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남양면 백금리
계절이 가기 전에 우리는
저들의 노고에 감사하자
저 들녘에 누런 가을이
나락 모가지가 부러지게 농익어 가고
제철 만난 참새
내일보다 오늘의 찰진 맛이 더 없이 좋아
떼 지어 재잘거린다
길녘 한 자락 나뭇가지 끝에
세월 한 잎 달랑 몸부림치던 날
색색의 가을은 저물어가고
무서리 내리던 새벽녘
살얼음 깔린 흙 들추고
서릿발 허연 이 드러내며
두 팔 벌려 하얀 입김 아침을 녹이면
울 아부지
죽어야 일손 놓는다고
갈걷이 끝난
밭고랑 가로질러 어디를 저리 부지런히
가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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