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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읽고 쓸 수 있어 정말 좋아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9.04.15 10:34
  • 호수 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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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곡1리 어른들, 한글교육 열기 뜨거워

정산면 백곡1리 노인회관에 학구열에 불탄 70~9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한방 가득히 모였다. 조송현 문해교사의 열정적이면서도 차분한 지도에 따라 한글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학습에 임한 어른들은 고된 농사일을 하다 나와 팔다리는 물론 몸 여기저기 쑤시고 아팠지만 2시간 수업을 거뜬히 해내고 있다. 이를 본 주민들은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청양군은 군민 문명퇴치 일환으로 찾아가는 초롱불 문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 10개 시범마을로 시작됐으며, 올해도 50개 학습장에 500여 명의 학습자가 참여하고 있다.
백곡1리 노인회관에는 9명의 학습자들이 모여 공부를 하고 있다. 1년 전부터로, 비록 좁은 공간이지만 아홉 개의 책상과 의자가 있고 노익장을 과시하는 학생들이 한글공부와 그림 색칠 등 수업을 하고 있다. 소 그림만 보고도 새끼를 언제 낳아 젖을 얼마동안 먹였는지 감을 이야기하는 등 어른들은 즐겁게 수업에 임하고 있다.

조송현 교육사는 “그림치유 수업은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면서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치유 받는 유익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자가 찾은 이날 어른들은 조 교육사로부터 화재 대처 방법과 예방, 신고 방법을 배우는 시간도 가졌다. 8명의 사상자를 낸 고시원 화재기사를 예로 들면서 불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도 들었으며, 이에 학습자들은 정신 차리고 불조심하며 살아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습자들은 글을 배우기전과 후 달라진 점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글을 배우기 전에는 눈뜬장님처럼 답답했는데 이제는 집에 고지서가 나와도 읽을 수 있고 은행출입도 두렵지 않아 살만 하다”고 소감을 말하면서 주름진 얼굴에 환한 웃음꽃을 피웠다.
또 “아직은 서툴지만 문자 일기도 써보고 공부한 책이나 노트를 손주들에게 보여주면 잘 하셨다”고 칭찬도 듣는다고 덧붙였다.
박병례(84) 할머니는 “배움의 길을 열어주신 군수님과 사랑과 진심을 다해 가르쳐주시는 선생님께 감사하다”며 “앞으로 계속공부해서 대학도 가고 싶다”고 목표와 포부를 밝히셨다
<김순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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