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윤동주 시 「별 헤는 밤」부분
맑고 서늘한 달빛이 있는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왔다고 시인은 말했습니다(김현승).
고리섬들이 가을 햇살을 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40%가 주식으로 하는 쌀을 열매로 맺는 풀, 잘 익은 벼로 가득 찬 들판이 노랗습니다. 벼는 동인도가 원고장으로 나락과 볏짚을 줍니다. 나락은 쌀과 왕겨, 쌀겨로 나누어집니다. 쌀은 주로 밥을 짓지만, 떡과 술과 과자나 엿 등도 만듭니다. 볏짚과 왕겨는 연료와 퇴비로 사용되며, 볏짚은 간혹 가마니나 새끼 등 손 짜기를 하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빨강과 회복을 상징하는 초록빛이 섞여진 노랑은 부와 권위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기능을 자극하고 상처를 회복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여기저기, 두런두런, 이러쿵저러쿵, 봄과 여름이 할퀴고 간 자리를 넉넉함과 눈부심이 가득 채웠습니다. 그냥 바라만 보아도, 같이 있기만 하여도, ‘~아직도 푸른 것들은/그 속이 시린 시월/내 몸 안에서 무성했던 상처도/저렇게 노랗게 말랐으리~’(이문재).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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