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영 서울시 금천구(장평면 적곡리 출신)
오뉴월 가뭄 끝 장마비가 내린다
갓 사방공사를 한 벌거숭이 뒷산
돌을 동반 흙탕물 거세게 흐른다
농부들은 논둑 무너질까 노심초사
아이들은 학교 가는것도 잊은 채
불어난 홍수, 물구경이 한창이다
무섭게 내리던 장대비가 그치고
냇물에 흙탕물이 가라앉을 무렵
수챗구멍에서 돌을 뒤집어 들고
마치 지렁이를 사육한 것 처럼
한 마리 두 마리 잡아 올린다
양은 주전자에 지렁이를 넣고
주낚을 찾아 새터 냇가로 향한다
바짓가랑이를 걷고 흐르는 내에서
명주 낚시줄을 당겼다 놓았다 반복
다~닥! 묵근한 손맛에 채어 올리니
배때기 알록달록한 수컷 갈가리가
허공을 가르며 무지개 수를 놓는다
먼 훗날 그 냇가 빈 농약병들만 난무
맑고맑던 내(川)는 물이 마른 불모지
금강이 고향이라면 잉화달천이 시집
갈가리,빠가사리가 그리워지는 여름
오늘따라 고향산천 뇌(腦)를 스친다
※갈가리 : 피라미의 방언으로. 몸이 진한 천색이며 수컷은 옆구리에 붉은 여러 개의 가로띠 무늬가 있다
명주(明紬)실 : 누에 고치로부터 뽑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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