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섭 / 청양고등학교 교사
칠갑산자락 대티에서 발원한 물이
꾸불꾸불 휘돌아
금강으로 합류하는 지천 백릿길 중
청양읍내 용배에서 넉배까지는 오릿길
용배와 넉배의 뱃속엔
사비성에서 고란초를 캐 망국의 한 달래며
강 건너 물줄기를 거슬러 나룻배를 타고 오던
이름이 여태 흔적으로 배어 있다
별빛 아래 어두움을 헤치며 한 배를 탔건만
하룻밤에 논 세 배미를 간다는 달팽이 걸음으로도
닷새면 족할 오릿길 용배에서 넉배까지
함께 오기까지 이십칠년
영원 앞에 사랑으로 가약한 백릿길이
실은 물 한 방울에서 시작하여 가도
가도 먼 길(永)
격하게 흐르다 때로 느릿느릿
물길 따라 서로를 물되 물리지 않는
용배에서 넉배까지 길이
지천 백릿길 꼬옥 거기에만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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