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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이야기 - 나무에서 따는 고추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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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이야기 - 나무에서 따는 고추나물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1.12.09 16:21
  • 호수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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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제 제통의원 원장/ 인터넷 식물도감 ‘풀베개’ 운영자


나물은 대개 우리가 풀이라고 표현하는 초본식물에서 얻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더러는 나무에서 채취하는 나물들도 있다.
나무에서 나오는 나물들의 특징은 이른 봄 새순이 나올 때 채취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서 채취할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짧다. 새순이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 목질화가 되어서 딱딱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지런한 사람만이 채취할 수 있고 그 생산량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엄나무라고 부르는 음나무의 개두릅과 두릅나무에서 채취한 두릅나물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그 외에 다래, 오가피나무, 옻나무, 참죽나무 등의 새순을 나물로 먹고, 홑잎나물이라고 말하는 화살나무나 회잎나무의 새순, 고추나물이라고 말하는 고추나물 등도 있다.
우리가 양념으로 먹는 고추의 새순을 따서 고추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고추나무는 낙엽활엽성 관목으로 키가 3~5미터까지 자라는 문자 그대로 나무종류이다. 전국 각지의 야산에 자생하는 나무로 이곳 청양지역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나무 중 하나이다.  
예전에는 나무젓가락이나 나무못을 만드는데도 활용되었지만 불에 잘 타는 나무라서 땔감이나 숯을 만드는데도 이용했던 나무이다. 최근의 논문에서는 뿌리와 잎에서 기침을 억제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물질들이 다량 확인되어서 약용으로서의 가치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작은 소엽 3장에 한꺼번에 달리는 3출엽의 형태가 얼핏 고추와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봄에 나오는 새순은 잡맛이 없고 부드럽고 순해서 소금물에 데쳐 무쳐 먹기도 하지만 기름에 볶거나 튀겨서 먹어도 맛이 있다. 꽃이 피면 꽃을 나물로 이용하기도 하고 아까시나무 꽃처럼 튀겨먹기도 한다. 하지만 채취기간이 워낙 짧아서 생나물을 먹을 수 있는 기간은 극히 짧다. 대신 살짝 데쳐서 냉동실에 보관하거나 말려서 묵나물로 만들면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고추나무를 좋아하는 이유가 나물 때문만은 아니다. 5~6월에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장미꽃이 부럽지 않다. 꽃이 피면 동네 벌들이 가장 먼저 알고 몰려드는 밀원식물로도 손색이 없는 나무이다.

최근에는 정원수로 관심을 받기 시작한 나무이다.
생울타리로 고추나무 몇 그루 심으면 싱싱한 봄나물과 향긋한 꽃구경까지 일석이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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