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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림 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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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림 그려요”
  • 이동연 기자
  • 승인 2021.10.25 15:42
  • 호수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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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풍념 씨, 취미생활로 즐거운 노년 생활 보내

“제가 어렸을 때부터 귀가 안 좋아서 잘 안 들렸는데 지금은 보청기를 해도 잘 알아듣지 못할 정도라서 핸드폰 TV도 필요 없고 눈으로 보고 하는 것만 해요. 1984년에 대전에서 서예를 잠깐 배웠었는데 그 뒤로 그림책을 보고 달력 뒤에다가 따라 그리기 시작했어요. 따로 그림을 배운 적은 없지만 주위에서 잘 그렸다 칭찬해주니 기분이 좋아요.”
장평면 도림리에 살고 있는 박영동 전 청양군수(89·사진 오른쪽) 아내인 양풍념(82·사진 왼쪽) 씨는 노년에 혼자 할 수 있는 즐거움을 찾아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 

양품념·박영동 부부
양품념·박영동 부부

어려서부터 오른쪽 귀가 잘 안 들렸고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도 몸이 좋지 않았다. 당시 미술선생님의 권유에도 마음이 가지 않아 미술 전공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는 양 씨는 요즘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를 정도로 그림 그리기·색칠(컬러링북), 스도쿠(숫자퍼즐) 게임, 숨은그림찾기 등에 빠져있다. 

“스도쿠 게임은 숫자 1부터 9까지 퍼즐을 푸는 게임인데 1부터 25까지 푸는 것도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했던 것을 지우고 풀고 지우고 풀고 여러 번 하다보면 벌써 밤이더라구요. 그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풀고 있어요. 이걸 본 자녀들이 색연필도 갖다 주고 책도 사다주고 그래요. 가끔 집에 오시는 분들이 그림을 보고 ‘잘했다, 예쁘다’고 하셔서 드리기도 했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양 씨는 한 자리에 앉아 문제를 풀거나 그림을 그리는 게 노년의 즐거움이라 전했다. 

양씨가 빠져있는 취미생활 도구들.
양씨가 빠져있는 취미생활 도구들.

그를 옆에서 지켜보는 배우자 박영동 전 청양군수는 “저는 하라고 해도 못할 거 같은데 옆에서 하는 모습을 보면 본인이 생각해서 직접 그리고 색을 칠하고 다양한 일을 하는 아내가 자랑스럽다”며 즐거움을 느끼는 아내를 보는 것이 참 좋다고 전했다. 그는 또 “혼자서도 할 수 있고 머리 회전을 많이 해야 하는 것들이라 치매예방에도 좋아서 노인 취미활동으로 경로당 같은 곳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이는 먹었지만 귀가 안 들리는 것을 빼고는 몸과 마음은 청춘입니다. 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하고 문제를 풀다 보면 잡념도 없어지고 심심할 틈도 없어요. 남은 숙제가 많아요. 더 열심히 해보려구요.”
양풍념 씨는 앞으로도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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