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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아이 키우기 좋은 마을 만들기, 육아 품앗이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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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아이 키우기 좋은 마을 만들기, 육아 품앗이③
  • 이동연 기자
  • 승인 2019.08.20 11:20
  • 호수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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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천안공동육아나눔터
▲ 주민센터 내에 위치한 천안시 불당 2호점 공동육아 나눔터 입구.

아이들이 공동체 생활을 할 연령이 되면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것이다. 맞벌이 가정, 핵가족이 늘어나면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육아를 지역사회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기관·단체·주민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
여성가족부 사업인 공동육아나눔터는 가정 내 부모, 조부모가 홀로 아이를 돌보며 겪는 이른바 ‘독박육아’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소통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는 우리 옛 풍습인 ‘품앗이’를 모티브로 삼아 운영되고 있으며, ‘육아가 행복한 아이 키우기 좋은 마을 만들기’의 대표적인 형태로 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공동 육아’를 통해 부모 대부분이 겪는 육아의 고충을 해결하고 나아가 아이 키우기 좋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동육아협동조합’도 지역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에 청양신문은 전국 시군 단위 공동육아나눔터와 육아돌봄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기관 등 다양한 형태의 운영현황을 파악하고, 지역 내 지차체 육아돌봄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구)청양여자정보고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편집자 말>

[글 싣는 순서]
1. 해와 달 사회적협동조합, 함께 키우며 협동을 배운다
2. 학교와 마을이 함께 만드는 교육공동체, 마마후

3. 품앗이 지역사랑방 , 천안공동육아나눔터
4. 서로 돕고 의지하는 육아, 완주 숟가락 놀이터
5. 행복한 마을공동체, 대구 남구청 우리 마을교육 나눔

▲ 쌍용동 공동육아나눔터에서 진행된 여름방학 동화미술 프로그램.

지역 사랑방, 공동육아나눔터
핵가족화로 인한 육아부담을 해소시키고 지역중심의 자녀양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공동육아나눔터가 지역 곳곳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여성가족부 지침에 따른 육아 및 가족 관련 지역 네트워크 공간으로 미취학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다른 가족과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자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이는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이 모여 육아를 품앗이하고 육아 물품과 정보를 교류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자녀에게는 지역 또래를 만나는 놀이의 장으로 여러 세대가 함께 이용하는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수행한다. 부모가 같은 지역 이웃끼리 육아라는 공통된 고민을 가지고 공동체를 형성해 독박 육아에서 벗어나 열린 육아의 세계로 들어서는 곳이기도 하다. 자녀양육 돌봄 공백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
또한 양육자가 상주하며 자녀를 직접 돌보고 교육함으로써 사교육비 절감과 부모-자녀간의 믿음를 키우고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처럼 공동육아나눔터는 자녀들이 육체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자발적 나눔 문화 확산,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네트워킹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시설은 육아 스트레스와 독박육아 부담을 덜고 육아정보를 공유하는 열린 공간으로 영유아부터 12세 이하의 자녀를 키우는 주민이면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 백석LH나눔터 1층 햇살마루(오른쪽), 지하1층 노리마루 모습.

품앗이 지원과 지역맞춤 서비스
천안시건강가정지원센터와 함께하는 자녀 돌봄 품앗이는 현재 15그룹, 72가정이 소속돼 지역리더 양성교육, 나들이, 동아리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29일에는 천안시태조산청소년수련관에서 ‘품앗이 올망졸망 가족운동회’를 개최, 천안시 공동육아 ‘자녀돌봄 품앗이’ 가족이 참여해 신나는 놀이시간을 보냈다. 
품앗이 유형별 그룹 활동 운영과 품앗이 리더 양성교육도 지원된다. 종류는 등하교 동행, 체험활동, 놀이, 학습, 예체능 취미활동, 육아나눔, 부모교육 등으로 다양하다.
‘도담누리’ 사업도 한 몫을 담당한다. 이 사업은 놀이 활동 신청 가정에 파견돼 집에서 손쉽게 자녀와 함께 놀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자연스레 육아공동체를 형성하고 전문가 양성을 통해 사회활동 기회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천안시는 지역별 수요를 파악해 천안시와 서대문구 맞춤 운영이 이뤄져 호응이 높다.
천안시내는 30~40대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족단위가 많은 특성을 파악해, 아파트 주민공동시설 등을 활용해 9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6개소가 아파트 주민커뮤니티센터 내에 위치. 이는 일시 돌봄이 필요할 때 자녀 돌봄 서비스 제공, 이웃 간 나눔 문화 실천을 위한 지역리더 강화 프로그램 운영, 부모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대문구는 방학 중 맞벌이 가구가 많은 지역으로 방학 중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인성 및 사회성발달교육과 체험활동이 주를 이룬다. 이는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것은 물론, 양육비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도 내고 있다.

▲ 천안시 백석LH나눔터 개소식에서 진행된 마술 공연.

주민 수요에 의한 공급
천안시는 천안건강가정지원센터 위탁운영으로 2008년 센터 내 1호점을 내고 주민 수요에 의해 공급하다보니 현재 총 11개의 공동육아나눔터가 개소됐다. 전국에서 최고 많은 수를 운영 중이다. 세분화된 돌봄서비스 제공에 힘쓰고 있다.
이 가운데 백석LH점 공동육아나눔터는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등 젊은 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제공하는 ‘행복주택’ 내 설치됐다.
나눔터 건물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대전충남본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20년간 무상사용하며 전체면적은 306㎡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다.
나눔터 설치비로 도비 3억500만 원, 시비 7억 원 등 총 10억500만 원이 투입됐으며 아동도서관, 프로그램실, 소모임실, 쉼터 등으로 구성됐다.

주민자치적 돌봄시스템 운영
천안시공동육아나눔터는 지킴이(자원봉사자)가 상주하는 상시(오전10시~오후6시) 공동육아나눔터와 도서관 등 공간협업을 통한 비상시로 운영된다.
지킴이는 공동육아 품앗이 회원을 대상으로 양육자,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선발된다. 운영은 지역주민·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주민자치적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사는 공개모집한다.
프로그램으로는 다독상, 종이접기, 신나는 과학교실, 전통놀이, 도서관에서 만나는 미술관, 유아책놀이, 창의블록놀이, 클레이 아트 등이 있으며, 활발한 활동으로 입소문이 퍼져 출산 장려, 양육 친화적 사회를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성공적인 공동육아제도와 마을공동체를 정착시키고 주민자치적 돌봄 환경 조성으로 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지로 각광받고 있다.
앞으로 천안시는 이웃 간 자녀 돌봄 품앗이, 일시 돌봄, 육아상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양육 관련 정보 나눔, 부모교육 및 자기개발 프로그램 교육에 주력할 계획이다.

민·관·이용자들의 목소리 들어야
지난해 8월 21일 성환초등학교와의 업무협약을 체결, 전국 최초 초등학교 내 공동육아나눔터를 개소하면서 천안시는 재학생 가정 돌봄 공백 해소와 양육 친화적 지역 환경 조성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아이들을 함께 돌볼 수 있는 궁극적 목적인 ‘돌봄’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닫고 교육부와 여가부가 프로그램을 협업하면서다. 이는 초등 돌봄을 확대하고 사회적 돌봄을 통해 민관이 손잡고 ‘아이키우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처음시작은 어려웠다. 시는 돌봄 유휴공간으로 학교가 최적지라고 판단, 학교에 문을 두드렸지만 학교측은 안전·책임 소재 여부로 거절했다. 하지만 가정지원센터의 노력으로 다문화자녀 대상 심리·독서 치료 등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 그 영향력을 인정받아 점차 프로그램수를 늘려갔고 마침내 전국 최초로 초등학교 내 돌봄공간을 확보했다. 
서문영 천안시건강가정지원센터 공동육아팀장은 “교육부, 여가부 그리고 지자체의 관심과 적극성 그리고 의지가 서로 맞아야 한다”며 “돌봄에 대한 공통적인 입장과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 서로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도 센터를 이용하는 예비초등학생과 저학년 학부모 등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중요하고 이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자유로움이 보장돼야 돌봄 공백 해소라는 민관과의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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