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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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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늘’
  • 청양신문
  • 승인 1998.08.21 00:00
  • 호수 2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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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석 (청양군 음식업지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속에서 최근 전국 곳곳에 퍼부은 게릴라성 폭우로 인해 많은 인명과 가옥, 농경지 등이 수해를 당하는 참담한 재난마져 겹쳐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불행한 이 시대의 모든 병폐가 낳은 국제구제금융의 드높은 파고에다 사정태풍, 대량 실업사태의 회오리 등으로 사회 각계층의 불만과 가정의 시름이 높아가는 가운데 온갖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등 지금 우리사회 전체가 피할데 없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듯하다.
국민 개개인의 의식개혁과 근검절약 등 일대 변화가 없이는 이 국난을 타파해 나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듣도 보지도 못한 ‘빅딜’이니 ‘퇴출’, ‘벤처산업’, ‘햇볕정책’, ‘밀레니엄 버그’ 등 생소한 단어들로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같은 혼돈과 착각을 느낄 때가 많다.
여기에다 지역이기주의와 꼭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대결논리, 독선이 판을 치는 무정치의 흑백논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장과 권모술수가 아직도 통용되고 난무하는 듯한 환상에 빠져들게 하는 등 우리는 지금 너무도 시끄럽고 재미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따지고보면 이처럼 사회가 어지럽고 짜증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책임에서 우리 모두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우리는 너나할 것 없이 일시적 충동이나 기분, 타성에 젖은 습관, 주변의 시류에 의해 지배 당하고 저마다의 아집과 틀에 박힌 고정관념으로 독단과 독선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다.
음해, 사술이 판치는 혼란 속에서 하나의 사건이나 현상을 가지고 왈가왈부 말들이 많은 것도 자가당착적 이해와 관념의 차이 때문으로 이로인해 상호불신과 오해만 깊게 할 뿐이다.
작금에 지역의 몇몇 소수인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연루된 사안을 놓고 방송, 신문 등 언론에 청탁해 이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취재 보도케 하는 것으로 만사를 해결하려는 등 전근대적 발상이 만연, 이에 대한 개탄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물론 비리나 탈법을 묵인 내지 방조하는 행위는 근절되고 시정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확실한 근거도 없이 공공기관이나 사기업, 개인 등이 마치 큰 의혹이나 비위가 있는 것처럼 무책임하게 기사화 하거나 시중에 유포시켜 시시비비를 거론케 하는 것은 자칫 지역정서를 헤치고 서로간 갈등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공익과 공정성을 모토로 하는 언론의 사명을 인식한다면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인적, 물적 낭비를 유발시키는 이같은 역기능은 지양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언론이 사사로운 감정이나 반대급부에 유착하지 않고 공명정대하면서도 시의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합리적 기사를 보도해 주길 바라는 것은 비록 나만의 욕심은 아닐 것이다.
특종기사도 좋지만 흘러 넘치고 더 채워야 할 곳,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사업,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일 등에 보다 관심을 할애해 주었으면 한다.
이 암울하고 의기소침한 시국을 헤쳐나갈 ‘빛과 그늘’ 같은, 밝고 신선한 낭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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