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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여중 '지역민의 학교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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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여중 '지역민의 학교로 거듭나야’
  • 복영수
  • 승인 1998.06.12 00:00
  • 호수 2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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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돈 재단합병 이후 20년간 학교운영 방치
청양지역 여학생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는 청신여자중학교가 수년째 교사간 알력과 비리의혹등으로 면학 분위기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
더욱이 이를 해결하고 책임져야 할 학교재단마져 문제들을 방치해와 학교수업에 지장을 주는가하면 학생들이 학교정상화를 호소하면서 서명운동에 나서고 수업거부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와같은 청신여중의 계속되는 갈등에 대해 지역민들은 이번 사태가 학교내부의 문제이기 이전에 지역의 2세 교육에 관한 중대한 지역문제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검찰에 진정서 제출 파문 확산
청신여중의 교직원은 현재 27명으로 서로간 갈등은 이미 수년째 이어오고 있어 교무실에서 상대편 교사와의 대화는 커녕 서로 얼굴 마주치기도 꺼려하며 회식의 자리에서조차 따로따로 앉을 만큼 골이 깊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상대편 교사를 감시하기 위해 카메라나 녹음기를 갖고다니며 서로간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투서를 하거나 학생과 학부모들을 내세우는 일까지 빈발하고 있다는 것.
더욱이 지난 2월에는 일부교사들이 교사채용에 비리가 있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 학교관계자와 교사들이 사법기관에 조사를 받았고 상대교사 등은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과 무고혐의로 맞서겠다는 등 교사간의 갈등이 심화 되고 학사운영에 차질을 빚고있다.

호수돈재단 '먼산 불구경'
현재 청신여중의 학교법인인 대전 호수돈학원은 지난 76년 재단운영권을 인수받은 이후 20년간 학교를 운영해 오고 있다.
최초의 학교재단은 66년도에 청양지역 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태창학원을 설립 운영해 왔으나 재원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대전 호수돈학원과 합병했다.
그러나 호수돈재단에서는 그동안 청신여중에 이렇다 할 재정적 지원이나 관심을 쏟지 않고 학교운영을 방치해 오다시피 했다는 여론이다.
재단운영의 핵심기구인 이사회의 임원 13명 중 청양지역 연고자는 완전이 배제됐으며 법적으로 재단에서 학교에 지원하게 되어있는 전입금 연 2천5백만원 중 30%인 7백50만원 밖에 지불하지 못하는 등 재단으로써의 역할을 다해 오지 못했고 지난 86년에는 학교부지내에 인문고 설립이 가사화 됐었으나 재단측의 반대로 무산되기도했다.
또한 재단내에서도 각종 비리의혹이 제기되어 임기 5년의 이모 이사장은 지난 5월 취임한지 20여일만에 물러났으며 호수돈여고 한모 교장도 사표를 내는 등 재단내부가 끝없는 내홍을 겪어오고 있다.
특히 교사간의 갈등과 일부 교사들의 근무불량이 이어져 왔음에도 교사의 임용과 해임 등 학교운영에 관한 전권을 갖고 있는 재단에서는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채 먼산 불구경 하듯 방치해 와 결과적으로 동료 교사들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들까지 피해를 입게했다는 것이 지역교육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진정한 교육 받고 싶어요.”
교사간의 다툼과 재단의 무관심속에 방치된 청신여중의 갈등은 학생들의 면학분위기를 크게 해침은 물론 수업시간에도 교사들간의 갈등이 공공연히 표출되고 학생들은 이교사 저교사의 뒷얘기와 유언비어에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교사들에 대한 괴문서가 학생들 사이에 나도는 등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아왔다고 학생들은 전하고있다.
이에 지난 5월 30일 학생들은 마침내 학교 정상화를 호소하는 서명운동을 펼쳐 하룻만에 2백50명의 학생이 서명했으나 학교측의 제지로 중단됐고 모 교사에 대한 수업거부가 시도되는 등 학생들의 절박한 심정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학생들의 서명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과거는 모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를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을 원합니다
선생님이 아닌 선생님은 싫습니다. 행동과 말이 일치되지 않는 선생님은 싫습니다.
희생과 봉사로 우리를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들을 우리는 절대로 잃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들의 선생님을 지킬 것 입니다. 자신들의 잘못은 숨기고, 남을 중상모략하는 선생님은 우리의 진정한 스승이 아닙니다.
입시를 앞둔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공부를 거부해 지난해 언니들이 당한 피해를 우리모두 알고있는 사실입니다. 어느쪽이 진정한 스승인가는 학교의 주인인 우리가 판단합니다.
우리는 학교를 사랑합니다그래서 우리는 서명을 받았습니다.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학부모들 더이상 못참겠다
청신여중의 끊이지 않는 불협화음과 재단측의 방관에 대해 학부모와 지역민들은 이제 더이상 못참겠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교사들이 학업지도에는 무관심한채 자신들의 권리주장과 알력싸움에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육성회와 자모회에서는 지난 6월 2일 긴급모임을 갖고 학교측에 강력항의 했고, 5일에는 신임재단이사장을 면담 문제교사와 책임자의 해임, 그리고 우수교사의 영입과 면학분위기 조성 등을 요구했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또한 많은 지역민들은 청신여중의 사태는 학내문제이기 이전에 청양의 2세 교육에 관한 심각한 지역사회 문제라며 학교 총예산 약 8억원 중 재단에서 부담하는 것은 고작 7~8백만원에 불과하면서 학교운영 전권을 행사하고 산적한 문제들을 방치해 온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지역교육의 파괴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재단 지역에서 맡아야 한다
청신여중의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입막음식 미봉책으로는 언제든지 사태가 재연될 수 있으므로 우선 재단에서 교사들간의 갈등치유와 면학혁신을 위해 교직원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재단이사회에 청양지역대표를 참여시켜 지역의 의견을 수용토록 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 되도록 하며 과감한 재정투자를 재단측에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지역의 교육은 지역민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하에 학교재단의 지역에로의 환원이 최선의 길이라는게 한결같은 의견이다.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지역의 미래인 교육문제를 무책임한 외지재단에 맡길 수 없다며 20여년 전의 학교재단을 다시 지역의 품으로 돌려와 지역인사나 출향인사가 지역교육발전을 위해 재단운영을 맡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됐을때 책임운영이 이루어지고 지역 학생들의 학력도 신장시킬 수 있으며 지역의 숙원인 인문고 설립도 또다른 가능성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학교운영비의 대부분이 국고지원이 되고 의무교육이 보편화 되어가는 상황에서 청신여중의 국공립화도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지역민들의 의지를 하나로 집약시켜 지역의 백년 대계를 위해 청신여중이 지역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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