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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가고 싶은 길 - 뚜르 드 몽블랑(TMB) 트레킹을 다녀와서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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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가고 싶은 길 - 뚜르 드 몽블랑(TMB) 트레킹을 다녀와서 ④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2.09.26 11:13
  • 호수 14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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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알프스 3대 북벽이 눈 앞에

수도권서부고속도로㈜ 본부장 설주석

드디어 트레킹 셋째 날!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 사람도 좋고… 첫날부터 이렇게 완벽에 가까운 일정에 감탄사 연발! 그런데 오늘은 조금 난이도 있는 코스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인 그랑콜페레 고개를 넘어 TMB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페레고개을 넘어가는 일정.
어제 저녁에 내린 소낙비로 아침 공기가 차가웠다. 산장이라 그런지 더 차가운 느낌이다. 아침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갔는데 인솔자 표정이 어둡다. 일행 중 막내가 발 뒷꿈치 물집 때문에 어려워한다. 다행히도 인솔자와 한참 대화 후 마음을 다잡고 일정을 같이하기로 했다. 

서양식 아침을 먹고 산장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배낭에 하나씩 넣고 출발 준비를 했다.
전용 미니버스를 타고 트레킹 시작점인 라 페울레까지 이동해 트레킹을 시작하는 일정으로 산행거리는 15km, 시간은 약 7시간 예정이다.  아르페떼(1627m)에서부터 버스 이동 후 라 페울레(1802m)를 경유, 그랑콜페레(2537m)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에서 잠시 휴식 후 다시 엘레나 산장(Elena, 2062m)을 거쳐 아르누바(1769m)로 갔다가 최종 목적지인 보나티 산장(2025m)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오르막 표고차는 +735m, 내리막은 -768m이다.

피곤함도 날려버리는 환상적 풍경
아르페떼 산장을 출발한 차량은 샴페호수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트레킹 출발지인 라 쁘레(1802m)에 오전 10시 도착했다.
출발부터 지그재그 오르막길이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에 피곤함은 금세 달아난다. 한 시간 정도 걸으니 라 쁘레(2071m)산장이다. 시원한 음료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샴페호수
샴페호수

걷다 쉬었다 하는 횟수가 늘면서 멀리 보이는 고개까지 못 가고 산 중턱 잔디밭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주변에는 양떼 무리가 지나가니 한 편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따뜻한 햇볕과 주변 경치에 취해 마냥 쉬고 싶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아쉬움을 뒤로하고 출발했다. 
주변 계곡마다 이름 모를 야생화의 인사에 우리도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답례했다. 고개를 향해 오르고 올랐다. 출발한 지 한 시간 정도 지나니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 그랑콜페레(2537m)다. 국경이라고 해봐야 산속에 작은 돌탑 표시가 전부지만,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우리나라는 휴전선과 비교한다면 참으로 신기하고 재미있다.

한참 동안 내리막길을 걸으니 알레나(2062m)산장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식수를 보충한 후 아르누바(1769m)를 거쳐 다음 목적지를 향해 계속 걸었다. 
중간에 잠시 휴식을 취하며 물로 목을 축이니 배 속에서 이상 신호가 왔다. 아무래도 점심때 먹은 컵 도시락이 화근인 것 같았다. 일행에게 말은 못하고 후미에 남아 산속을 헤매며 갑작스런 생리현상을 해결해야만 했다.

오르막의 고통을 보상하는 마법
삼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제 마지막 오르막이 시작되는 구간이다. 배탈이 나서 그런지 오르막길이 더욱 힘들었다. 아픈 배를 움켜쥐고 걷고 또 걸어 월터 보나티 산장에 도착했다. 
알프스의 3대 북벽(아이거북벽, 마테호른, 그랑죠라스)으로 유명한 그랑죠라스 남쪽의 웅장한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말 듯 눈앞에 펼쳐졌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에 있는 그랑죠라스는 해발 4208m로 주로 화강암과 결정편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쪽으로는 레쇼 빙하, 남쪽으로는 그랑죠라스 빙하가 각각 흘러내린다. 산장 앞쪽에는 세계적으로 인기 높은 몽블랑 트레킹 코스 ‘발 파레계곡’이다.

이 놀라운 경관은 오르막의 고통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 아름다운 알프스 경관은 여행의 고단함을 씻어주는 마법과도 같았다.

두고두고 잊지 못할 산장의 밤
오늘 숙박할 월터 보나티 산장(2025m)은 전설적인 등반가 월터 보나티에게 헌정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산장이다. 산장 내부시설이 다인실이라 다소 불편하지만 TMB 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이곳에서의 숙박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우리 일행은 배낭을 풀고 배정된 방으로 향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14인실이라 외국인 2명도 함께했다. 
각자 침대를 정하고 샤워실로 향했다. 산속의 차가운 공기 때문에 따뜻한 욕조가 그리웠다. 온수도 동전을 넣어야만 나왔다. 동전 한 개에 3분. 재빨리 비누칠하고 헹궈야 했다. 샤워부스는 위와 아래가 공기가 통하게 되어있어 산장의 차가운 공기가 그대로 들어와 추웠다.

저녁식사 시간은 항상 7시로 정해져 있어 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시끌벅적했다. 대부분 유럽사람이고 동양인은 우리 일행 외에 한두 사람이 더 있었다. 
오늘 저녁도 포도주를 곁들인 산장식으로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했다. 각자 휴대폰 충전도 하고, 내일 일정도 살펴보며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내일을 위해 눈을 감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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