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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가고 싶은 길 - 뚜르 드 몽블랑(TMB) 트레킹을 다녀와서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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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가고 싶은 길 - 뚜르 드 몽블랑(TMB) 트레킹을 다녀와서 ③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2.09.19 18:21
  • 호수 14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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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초원과 현대화된 마티니의 공존

수도권서부고속도로㈜ 본부장 설주석

 

이렇듯 산행길이 잘 정비된 몽블랑 트레킹은 알프스 산맥의 멋진 장관을 보면서 걸어 피로도 덜 느낀다. 트레킹하기에는 정말 좋은곳이다.
알프스의 장엄한 풍경을 보면서 걷는 즐거움도 있지만 고지 ‘콜데발므’(2,191m)를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는 힘든 과정도 반복이다. 또 목적지인 ‘콜 데 포르콜라즈’ ( 1,527m)를 향해서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후미 쪽 일행은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드디어 첫째 날 목적지‘콜 데 포르콜라즈’에 도착해 짐을 찾고 방 배정을 받아 배낭을 푼 후 하루의 피로를 샤워로 날려 버렸다.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 일행은 시원한 맥주를 곁들인 저녁식사 후 산장의 조용한 저녁의 밤을 맞이했다.

일출과 함께 시작된 트레킹 2일차
오늘도 새벽시간에 저절로 잠이 깼다. 운 좋게도 우리 숙소에는 베란다 창문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 창을 통해 저 멀리 스위스 동쪽 산맥의 일출이 펼쳐졌다. ‘와~’ 알프스를 물들이는 아름다운 붉은 빛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일행의 숙면을 위해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와 한참동안 눈 앞의 장관을 감상하며 해를 기다렸다. 그러나 구름이 많아지며 결국 태양의 얼굴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날씨가 흐려지면 걱정이다. 순조로운 일정을 위해 비가 내리지 않기만을 기원했다.

우리 일행은 아침을 먹은 후 08시 30분 숙소를 나섰다. 오늘 일정은 콜데라 포르콜라즈에서부터 몽블랑 산군의 북쪽 사면을 돌아가는 코스로  13.5km 거리를 6~7 시간 정도 트레킹 할 예정이다. 트리앙(Trient 1,297m) 출발, 보빈(Bovine 1,987m)을 경유 포트타로(Portalo 2,049m), 목적지 아르페떼(Arpette 1,627m)에 도착하는 것이다. 오르막 표고차는 +752m, 내리막 표고차는 - 422m이다.
중식은 보빈산장에 준비되어 가볍게 출발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마을 마티니를 둘러보고 트레킹 코스 곳곳에 야생 블루베리도 맛볼 수 있다고 하니 오늘 트레킹 코스도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 같다. 

알프스 품에 안긴 청정 휴양지 마티니.

보빈 고개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내려다 보는 풍경은 한폭의 그림이다. 알프스의 아름다운 초원과 계곡, 산 아래 현대화된 도시 마티니의 대조적인 풍경에 화산폭발을 연상시키는 구름까지 완벽한 조화다.
이곳 마티니는 작은 도시이지만 론강 줄기를 따라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가 이어지는 교통의 중심지이다. 
이런 지리적 이유 때문에 고대 켈트족부터, 로마, 나폴레옹 등이 지나갔다고 한다. 현재는 몽블랑 초입으로 유명하며 이곳에서 프랑스 방면으로 가면 프랑스 몽블랑 마을인 샤모니, 이탈리아 방면으로 가면 이탈리아 몽블랑 마을인 꾸르마이에로 이동할 수 있다. 

우리 일행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주변 경치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어디를 찍어도 한 폭의 그림이었다. 이탈리아 꾸르마이에로 마을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협곡을 사진으로 남기고, 스위스 쪽 뾰쪽한 거봉들을 가슴에 담았다. 사진으로도 다 담을 수 없는 알프스 경치는 트레킹의 백미가 됐다.

알프스에 울리는 워낭소리
일찍 출발한 덕분에 10시 30분에 포르타르(portalo, 2,049m)고개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저 아래 보이는 보빈(Bovine)산장이 눈 앞에 들어온다. 
이제는 내리막 길이라 발걸음이 한결 수월하다. 20분 정도 지나니 보빈(Bovine, 1,987m)산장이 보인다. 너무 일찍 도착한 덕분에 한참을 쉬었다. 
알파쥬(Alpage)라는 알프스 하계목장이 주변에 있어 한가롭게 노니는 젖소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 될만큼 큰 워낭을 목에 두르고 있어 소들이 움직일 때마다 커다란 워낭 소리가 났다.
소들이 숲 속에 들어갈 경우 쉽게 찾으려고 일부러 크게 만든 것이란다. 

커다란 워낭만큼 덩치도 커서 소들이 곁을 지나면 위압감마저 든다. 그러나 소들은 생각보다 유순해서 우리가 지나는 것은 상관 안 하고 되새김질만 열심이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등산객들이 붐비기 시작한다. 점심은 산장식이다. 감자를 으깨 치즈로 버무린 주요리와 소시지, 수프가 곁들여진 조합이다.
뚜르 드 몽블랑의 중식은 산장식과 산행도시락이 있다. 대부분 산장식이지만 상황에 따라 산행도시락을 먹기도 한다. 푸른 대초원에서 먹는 알프스방식의 도시락은 명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만들어 주어 또다른 즐거움이다. 
2시간 가까이 휴식을 취했지만 점심을 먹고나니 한잠 푹 자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다음 일정을 위해 알프스의 깨끗하고 맛있는 물을 물통 가득 채우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저녁식사에 낭만을 더한 소낙비
한 시간 정도 걸어 계곡에 도착했다. 빙하가 흘러내리는 계곡에는 다른 등산객들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우리도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발을 씻으며 휴식을 취했다.
잠깐의 휴식을 뒤로한 채 한참을 걸었다. 조금은 지치고 지루할 때쯤 약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침 근처 휴게소가 있어 비를 피하고 시원한 음료와 간식을 곁들여 꿀맛같은 휴식을 취했다. 
구름이 많은 수상한 날씨 탓인지 모두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열심히 걸어 오후 4시경 샹펙스 당오(Champex d’en Bass, 1,340m)에 도착했다. 
도로 옆 식수 호스에서 물을 보충하며 천천히 올라가니 드디어 목적지인 아르페떼(Relais d’Arpette, 1,627m)산장 호텔이 우리를 맞이한다.(오후 5시)
개인 짐을 찾고 방을 배정받은 후 오늘의 여독을 샤워로 풀었다.
저녁은 매일 같은 시간 오후 7시다. 점차 식당이 시끄러워지고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자 소낙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천만다행인지라 우리 일행 중 비를 피해 다니는 신통한 염라대왕(일명 염 작가)이 있어 소낙비를 보면서 저녁식사를 하는 즐거움에 감사했다.
오늘 저녁도 맛있는 식사와 함께 포도주로 내일을 위한 건배를 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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