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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중 골프부, 국대 상비군·우승 목표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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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중 골프부, 국대 상비군·우승 목표 구슬땀
  • 이인우
  • 승인 2022.07.29 17:39
  • 호수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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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 운동부의 반란…참가대회마다 상위권 입상

우리 속담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의미로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종종 사용한다. 동영중학교(강준기 교장) 골프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2학년 김보결·강승구·김민제, 1학년 정지운 선수 등 4명뿐인 동영중 골프부는 올해 충남학생선수권 골프대회 1·2·3위, 스포츠조선배 전국 중고등학생 골프대회 남중부 1위, 충남소년체육대회 2위, 충남골프협회장배 2위를 수상하는 등 10여 개 대회 상위권 입상의 쾌거를 이뤘다.

[동영중 골프부 2022년도 입상 실적]
충청남도골프협회장배 골프대회 중등부 2위
스포츠조선배 전국 중·고등학생 골프대회 남중부 1위
충청남도학생선수권 골프대회 중등부 1·2·3위
회장배 발롱블랑 전국청소년골프대회 남중부 3위
충청남도소년체육대회 중등부 2위
충청남도골프협회장배 골프대회 중등부 2위
올포유·레노마 전국중고등학생 그린배 골프대회 여중부 5위
몬스타배 KYGA 전국청소년골프대회 여중부
4위

골프 때문에 전학 온 학생들
동영중 골프부는 교육청 인가를 받아 정식 창단된 운동부가 아니다. 
지난해 백제컨트리클럽(CC)에서 레슨을 받던 강승구 학생이 레슨과 학업을 병행하기 쉽게 백제CC와 가까운 지역의 학교를 알아보다가 동영중학교를 소개받아 전학 오게 됐다. 이어 같은 아카데미에서 레슨을 받던 김민제 학생과 입소문을 듣고 온 김보결 학생, 그리고 올해 1학년 신입생 정지운 학생까지 총 4명의 멤버가 구성됐다. 모두 타 지역 출신들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보결, 강승구, 김민제, 정지운 학생
사진 왼쪽부터 김보결, 강승구, 김민제, 정지운 학생

김보결 학생(충남 당진)과 김민제 학생(충남 홍성)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강승구 학생(전북 김제)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막내 정지운 학생(충남 천안)은 골프를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되었지만 발사이즈 290㎜에 튼튼한 하체에서 나오는 시원한 장타는 형들 못지않다.

대부분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 김보결 학생은 “아버지가 골프를 즐기시는데 같은 취미를 공유하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승구 학생은 원래 야구를 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자마자 두각을 나타내 고향인 전북 김제에서 초등부 지역대표선수로 활약했다.

박현경 프로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김보결 학생은 “전지훈련을 열심히 마무리해서 내년에는 여중부 우승을 차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승구 학생과 김민제 학생은 “국가대표 상비군이 목표”라며 구체적인 각오를 밝혔다. 

정지운 학생은 “농구, 테니스 등 여러 운동을 해봤지만 골프가 제일 재밌었다”며 “내년에는 올해의 개인기록을 경신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작은학교의 ‘운동부 아닌 운동부’
안타까움과 자랑스러움 교차 

강준기 교장은 동영중 골프부의 현 상황을 ‘운동부 아닌 운동부’가 됐다고 표현했다. 학교에는 학생들을 지도할 정식 골프 코치도 없는 상황. 
골프는 다른 단체 구기종목과는 달리 개인 레슨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운동이라 온전히 각자 별도의 개인레슨을 받고 있다. 학교 지원은 예산이 만만치 않아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동영중학교 실내연습장에서 훈련중인 학생들
동영중학교 실내연습장에서 훈련중인 학생들

다만 학업에 지장이 없도록 출결을 관리해주고 학교에 마련된 실내연습장 시설 제공, 그밖에 교육청 지원을 받아 도대회 참가비와 용품구입비 등을 전달해주는 것 정도다.

그럼에도 나가는 대회마다 상위권 입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니 자랑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한다.
학생들이 모인지 이제 1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대회 수상경력은 벌써 화려하다. 
강준기 교장은 “학교는 해준 것이 없다”며 “능력치가 뛰어난 아이들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룬 결과”라고 강조했다.

정식 운동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타 지역에서 골프 프로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의 동영중 입학을 문의하는 전화가 종종 온다고 한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운동하는 학생들의 출결 및 학적관리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준기 교장은 “문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학생들을 더 받아야 할지 고민이 깊다”고 말한다. 
학생수가 많아지면 작은 학교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충분한 지원을 해줄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서다.

강준기 교장은 “군내에 초·중·고등학교 과정까지 연계할 수 있는 정식 골프부가 창단된다면 외부학생 유입에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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