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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삼, 너삼, 고삼, 그리고 살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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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삼, 너삼, 고삼, 그리고 살충제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0.05.04 15:02
  • 호수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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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순제 제통의원 원장/ 인터넷 식물도감 ‘풀베개’ 운영자
김순제 서울제통의원 원장
김순제 서울제통의원 원장

할미꽃이 살충제로 이용된다는 이야기를 꺼낸 김에 유기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식물 하나를 더 소개하고자 한다.
몇 년 전 작은 아버지들이 아버님을 찾아온 적이 있었다.
아버님은 6남 2녀의 둘째이지만 큰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현재는 맏이 역할을 하고 계서서 그런지 몰라도 80이 넘으신 작은 아버님들이 가끔 아버님을 찾아오시곤 한다.
아버님 형제들이 둘러앉아서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나누는데 언뜻 관심이 있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여름이면 할머니가 느삼을 달여서 제일 비실비실하던 형제부터 먹이셨다고 한다.
얼마나 맛이 쓰던지 안 먹겠다고 반항하다가 안 죽을 만큼 얻어맞았다는 말씀을 하시면 껄껄 웃으시는 형제들의 모습을 보았던 적이 있었다.
지역에 따라서 너삼 또는 능암, 거삼, 느삼 등으로 불리우는 식물의 정식명칭은 고삼이다. 한문으로 苦蔘이라고 쓸 만큼 그 맛이 쓰다. 한마디로 효능은 인삼과 비슷하지만 그 맛이 쓰다는 의미이다.
최근에는 TV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벌칙으로 자주 이용되는 것이 고삼차로 고삼뿌리를 달여서 만든 것이다. 

고삼
고삼

대개의 연예인들이 다 마시지 못하고 뱉어낼 만큼 쓴맛이 강하다. 
그렇게 쓴맛이 강하지만 먹고 나면 혈색이 좋아지는 것이 누가 봐도 몸에 좋은 약재였다고 한다.
문헌을 보면 눈을 맑게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회충구제에 이용되었다고 한다.
현대적인 개념에서 다시 정리하자면 구충제로 이용되었던 한약재이다.
과거에는 회충등의 장내기생충이 많았던 시절이니 먹고 나면 회충 등의 기생충이 죽게 되고 또한 혈색이 좋아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 조상들의 구충제였던 고삼이 요즘에는 유기농 약제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약제의 상당부분이 고삼추출물이다.
고삼을 한약재 달이듯이 10시간 이상 삶거나 주정 등의 에탄올에 3개월 이상 담가서 성분을 추출한 것이다. 
고삼은 얼핏 보면 아카시아나 결명자와 비슷한 형태로 콩과식물이다.
콩하고 비슷한 모양의 미색 꽃이 피고 가을이면 녹두 비슷한 콩깍지가 달린다.
도로가나 산소주변의 양지바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조금은 안타까운 것이 고삼으로 된 약재를 사용하고 고삼뿌리를 달여서 농사를 지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뒷마당에 자라는 고삼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몇 년 전 유기농으로 구기자 재배를 하시는 분이 중국산 고삼을 이용해서 진딧물과 혹응애를 방재했다는 무용담을 펼치시는 분의 집 뒷마당에 고삼이 자라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고삼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었다. 몇몇분은 마을 뒷산의 고삼을 찾아서 알려드렸더니 고삼이라는 이름은 모르지만 소가 먹지 않는 풀로 기억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 소를 먹이기 위해서 풀을 벨때 소가 먹지 않으니 이풀은 베지 말라고 어른들에게 배웠었다고 한다.

최근에 천연농약 원료로 이용되는 바람에 고삼도 품귀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국산은 물론 중국산 고삼뿌리까지 정확히 가격이 두 배로 폭등했다.
머지않아 고삼도 재배해야할 작물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고가의 유기농자재를 구입하기 보다는 뒷산의 고삼을 캐서 진딧물과 담배나방을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풀베개’ 는 청양읍내에 위치한 서울제통의원 김순제 원장이 운영하는 인터넷 식물도감 사이트(www.wildgreen.co.kr)로, 이곳에는 4970여종 4만8000여 장에 달하는 한반도 자생식물과 외래 특산식물의 사진 및 설명 자료가 정리돼 있다. 
이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식물관련 정보 및 자연의 소중한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식물정보제공’의 장이 되고 있으며, 특히 잘 알지 못하는 식물의 경우 질의응답을 통해 각각의 국명과 학명을 확인할 수도 있다.  김순제 원장의 글은 5회에 걸쳐 게재한다. 이번 주에는 두 번째로 ‘느삼, 너삼, 고삼, 그리고 살충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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