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이주의 풍경 - 어미나무의 사랑법, 단풍나무씨
상태바
이주의 풍경 - 어미나무의 사랑법, 단풍나무씨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3.10.10 10:51
  • 호수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풍나무는 바람의 나무(楓)입니다. 나무의 열매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이지요. 씨앗은 솔씨(소나무 씨앗)처럼 매미 날개 같은 고운 바람개비를 안고 태어납니다. 어미나무의 꿈입니다. 자신으로부터 멀리, 더 멀리 날려 보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미지의 땅에서 굵고 크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두 개의 타원형 날개가 붙어있는 단풍나무, 나무의 날개열매는 잘 영글면 빙글빙글 돌면서 떨어집니다. 바람을 잘 타면 100미터까지 날아가지요. 날개열매의 모습을 보고 발명가들은 프로펠러를 만들었습니다. 

나무들은 더 이상 생장을 포기했음을 단풍빛으로 알려줍니다. 슬픔을 노랑과 붉음으로 표현하지요. 단풍나무 밑에서 가을편지를 읽습니다. 단풍잎이 순하게 펄럭이자 날개열매는 금방이라도 바람을 타려는 듯, 붉은 채비를 마쳤습니다.     

<김현락 편집주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