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세계에서 가장 가고 싶은 길 - 뚜르 드 몽블랑(TMB) 트레킹을 다녀와서 ⑦
상태바
세계에서 가장 가고 싶은 길 - 뚜르 드 몽블랑(TMB) 트레킹을 다녀와서 ⑦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2.10.17 11:05
  • 호수 146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문의 알프스 만년설과 마주하다

수도권서부고속도로㈜ 본부장 설주석

 

트레킹 6일차, 오늘도 ‘맑음’
아침에 일어나면 일단 하늘부터 보게 된다. 비가 오면 ‘고생길’이 열리는 것은 물론 아름다운 알프스 경치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좋은 날씨가 될 것 같다.
오늘 일정은 산장 호텔에서 르 사피유(Les Chapieux, 1550m)까지 승합차로 이동 후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한다. 콜뒤본옴므(Col du Bonhomme, 2329m) 고개를 넘어 라 발므(La Balme, 1706m) 산장을 거쳐 레 콘타민(Les Contamines, 1167m) 산장호텔까지 가는 일정이다. 콜뒤본옴므 고개를 기점으로 계속 내리막길이다. 15km 거리를 7시간 넘게 걸어야 한다. 오르막 표고차는 +929m, 내리막 표고차는 –1269m이다. 알프스 만년설(빙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고 하니 출발 전부터 기대가 컸다.

좋은 사람들로 가벼워진 발걸음
아침식사 후 승찹차를 이용해 르 사피유에 도착했다. 이곳 주변은 거대한 캠핑장 같았다. 출발 준비를 빠르게 마치고 지그재그 오르막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했다.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중 네덜란드에서 어머니 환갑을 기념해 두 딸과 함께 걷는 가족이 보기 좋았다. 한참을 올라가니 TMB마크가 찍힌 동그란 브로치를 나누어 주는 미국인이 있었다. 우리도 하나씩 받아 배낭에 달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브로치를 매다니 멋도 났지만 오르막길이 한결 가볍게 느껴졌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인지 가벼운 발걸음에 오전 11시가 안 되어 ‘착한사람 십자가 산장(Refuge de la Croix du Bonhomme, 2433m)에 도착 했다. 

‘염라대왕(염 작가)’ 말에 따르면 예수님을 가리키는 말 중 ‘선한 목자’라는 뜻의 산장이라고 한다,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관계로 점심까지 1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알프스 산군의 다양한 등산로 중에서도 이곳 산장을 거쳐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들도 많았는데 자전거 무게에 배낭까지 짊어진 그들을 모습은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산장식 점심을 먹은 우리 일행은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한참을 걸어 콜뒤본옴므에 도착하니 웅장한 알프스 몽블랑 산군이 우리를 맞아준다. 시원한 파노라마 풍경에 피곤함도 날아갔다. 인생 사진을 남기고자 열심히 셔터를 눌러봐도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모두 담을 수 없었다. 

기후재앙은 알프스도 바꿨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과거 로마군이 프랑스 침략 시 이용한 로만로드를 따라 레 콘타민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참을 걸은 후에야 만년설(빙하) 조각이 남아 있는 지역에 도착했다. 직접 빙하를 만져보고 사진도 남겼다. 빙하가 생각보다 작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알프스 빙하도 전 세계적인 이상기온 영향으로 녹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한다. 인간이 만든 기후재앙에 신음하고 있는 지구를 살려야 한다. ‘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은 일’, 중요한 건 결국 ‘의지’일 것이다.

저 멀리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다음 목적지를 향해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길을 계속 걸었다. 

라 발므 산장(La Balme, 1706m)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물도 보충했다. 후미 일행이 합류한 후 다시 출발했다. 산장을 지나니 포장된 도로가 나왔다.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 걸으니 거대한 협곡이 눈앞에 펼쳐졌다. 빙하 녹은 물이 오랜 기간 석회석 바위를 깎아 만든 결과물이다.

맛있는 음식은 여행의 또다른 기쁨
잠시 쉬면서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은 후 다시 출발했다. 로마 다리(Pont Roman, 1425m)거쳐 오후 5시경 라 조지(La Gorge) 마을에 도착했다.
바로 앞에 성당이 있어 잠시 둘러본 후 셔틀버스를 타고 레 콘타민으로 이동했다. 오늘 밤 숙소 라 젤리노떼 호텔에 들어서니 깨끗하고 조용한 느낌이라 무척 마음에 들었다. 가족이 직접 운영하는 호텔이라 그런지 모든 직원이 친절했다.
저녁은 푸짐한 닭요리와 먹음직스러운 빵이 준비되어 있었다. 포도주까지 곁들이니 맛이 일품이다. 트레킹을 마친 후 먹는 저녁은 여행의 또 다른 기쁨이다.
호텔 1층에서 식사를 마친 우리 일행은 2층으로 올라가 TV를 보며 즐거운 잔여일정을 계획했다. ‘내일은 또 어떤 재미와 감동이 우리를 기다릴까…’알프스의 밤이 짧게 느껴진다.
    <다음호에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