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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일본은 어떻게 성공했나? - 일본 고향납세 취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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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일본은 어떻게 성공했나? - 일본 고향납세 취재를 다녀와서…
  • 최운연 기자
  • 승인 2023.07.17 10:31
  • 호수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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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납세 기부금 모금 1위 몬베츠시, 홋카이도 제2의 도시 아사히카와

일본의 고향사랑기부제(고향납세) 추진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7월8일부터 12일까지 4박5일간 전국 바른지역언론연대(이하 바지연) 소속 지역신문 7개사(청양신문, 광양신문, 고성신문, 뉴스사천, 당진시대, 무주신문, 주간함양)가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와 몬베츠시를 다녀왔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합취재는 국내 청양군, 당진시. 사천시의 사례와 일본의 사례를 취재보도하기 위해 진행됐다.

유빙전망대에서 바라본 몬베츠시 전경
유빙전망대에서 바라본 몬베츠시 전경

연합취재는 보통 2~3개사 정도가 같이 기획해 진행됐는데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은 연합취재 참가 신청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이번 연합취재는 청양신문사(대표 김근환)가 주관해 당초 4개사 정도가 함께 진행하려 했지만 바지연 소속 전국 지역신문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10개사가 넘는 참가 신청이 들어왔다.
너무 많은 인원과 신문사가 함께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돼 결과적으로 7개 사만 참여했다.

이번 취재는 지난 4월 시작으로 매월 1회 보도하며 총 7차례에 걸쳐 10월까지 보도될 예정이다. 이미 청양군과 당진시, 사천시의 사례가 보도됐다.
연합취재에 참여하지 못한 바지연 소속 전국 50여 개 회원사들에게도 기사가 공유돼 보도되고 있으며, KBS 창원방송국 ‘뉴스7경남’의 코너 ‘풀뿌리 언론K’에서도 소개됐다.
그만큼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러나 언론의 관심과는 다르게 각 지자체마다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입장은 온도차이가 있었다.
청양군은 지난해 청양신문과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홍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협약내용은 △고향사랑기부제 전파 및 추진상황, 기금사업에 대한 홍보 협력 △출향인 등 청양군 관계 인구를 대상으로 한 홍보 △기타 고향사랑기부제 발전과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노력 등으로 적극 대처하고 있는 반면 지방세수입과 재정 자립도가 높은 지자체의 경우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고향사랑기부제로 모금한 기부금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그만큼 절실하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사히카와시 관계자들과
아사히카와시 관계자들과

이번에 다녀온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와 몬베츠시는 일본 내에서도 성공적인 고향납세 운영 실적을 보이고 있는 지자체다.

아사히카와시는 홋카이도 내륙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인구는 32만 명으로 삿포로시 다음으로 큰 도시이며 고향납세를 활용한 창의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사히카와시는 2021년 6억6000만 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66억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일본에서 평균적인 모금액이나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아사히카와시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행동관찰이라는 친 동물 생육환경을 조성해 연간 3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공영동물원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행동관찰형 동물원이란 동물들이 기존에 생활하던 방식의 생육환경을 조성해 관람자들이 그들의 생활환경에 근접해 관찰할 수 있는 방식이다. 즉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운영방식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과거 망해가기 일보직전이던 아사히야마 동물원 사육사들이 동물들의 생육 방식과 관찰 방식에 대한 의견을 내고 시장에게 건의했다. 어디에서도 시행하지 않던 방식을 적극 도입하는데 시장의 큰 결단이 필요했지만 과감한 결정은 큰 성공을 거뒀고 연간 300만 명 이상이 찾는 동물원으로 거듭났다. 동물원의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는데 고향납세 기부금이 적극 활용됐다. 이러한 성공과 성과는 일본 전역의 동물원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가구 디자인센터를 통해 지역 내 가구 제작자들의 위탁 판매는 물론 제품 홍보와 공모전을 통해 지역의 대표 산업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또 시청사 일부를 신축하는데 펀딩으로 기부금을 모았다. 신축비용 전체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아 충당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방문한 몬베츠시는 홋카이도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호츠크 해를 마주하고 있는 인구 2만500여 명의 작은 항구 도시이지만 일본 1700여개 지자체 중 가장 많은 150억 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1500억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몬베츠시는 과거 어업과 금광 개발로 많은 일본인들이 대거 유입됐으며, 한 때 절정기를 맞이할 만큼 번성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현재는 금광 개발사업의 쇠퇴와 고령화, 인구감소로 점차 쇠락해 가고 있다.

하지만 몬베츠시는 고향납세라는 기회를 절실함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대표적인 해산물을 답례품으로 홍보하며 일본 1700여개 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으며 독보적인 위치에 우뚝 섰다.

몬베츠시의 유쾌한 홍보방법도 일조했다. 몬베츠시는 오호츠크해의 유빙으로도 유명한데 한 공무원이 황당한 아이디어를 냈다. 200만 엔(2000만 원)을 기부하면 유빙 1톤을 답례품으로 주겠다고 홍보한 것이다.

실제로 유빙 1톤을 답례품으로 선택한 기부자는 아직 없다는 게 몬베츠시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이는 일본사회에서도 특이한 답례품 사례로 널리 알려졌다. 몬베츠시를 홍보하고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처럼 유쾌하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몬베츠시를 일본 제일의 고향납세 기부금 모금 1위라는 자리를 만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해당 지자체 공무원들의 표정이나 태도 등에서도 경직된 일본 공무원들과는 사뭇 다른 자유로움과 유쾌함을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자세한 일본 취재 내용은 앞으로 4차례에 걸쳐 보도될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이번 연합취재 보도를 통해 우리보다 10년 앞서 시행된 일본의 사례를 보며 우리 지자체가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각 지자체 특성에 맞는 차별화 정책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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