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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 풀뿌리지역언론사 연대모임 충남지역언론연합 시·군 여행지 특집 ① - 충남 서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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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역 풀뿌리지역언론사 연대모임 충남지역언론연합 시·군 여행지 특집 ① - 충남 서산시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3.10.16 11:43
  • 호수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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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마중 역사를 품고 떠나는 나만의 여행

‘개심사-해미읍성-카페바뇨-국제성지-간월도-버드랜드’까지

벌써 시월 문턱입니다. 추분(秋分)도 지났으니 점차 낮보다 밤이 길어지면서 여행하기 좋은 가을이 왔음을 피부로 느낍니다. 여태 달력을 보지 못할 만큼 일에 매달려 지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만나자는 약속들이 자꾸 뒤로 밀려나 무안해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참에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곳으로 ‘가을마중 서산여행’을 떠나봐야겠습니다. 

개심사…마음을 여는 곳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해미IC를 지나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상왕산으로 약 30분을 달리면 마음의 문을 여는 ‘개심사’ 산사에 도착합니다. 
개심사는 사계가 다 아름답습니다. 그중에서도 굳이 꼽으라면 청벚꽃으로 인해 상춘객이 밀려오는 봄이지만 가을도 참 좋습니다. 해마다 국화축제와 가을산사음악회를 하니까요. 올해도 10월 28일 오후 2시에 행사를 진행한답니다. 
여튼, 이리저리 관광객들의 심장을 제대로 훔쳐 가는 산사입니다. 특히 이곳은 충남 4대 사찰 중의 하나로 주차장에서 산사까지 이르는 아름다운 산길이 호젓하고 아름다워 많은 이들이 힐링을 받습니다. 
지난 가을에는 이곳을 오르다 청설모를 만났습니다. 작고 앙증맞은 그 애는 사람을 쳐다보며 도망을 가지 않았어요. 그도 그럴 것이 마음을 열고 들어가니 도망칠 이유가 없었나 봅니다. 슬쩍 휴대폰을 꺼내 숲을 찍어도 좋은데 숲속 주인들도 동행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시월이 깊어지면 울긋불긋 물든 단풍 사이로 가늘게 비치는 태양 빛도 일품입니다. 자연 속에서 지내던 지난해 만난 청설모는 간밤에 무슨 꿈을 꾸며 가을손님을 맞을지도 자못 궁금하고요.
연못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와 뒤틀린 원목을 그대로 살린 심검당(尋劍堂) 등이 유명한 개심사. 조선시대 성종 15년(1484년)에 건립된 것으로 전해지는 대웅전은 보물 제143호, 명부전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94호, 심검당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58호입니다. 이밖에 무량수각(無量壽閣)·안양루(安養樓)와 객실 및 요사채 등이 있어요. 주로 마음이 번다할 때 찾게 되면 아주 제대로 된 힐링이 되는 개심사입니다.

‘해미읍성 & 해미국제성지’ 역사의 고장
‘고·성·방·가(古城放佳)’란 옛 성에 아름다움을 풀어놓는다는 뜻입니다. 2023년 10월 6일(금) 오후 7시에 개막식을 시작으로 8일 오후 10시까지 3일간 서산해미읍성 일원에서 ‘서산해미읍성축제’가 열립니다. 민속, 전통, 역사를 기반으로 조선시대 생활상을 체험하는 기존 ‘역사체험축제’에서 탈피해 600년 이상 된 고성(古城)을 기반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고성문화축제’로 진행된다고 하네요. 

아주 잘됐습니다. 여행 중에 만나는 축제는 보너스에 보너스를 덧입혀 마치 로또에 당첨된 느낌입니다. 저 초록초록 천지에 유려한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면 그 모습이 어떨까 벌써부터 가슴이 뛰고 발걸음이 분주해집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선조 12년(1579년)에 군관으로 10개월간 근무하기도 했고, 정약용이 잠시 머물러 가기도 했던 해미읍성.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당시 약 1천여 명 이상의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 당한 천주교 국제성지이기도 합니다.
해미순교성지는 ‘서산시 해미면 성지1로 13’에 있으며, 이름 모를 수많은 신앙 선조들이 처형된 곳이지요. 2018년 9월 국제성지로 선포된 서울대교구 순례길에 이어, 2021년 교황청에 의해 국내 두 번째 국제성지로 선포된 곳입니다. 아시아에서는 3번째이고 국내 단일성지로서는 해미순교성지가 유일합니다.

해미읍성축제

2014년 8월 17일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하면서 몸소 섬김의 본을 보이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해미읍성을 방문하여 ‘모든 것은 인연으로 만나고 흩어지는 구름인 것을. 미워도 내 인연, 고와도 내 인연’이라는 유명한 어록을 남기셨습니다.
가을을 마중 나가는 길목에서 때론 인연이기에 아팠고, 또 때론 소중한 인연을 기억하며 해미읍성 청허루와 국제성지를 거닐며 잠시 평범한 일상 속 자기성찰을 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감성의 레전드 ‘카페바뇨’ 30년 폐허 딛고 일어선 시골목욕탕
개심사와 해미읍성을 구경하다 보면 커피가 생각날 테지요. 이럴 때 해미읍성에서 가까운 레트로 감성의 레전드 서산시 해미면 읍성마을4길 19에 위치한 ‘카페바뇨(bano)’가 있습니다. 
바뇨라는 뜻은 스페인어로 목욕탕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닙니다. 줄어드는 인구와 대형사우나 등으로 인해 삶의 애환이 깃든 시골 목욕탕 ‘용천’이 20년 폐허로 몸살을 앓다 2023년 내부 시설을 그대로 남겨둔 채 카페바뇨로 새롭게 탄생한 곳입니다. 
흉물스럽게 방치해 둔 목욕탕을 지금의 카페로 바꾼 곳은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 예술, 관광분야에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하는 ‘사회를 위한 디자인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이들은 도시재생과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예비)사회적기업이기도 하고요.

30년 이상 소아과 의사로서의 삶을 버리고 험난한 (예비)사회적기업 이사장직을 맡아 고군분투하는 류종철 원장을 두고 작가 김경집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 손자 손녀들이 한 뼘이라도 더 나은 세상에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시니어들이 해야 할 일을 하고 계시는 겁니다. 시니어들이 지금 이런 일들을 해서 무슨 이익을 얻겠습니까. 적어도 내 손자 손녀들이 살아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모판을 짜주기 위해서지요.
사실 이런 게 생각은 하기 쉬운데 벌리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류 원장님을 바보라 하는 겁니다. 이 세상은 바보 같은 사람 때문에 훨씬 나아지지는 않지만 조금은 살만한 세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카페바뇨의 모든 메뉴는 온탕과 냉탕으로 통합니다. 잠시 차 한잔을 앞에 놓고 삶의 속도를 늦춰보는 건 어떨까요. 
참고로, 이곳 카페바뇨 특설무대에서도 오는 10월 22일 오후 4시에 양머리수건 관객들을 모시고 ‘눈이부시게 홀릭’페스티벌이 열린답니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카페앞 해미단길에서는 교복·교련복·복고풍 의상을 입고 오시는 관광객들에게 무료사진촬영을 해주신다네요. 재미있는 행사가 될 듯 합니다. 

부석면 ‘간월도 & 버드랜드’ 힐링을 더하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습니다. 무덥고 습했던 계절사이에서 심신이 노곤해질 때 노을이 아름다운 간월도의 대표 음식 영양굴밥이 그립습니다. 32번 국도를 타고 서산AB지구방조제를 지나 부석면에 위치한 간월도에 도착합니다. 관광객이 북적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간월암은 올해 상반기 관광객이 무려 76만 2219명으로 1위를 차지한 대표 관광지입니다. 이곳에는 관광객을 끄는 음식 ‘영양굴밥’이 있지요.

서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 영양굴밥에는 굴은 기본이고, 버섯·대추·은행 등의 고명이 야무지게 올라가서 달래장에 쓱쓱 싹싹, 여기에 어리굴젓을 밥 위에 얹고 김으로 사 먹으면 그 고소함이 만족에 만족을 더합니다. 누군가는 ‘신뢰받는 음식이란 만족스러운 음식’이라고 했지요. 만족스러운 음식은 비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합니다.
식사가 끝나면 밀물 때 섬이 되고, 썰물 때 뭍이 되는 신비로운 섬 간월암을 둘러보지 않을 수 없지요. 하루 두 번, 허락해야 들어갈 수 있는 섬 간월암. 무학대사를 비롯한 선지식들이 간월암에서 수행하셨고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하여 간월암이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이곳에서 천일기도를 회향한 후 3일 만에 조국광복을 맞이하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곳은 기도 도량입니다. 정경 주지 스님은 말합니다. “아담하지만 기운 충만한 도량에서 원력을 세우고 발원하며 조그마한 인연이라도 짓고 가시면 둥근 보름달마냥 텅 빈 충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작지만 아름다운 절. 간월암에 한번 다녀가세요.”
무엇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바다 위 유유히 서 있는 통통배와 함께 외롭게 날아가는 갈매기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사이다 같은 바람을 맞으며 심박수를 높여 찾아가는 곳은 하나둘 오감이 문을 열고 나오는 서산버드랜드입니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천수만을 체계적으로 보전 관리하고 체험과 교육 중심의 생태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고자 조성된 철새 생태공원이지요. 다양한 볼거리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철새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탐조투어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10월 30일까지 이곳에서는 ‘생태탐방로(산책길) 걷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구간은 3Km로 한 시간이 소요되며 재활교육센터·습지원·생태교육장·덩굴원 등을 돌아볼 수 있고, B구간은 1.5Km로 30분이 소요되며 미로정원·물레방아·약초원·숲속놀이터를 방문할 수 있어요. 건강도 챙기고 이쁜 부르르 또는 버드랜드 기념뱃지를 받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거양득 아닐까요. 

서산버드랜드는 24.4ha의 부지에 철새전시관, 4D영상관, 높이 30m의 둥지전망대, 야생동물재활교육센터 등을 두루 갖추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반드시 관람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과 함께 17분짜리 4D 영상 ‘날아라 부르르’입니다. 눈·바람·물·새들의 움직임에 따라 좌석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춤을 추지요. 남녀노소 누구나 너무 좋아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여행에 힐링을 더한 힐링여행, 그동안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당신에게 서산 여행은 삶의 속도를 늦춰줄 하루를 선물할 것입니다. 그 길에는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도, 스트레스도 없습니다. 오직 행복한 일상, 즐거운 하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상엔 위대한 삶도 시시한 삶도 없다는 거 아시죠. 우리는 모두 소중하며 지금 당장 힐링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가을 마중하러 함께 떠나보시지요. 오늘도 힘들었을 당신을 위해 서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산시대- 글: 최미향, 사진: 이지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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