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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계자 여러분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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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계자 여러분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 청양신문
  • 승인 1998.07.17 00:00
  • 호수 2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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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화 청양읍 읍내리, 동양고무상회
오늘따라 왠지 칠팔년전 겪었던 그일이 새롭게 생생히 다시 떠오른다.
어디선가 와장창하며 유리창 깨어지는 소리가, 곤히 잠자던 나를 후다닥 깨웠다.
재빨리 불을 켜고는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아니 이게 왠일일까?
바로 우리 옆집에 불이 난게 아닌가.
“불이야! 불, 불!”
벌겋게 타오르는 불꽃이 우리 옆방 방문짝을 태우고 지붕 추녀로 치솟고 있었다.
허겁지겁 119에 신고를 하고는 “가스통을 잠그라” 소리치고 식구들을 황급히 대피시켰다.
불이난 곳은 바로 우리방과 벽 하나를 사이로한 아래집 방이라 얼마나 마음이 조이는지 온몸이 마구 떨리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들이 수돗물에 호수를 이어 물을 뿜어대는 등 온식구들이 이리뛰고 저리뛰며 정신이 없다.
악마같은 불길이 깜깜한 밤하늘을 마구 헤집으면서 금새라도 집을 송두리채 삼킬 듯한 기세다.
불과 2~3분이나 됐을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내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도착했다. 순간 “이제는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원 두명이 잽싸게 불속으로 뛰어들어 불난 집의 가스통을 잠궜다.
그러나 소방차가 내뿜는 물줄기 사이로 아직도 불길은 마냥 기세좋게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대원들의 동작이 더욱 빨라지면서 소방차에서 폭포수 같은 물줄기가 뿜어졌으며 시뻘건 불길에 기왓장이 ‘탕탕’소리를 내며 깨져 날아가고 뚝방에는 불구경 나온 인파가 몰려들고 있었다.
소방차에서 퍼붓는 물길에 화마도 지쳤는지 잠시후 불길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정신이 좀 들면서 그 추운 겨울 새벽에 총 출동한 50여명의 소방대원들이 한없이 고맙게 여겨졌다.
불길이 치솟는 지붕위로 올라가 민첩한 진화활동을 한 대원들의 투철한 봉사정신이 아니고는 해낼 수 없는 행동이었다.
평소 소방파출소 직원은 물론 의용소방대원들 모두가 불조심에 대한 경각심과 화제 발생시 완벽한 출동태세를 항상 갖추고 있어 대원 부인들도 사이렌 소리만 나면 재빨리 모자와 신발, 장갑 등을 챙겨주는데 5초도 안걸린다고 한다.
“몸조심 하세요”라는 말에 대답할 겨를도 없이 민첩하게 뛰쳐나가는 남편의 하던 일을 대신하는 대원 부인들의 내조 또한 큰 몫을 하며 지역내 대민봉사 활동이 돋보이는 부녀의용소방대 역시 수고가 많다고 한다.
의용소방대처럼 단합 잘되는 단체도 드물다고 들었다.
뒤늦은 인사지만 소방파출소 소장님을 비롯 대원여러분과 의용소방대원 모두의 댁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해 IMF가 없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길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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