에 있고 서로 일정들이 바쁘다 보니 시간을 맞춰 소통하기가 힘들었다. 같이 직접 대면해 회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를 보완하고자 sns, 줌 회의를 최대한 활용했다. 그래도 만나서 회의를 하면 좀 더 다른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진경 기자 : 고향사랑기부제를 바라보는 국민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는 결국 제도 운영에서 기인한 차이이기도 하다. 즉, 일본의 경우 고향납세 기부자들은 2000엔의 자기 부담을 초과하는 전액을 공제받고 자기 부담을 초과하는 답례품을 ‘쇼핑’함으로써 기부를 하지 않을 때보다 더 큰 경제적 편익을 얻기 때문에 고향납세 기부 자체가 자연스럽다. 고향 사랑 실천이나 어느 한 지역을 살리기 위함보다는 세액 공제를 받고 기부의 대가로 받은 답례품의 가치까지 고려하면 자기희생이 사라지고 오히려 이익이 발생하므로 기부를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몬베츠시관계자들과
몬베츠시관계자들과

최학수 기자 : 한국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점을 말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고향사랑기부제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전제를 인정하고 시작해야겠다. 실제로 한국의 고향사랑기부제는 애초 계획했던 규모에 훨씬 못 미치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참여 주체가 혜택으로 인식하는 지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양신문의 보도에 이어서 필자가 쓴 이번 기획 4편(아사히카와 상)에서도 1만 원 이하 기부자를 꼬집고 있다. 

박경미 기자 : 한국과 일본의 제도 운영이 다르다. 기부주체, 기부대상, 기부금, 기부에 대한 혜택…. 물론 일본은 제도 시작이 2008년이고, 우리나라는 올해 1월부터다. 일본도 제도를 시작할 때 부작용이 있었고, 점점 지나오면서 보완이 이뤄졌다. 우리나라 고향사랑기부제도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 보안해 점점 더 나은 제도로 나아가길 바란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이진경 기자 : 국내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제약 요인이 과도하다. 이를 일컬어 ‘대못 규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기부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은 물론 기부를 촉진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 거주지 기부 제한, 기부 상한액 제한, 모금 촉진 활동 제약 등 과도한 규제로 인해 제도 시행 초기 잠재적 기부자로 하여금 기부 참여를 독려하는 데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했다. 즉, 일본 고향납세제는 기부의 규제·제한이 없고 기부금을 거의 전액 환급받는 매리트가 큰 반면, 우리의 고향사랑기부제는 유인책보다는 부작용 방지를 위한 규제·억제·징벌책 위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은 민간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 제도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지자체 참여율이 낮고 기부방식이 복잡해 모금액 유치가 어려웠지만 후루사토초이스와 라쿠텐 등 다양한 민간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모금액이 50% 이상 늘었다. 동시에 고향납세에 대한 국민 인지도 역시 높아졌고, 현재는 4대 민간 플랫폼이 전체 기부액의 90% 이상을 모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학수 기자 : 한국의 고향사랑기부제의 목표는 지방소멸의 완화에 있다. 따라서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에 많은 세금이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적은대로 한국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 시스템을 혜택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스템이 혜택으로 인식되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혜택의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는 세액공제 혜택한도인 10만 원(10만 원 초과 기부금은 16.5% 세액공제) 기부자가 일반적인 상황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혜택의 확대를 통해 참여 주체의 인식도 바꾸고 답례품 종류의 다양성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다. 

박경미 기자 : 일본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우리나라가 규제가 강한 것 같다. 규제를 좀 완화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일본의 경우 기부금액 상한액이 없고 세액공제 규모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크다. 또한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법인 기부가 불가하고, 개인만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고향사랑기부제가 더욱 활성화되려면 이 같은 과도한 규제들이 조금은 넓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답례품이 너무 농‧축‧수산물과 같은 1차 산업군이 많다. 생활용품, 문화, 관광, 교육, 레저, 체험 등 즐길 수 있고 기발한 더 다양한 종류의 답례품이 개발되기 바란다. 

△일본 취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정책이나 사례는 무엇인가?
이진경 기자 : 몬베츠시의 ‘상점가 활성화 대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사업은 관민 연계의 중심 시가지 활성화 프로젝트(모두의 마티나카 프로젝트)로, 상업 지역 내 빈터나 빈 점포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 외에 중고생을 위한 교류 장소를 설치하는 등 새로운 사람의 흐름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빈집정비 사업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교류 공간을 만드는 전 과정을 하나의 이벤트처럼 진행하는 방식이 꽤 흥미로웠다. 이를 통해 지역민들은 ‘내가 만든 공간’이라는 기본적 인식을 하고 있으며, 또한 누구나 타타바라에 자유롭게 와서 이용하고 즐긴다고 한다. 무주군 포함 여느 군 단위 지역마다 빈집 또는 빈 상가 문제가 갈수록 지역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몬베츠의 마티나카 프로젝트 사업은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한 벤치마킹 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사히카와시 관계자들과
아사히카와시 관계자들과

최학수 기자 : 아직도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민간과 거리가 있는 정책을 펴는 곳이 많은데 일본 전반적으로 정책이 실현가능하다고 느꼈다. 아무래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얻은 기부금으로 진행하는 사업은 기부자가 공감할 수 있고 어필할 수 있는 내용으로 선정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가치가 있는 사업을 통해 명년에도 기부자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향사랑기부제를 오래 진행해 온 일본은 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을 살리는 특색 있는 기발한 정책을 잘 선정하는 분위기다. 한국 역시 민간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잘 발굴해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박경미 기자 : 일본 기사에서는 간략하게 언급되고, 세세한 내용이 담기지 못했는데 아사히카와시의 ‘아사히카와와 꿈 응원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다. 해당 사업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선발대회를 통해 선발된 5명(대상 1명, 장려상 4명)이 미래 꿈과 연결될 수 있는 연수를 기획하면 이를 시가 지원(대상은 최대 500만 원 지원금 지원)하는 사업이다. 1차 심사는 서류심사, 2차 심사는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학생들이 직접 연수를 기획해 발표한다. 청소년이 자신의 미래를 위한 활동을 직접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또한 이를 지자체가 앞에서 끌어가려는 게 아니라 뒤에서 청소년의 활동을 밀어주는 게(지원해주는 게) 뜻 깊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정리 최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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