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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농군, 2040 희망을 일구다…정산면 덕성2리 장헌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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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농군, 2040 희망을 일구다…정산면 덕성2리 장헌식 씨
  • 김홍영 기자
  • 승인 2019.04.22 14:26
  • 호수 129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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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7월은 도라지꽃 피는 계절
▲ 청양에서 최초로 슈퍼도라지를 키우는 장헌식 씨가 올해 첫 수확을 했다.

보약이 될 것 같은 4월의 햇볕이 내리쬐던 날, 정산면 덕성2리 너븐달 장헌식(49) 씨의 슈퍼도라지 밭에서 수확이 한창이다. 고향인 청양에서 최초로 슈퍼도라지를 심고 인생 2막을 희망차게 일구고 있는 젊은농군, 장 씨의 농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슈퍼도라지를 아세요?
올 봄 첫 수확을 했다. 4년 전 가을 장헌식 씨는 아버지가 남긴 땅에 슈퍼도라지를 심었다. 그 길이가 70~80cm로 일반 도라지보다 네 배 가까이 크며 무게는 700~800g이나 된다. 약성이 뛰어나면서 성장이 빨라 각광받는 신품종이다. 그런데 도라지를 밭에서 캐는 것이 아니라 흙이 담긴 비닐 포터에서 캔다.
헌식 씨는 농업기술센터의 지원 사업으로 슈퍼도라지를 심게 됐고, 조기 수확을 위해 비닐 포터 방식으로 농사를 지었다. 슈퍼도라지는 포터 위에 검정 비닐을 덮고, 비닐 안에 호스로 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키운다. 비닐 포터에 심어 잡초 뽑는 일이 줄어들었지만 다른 품이 많이 들어갔다. 도라지를 정식할 때 커다란 비닐에 흙을 일일이 채워야 하고, 그 높이가 무릎 위까지 올라오기 때문에 수확하기도 쉽지 않다.

“도라지가 크다 보니 수확하는 것도 어렵네요. 원하는 크기가 나오긴 했는데 많이 고사 됐어요. 배운대로 했는데 수확을 한 해 먼저 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헌식 씨는 길게 뻗은 도라지 뿌리에 남은 흙을 털어 내며 첫 결실이 아쉽다는 표정이다. 약 1천 여 제곱미터에 1300여 개의 도라지 모종을 심었는데 ‘반타작’밖에 못했다. 그래도 배운 게 있으니 그것이면 됐다라고 스스로를 격려한다. 반 이상이 고사 된 이유를 알게 된 것이 어디인가 싶어서다.
“지난 해 가뭄이 너무 심했고, 겨울에 흙을 채우다 보니 흙이 덩어리가 져서 뿌리가 잘 내리지 못해 뇌두부터 썩어 들어갔어요.”
그는 올 가을 도라지 정식 때는 밭에 두둑을 쌓아 심는 방법으로 바꾸려고 한다. 지지대를 세워서 차광막을 씌우고, 와사토를 넣어 물 빠짐이 잘되게 하는 등 머릿속에 다음 농사를 그리고 있다.

도라지 효능 부각, 가공 제품 ‘인기’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도라지의 효능이 부각되면서 장 씨네 도라지는 효자 작목이 됐다. 수확한 도라지는 생물로, 가공한 도라지 즙으로, 반 건조 제품 등 그의 밭에서 나는 모든 도라지는 100%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간다.
“귀촌하면서 무슨 작물을 지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앞으로 공해가 심해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기관지에 좋은 도라지, 비염에 좋은 작두콩을 심어보자고 생각했죠. 또 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받다보니 평소 생각과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습니다. 청양의 청정한 환경이 약용작물을 재배하면 괜찮다고 여깁니다.”

도라지를 키우자는 생각으로 기운 것은 도라지 꽃 때문이다. 7월이면 보랏빛으로 피는 도라지꽃이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유채꽃 단지가 있어 수많은 뭍사람들이 제주도를 찾듯이 덕성리를 도라지꽃 마을로 알리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마을길 사업으로 일반 도라지를 마을 입구부터 너븐달 쉼터가 있는 곳까지 박스 화단을 만들어 도라지를 심은 지 어느새 3년이 됐다. 마을 주민들이 흔쾌히 그의 뜻에 함께 해 힘을 보태고 있다. 앞으로 덕성리가 도라지꽃 마을로 소문나기를 확신하고 있다는 그는 밭으로의 정식을 준비 중에 있다.
“앞으로 꿈이 도라지꽃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에요. 도라지를 직접 캐는 도라지 체험장도 함께요. 생산 뿐 아니라 가공해서 유통까지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40대 젊은 이장, 마을 일 앞장
덕성리에서 태어난 장 씨는 2013년 5월 귀촌했다. 26년 만의 귀향이다. 대전에서 자영업을 했던 그는 결혼 후 둘째아이까지 낳고, 고향에 와서 낳은 딸이 이제 다섯 살이 됐다. 
귀촌 첫해 500여 제곱미터에 감자를 심어서 손에 쥔 돈이 백만 원도 안됐다. 겨우내 칡을 캐서 즙으로 판매해 소득을 올릴 때였다. 3년 전부터 고추, 밤, 서리태, 작두콩 등을 밭에 심으면서 좀 나아지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도라지 즙으로 가공 판매를 했다. 농사지은 지 만 6년 만에 고추와 서리태는 같은 면적 대비 평균 소득이 높아 ‘농사꾼’이라는 말을 해도 쑥스럽지 않을 만큼 자신이 생겼다는 헌식 씨, 이제 도시의 웬만한 봉급쟁이 연봉의 소득을 올리게 됐다.

“도시에서 사는 것보다 일단 마음이 편해요. 열심히 땀 흘린 만큼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농사짓는것이 연봉보다 적다고 여기지 않아요. 열심히 하면 그 이상이 될 수 있지요.”
정산면 귀농귀촌협의회 총무를 맡고 있는 그는 회원들에게 “농사는 몸으로 하는 것이 많다. 소득은 규칙적이지 않고, 몇 년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소가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듯이 다가갈 수밖에 없다”며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을 한다.
마을에서 40대 젊은이는 새마을지도자와 헌식 씨 단 두 명. 그동안 일꾼 한명 얻지 않고 아내와 둘이 농사짓는 부지런한 농사꾼이었는데 올부터는 마을 이장도 맡았다. “부지런하시네요?” 질문에 “동네 분들이 모두 부모님 같아요. 젊은 사람이 가서 도와드려야지요”라며 헌식 씨는 도라지꽃 같은 환한 웃음으로 답한다. 도라지 꽃 피는 덕성리의 7월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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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범 2019-04-24 07:01:39
장헌식님은 내 오랜 고햠친구입니다.
어려서부터 성심이 착하고 부지런했지요.
항상 어려운 친구와 이웃을 잘 도와주었지요.
지금도 고향에서 부지런하게 일하면서도
바쁜 이장일도 잘하고 있는
내 친구 헌식이가 자랑스럽습니다.

박재홍 2019-04-23 13:31:20
장헌식이장님
응원합니다
늘 화이팅입니다.
주민들에게 좋은이장님으로...
장헌식이장님 좋은일많이하시고
수고많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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