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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상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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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상을 아시나요?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3.09.04 11:39
  • 호수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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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영 한국시사문단 작가협회 회원(시인, 장평면 적곡리 출신)

어제는 몇 해 전 돌아가신 어머니 생신날이어서 공원묘원에 들렸다
조치원역 앞에 들어서니 눈과 달콤한 향이 코를 사로잡는다

바로 여름과일의 여왕 복숭아로 조치원도 본 고장의 하나이다

청양 칠갑산 시골 태생인 나는 복숭아와 애환이 참 많다
소싯적 충청도 우리고장에서는 복숭아를 어른들이 복상이라 했는데
순 우리말은 ‘복셩’이라 불렀다 하니 틀린말이 아니다

학창시절 수업을 마치고 8km를 걸어 집에 돌아오면 배고픔과 함께
녹초가 되는데 싸립문 옆 도랑에 땀을 씻을라 치면 반쯤 익은 복숭아가
떨어져 있다

주어서 개울에 털을 씻고 반으로 쪼개면 벌레가 기어 나오는데 
훅 불고 입에 넣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
이 벌레를 어른들은 눈이 밝아진다고 일부러 드시기도 했다

원래 복숭아 원산지는 중국으로 전 세계에서 약 3000여 종이 분포해
있고 국내에 재배하는 것이 약 20여 종이 넘는다 한다
복숭아 종류를 크게 나누면 과육이 흰것이 백도(白桃), 노랑색을 황도
(黃桃)라 하는데 백도는 주로 생과로 황도는 통조림용으로 이용된다
또한 껍질에 따른 털복숭아(有毛種)와 털이 없는 천도복숭아(無毛種)로 
구분한다

천도(天桃)복숭아는 승도(僧桃)라고도 하는데 털이 없는 것을 승려의
깎은 머리에 비유해서 붙은 이름이다
전설 속에 천도복숭아는 한무제에 바쳐진 서왕모의 것을 동방삭이
30개 중 3개를 훔쳐 먹고 3000 갑자를 살았고 서유기 손오공도 하늘에
있는 천도복숭아를 먹어서 불로불사(不老 不死)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과즙이 풍부한 복숭아에는 혈관건강, 원기회복, 노화방지, 항암
효과 등이 있으나 알레르기와 과다 섭취시 설사 복통이 생길 수 있다
나도 옛 생각에 딱딱이를 한 봉지 사들고 집에 와서 먹어보니 
배부른 탓인지 장마 탓인지 단맛이 덜하여 약간은 실망했다

그나저나 올 여름 가지전에 추억도 살리고 건강도 챙기며 시골 복숭아
농가의 시름을 덜어주는 일석삼조로 시큼 달콤한 복숭아 먹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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