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 시 - 이윤영 / 서울 금천구 시흥동(장평면 적곡리 출신)
칠갑산 도림 용못골에서 발원한 물
광산뜸 긴 밭머리 수로 따라 돌고 돌아
겁도 없이 투신 물레방아 움직이니
방앗간 천정에 긴 피대(두개의 기계 바퀴에 한 축의
동력을 다른 축에 전하는 띠 모양의 벨트)가 돌아가고
아시 두벌 세벌 도정 쳇바퀴 돌리면
앞에선 그리던 하얀 쌀이 솟아나고
뒤에선 바람에 왕겨가 휘날린다
오늘만은 방아 찧는 모두가 부자인듯
가마니 쌀자루 들고 안절부절 못하니
아 일 년 삼백육십오일 오늘만 같아라
지게에 지고 머리에 이고 집에 돌아와
쌀자루 광에 넣고 잠못이루던 울 엄니
벌초하러 선산 찾은 고향산천 구레뜰
친구집 물레방앗간은 온데 간데 없고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 벼를 바라보니
옛 어른들 보기만 해도 배 부르다시던
추석이 다가오는 가을, 그리워만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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