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에스파냐 - 고전에서 현대까지,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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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에스파냐 - 고전에서 현대까지, 마드리드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9.08.26 11:24
  • 호수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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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짜릿한 – 여행!

‘세상을 다르게 본다는 건, 조금 더 천천히 걷고 천천히 시선을 옮기는 일이다.’- 김동우

이베리아반도 정중앙, 지하도로가 발달된 지하도시, 에스파냐의 정치와 문화와 예술을 이끄는 수도 마드리아의 밤은 화려합니다. 깊어가는 밤을 잊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노상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십니다. 어슬렁어슬렁 기웃기웃 자취도 없는 밤을 보내고 밝은 햇살에 노출된 첨탑이 아름다운 아침을 맞습니다.

노체 비에하-솔 광장
16세기까지 태양의 모습이 새겨진 중세시대 성문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푸에르타 델 솔’, 태양의 문, ‘솔 광장’입니다. 카를로스3세의 동상이 있는 이 광장은 마드리드의 중심지로써, 주요 도로가 모두 이곳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광장 맞은편에는 시계탑이 있습니다. 매년 12월 31일 자정에 시민들은 솔 광장에 모여 시계종이 한 번씩 울릴 때마다 다 함께 숫자를 외치며 청포도를 한 알씩 먹는 ‘노체 비에하’ 행사가 열립니다. 열두 알의 청포도를 먹으면, 한 해 동안의 액운이 물러간다고 전해집니다.
늘 여행자와 현지인들로 인해 북적이는 이곳은 마드리드시민들에게는 ‘만남의 광장’입니다. 마침 퀴어축제 중이어서 주변의 건물 곳곳에 성소수자를 나타내는 여섯 빛깔의 무지개 깃발이 펄럭입니다.   
 
‘마드로뇨’라 불리는, 나무에 코를 비비고 있는 곰 동상이 있습니다. 곰의 발뒤꿈치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로 인해 청동으로 만든 왼쪽 발뒤꿈치가 금빛으로 반질반질합니다. 옛 지명이 ‘우르사리아(곰의 땅)’였을 정도로, 과거에는 이 지역에 곰이 자주 출몰하기도 하였답니다. 마드리드의 상징물이기도 한 곰 동상은,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축구팀의 공식 엠블럼이기도 합니다.

▲ 프라도미술관

벨라스케스·엘그레코·고야 -프라도 미술관
레이나소피아·티센보르네미사·소로야·산페르난도왕립 미술관 등 문화와 예술이 도시 전체에 퍼져 있습니다. 프라도 미술관 입구에는 <옷을 벗은 마하>를 그려 보수적인 가톨릭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준 ‘프란시스코 고야’의 동상이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5000 점 이상의 그림, 2천 점 이상의 판화, 천 개 이상의 주화와 메달, 2000 점 이상의 장식물과 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종교적인 주제를 그리면서 자연물에 집중하는 세밀하고 정교한 화법인 ‘플랑드르’ 화가 ‘보쉬’의 3쪽 그림 <일락의 낙원>을 봅니다. 낙원에 살던 인간이 현세에는 쾌락의 죄를 짓고 마침내 지옥에서 벌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에덴의 낙원과 실낙원의 인간 세계와 지옥을 그렸습니다. 보는 사람과 사물과의 관계를 불확실하게 그려 복잡함으로 많은 연구작품이었던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그림을 보는 안목은 발달하지 못했어도 마냥 머물고 싶은 곳입니다.
 
 

▲ 마드리드 왕궁

오리엔테 궁전-마드리드 왕궁
지하도로를 건너고 지하주차장을 지나고 ‘라말레스 광장’을 거쳐 왕궁길에 접어듭니다. 에스파냐 국왕의 공식 거처이자 왕실의 상징입니다. 원래는 이슬람의 요새였으며, 몇 차례에 걸쳐 공사를 하였습니다. 13세기부터의 왕실보물과 샹들리에 등 화려한 왕가의 유산이 2,800여 개의 방에 가득합니다. 그 중 50여 개의 방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알폰소12세가 왕비를 위해 만든 드레스룸을 보니, 개꿈 속에서라도 왕비가 되고 싶어집니다.
왕궁 마당 끝에는 바로크양식의 회색건물 ‘알무데나 대성당’이 있습니다. 에스파냐 국토 회복 운동 당시 아랍어로 ‘알무데나’라고 부르는 성벽에서 성모상이 발견돼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지하실에 모셔져 있는 16세기경의 알무데나 성모상을 보려고 땡볕 밑에 관광객들이 길게 줄 서 있습니다.         
 
다리난간, 도로가의 벽, 담벼락 등에 형형색색의 거리미술벽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기괴하기도 하고 형이상학적이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합니다. 
‘자연과 벨라스케스와 렘브란트’를 스승으로 여겼던 ‘고야’의 고향 ‘사라고사’입니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이 창밖으로 에스파냐의 넓은 지역을 둘러 볼, 주둥이가 뾰족한 오리너구리처럼 생긴 AVE 국유철도가 소리 없이 들어오고 나가는 거대한 기차역과 연결된, 기차만큼이나 길고 긴 숙소에 <옷을 입은 마하>그림이 걸려있습니다.

톱니 모양의 산-몬세라트
푸른 하늘과 맞닿은 울퉁불퉁한 웅장한 바위산은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노란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 나무 그늘에 앉아 있다가 세 모자 순례자를 만났습니다. 온통 땀범벅의 벌건 얼굴로 헐떡거리며 활짝 웃습니다. 어린 두 아들이 이 높은 곳까지 걸어왔다는 기쁨으로 엄마는 이방인에게 아이들을 자랑합니다. ‘하이파이브!’
‘산타 마리아 몬세라트 수도원’은 기독교 4대 성지로 손꼽혀 순례자들이 많습니다. 에스파냐에서 가장 숭배하는 성상, 카탈루냐의 수호성인 마리아를 나무에 조각한 검은 성모마리아 ‘라 모레네타’가 모셔져 있습니다.     
 
끝과 시작-두근두근 
아르간오일과 발사믹식초와 까바와인, 그리고 하몽(도토리만 먹는 이베리아종 흑돼지의 뒷넓적다리를 소금에 절여 동굴과 같은 그늘에서 1년 정도 건조·숙성시켜 만든 생햄), 에스프레소, 플라멩코를 추던 무희와 붉고 노란 주름치마,… 맛과 향과 하얘진 무대가 떠오릅니다.
    
오후 2시를 전후해 모든 일과를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시에스타’, 외지인이든 국적이 다른 사람이든 상관없이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테이블문화 ‘소브레메사’ 가 있는 곳, 사람을 사람답게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나라, 순간순간까지도 최고로 즐기는 낭만주의자들의 나라, 유럽에서 가장 인종차별이 없다는 에스파냐와 대서양을 닮은 코발트블루의 타일과 빵의 나라 포르투갈. 두근두근 시작된 여행이 또 다른 두근거림으로 오래 남을 듯, 남았습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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