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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젊은 농군⑦…전남 곡성군 샛터농장 김요순 씨
“문화가 접목된 사과 테마농장 만들고 싶다”
[1260호] 2018년 08월 20일 (월) 10:28:25 김홍영 기자 khy@cynews.co.kr
   
▲ 풋풋한 사과가 싱싱하게 열린 농장에서 만난 2세 농업인 김요순 씨.

농사꾼은 점차 고령화되고 있으며, 농촌에서 젊은이 보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농촌이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땅을 지키는 젊은 농군들이 늘고 있어 농촌의 미래에 희망이 되고 있다.
이른바 2040, 나이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젊은 농군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청양신문은 농촌의 발전적인 미래와 희망을 모색하기 위해 ‘2040 젊은 농군, 희망을 일구다’를 주제로 한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취재 대상은 농업의 6차 산업화, 소비자 중심의 작물 생산, 고품질을 위한 신기술 도입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농가들이다. 총 13회에 걸쳐 군내의 농가 9곳과 타 지역의 농가 사례를 싣는다. 또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해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강소농 프로젝트 농가를 찾아봄으로써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일곱 번째 젊은 농군은 사과를 재배하는 전남 곡성군 샛터농장 김요순 씨다. 
  <편집자 말>

아버지 농장 이어받은 2세 농업인
김요순(42) 씨의 사과농장이 자리한 전남 곡성군 옥과면 소룡리 일대는 사과나무 대단지다. 그가 태어난 직후인 1978년 야산이었던 일대가 사과밭으로 개간됐다. 그의 부친은 그 때부터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사과농사를 지었고, 요순 씨도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인 지난 2005년, 스물여덟부터 사과를 키우는 2세 농업인이 됐다.
농업인이 되기까지 그는 우회도로로 돌아 돌아왔다. 고교 졸업 후 전자회사에 약 2년 동안 다니다가 대학에 들어가 환경 관련 공부를 했다. 이후 다시 한국농업대학 과수학과에 들어갔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과 농사를 짓기 위해서다.
“아버지가 30년 동안 터전을 만들어 놓으셨으니 과수학과에 들어가서 배우고, 조금 방향을 바꾸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부모님도 평생 일구신 과수원을 아들에게 물려줄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여기셨고요.”

농장을 이어받아 사과를 키우며 살겠다는 아들이 기특했지만 한편으론 농촌에 묶어놓는 것은 아닌지 내심 안쓰러움도 있으셨다고 한다. 현재 아들이 농사를 잘 짓고 사는 모습이 좋으신지 어머니가 에둘러서 하는 말이다.
요순 씨, 결정할 때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이후 젊은 농업인답게 자신의 생각을 주저없이 펼쳐갔다.
“학교를 다니다보니 사과 농사도 하기에 따라서 비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농업을 생산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경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농업 환경이 변했으니 ‘농사만 잘 지으면 된다’는 생각도 바꾸어야 한다고 봤다. 그가 세운 목표는 ‘도시인들이 찾아오는 농촌을 만들자’ 이다.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것이다.
요순 씨의 사과농장 규모는 1만 여 제곱미터. 한 때는 지금의 두 배가 넘는 정도까지 규모가 컸다. 그는 면적을 줄인 대신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을 택했다.
목표를 세우니 갈 길이 바빴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경영개선을 시도하고자 하는 의욕이 절로 생겼다. 이를 위해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열심히 참가했다. 경영과 마케팅 교육을 받으면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농가의 경영 방식도 변화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셋이 농촌의 여유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농장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마을에서 젊은 농부는 할 일이 많다
요순 씨, 농사짓겠다고 마음먹고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농장을 운영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그로부터 13년의 시간이 지나갔다. 돌이켜보니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할 일이 너무 많았다.
“1세대의 농업 방식에서 벗어나 2세대로서의 미래를 세우다보니 몸으로 바쁘기도 하고, 마음으로도 변화가 많았던 시기였어요. 사과 재배하는 일이야 아버지께서 30년 경험을 전해주시니 어려운 점은 별로 없었어요. 물론 지금도 아버지 어머니가 더 농사를 잘 지으시지만 품질 좋은 결실을 맺고자하는 열정도 있었습니다. 특히 사과 농사보다 사과를 잘 파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10년을 보냈습니다.”
2008년부터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직거래 판매를 시작했다. 더불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무언가 해보겠다 여기고 제대로 해보려니 일이 끝도 없이 펼쳐졌다.

“무슨 사업을 하려고 해도 그렇고 혼자 무슨 일을 하려고 하니 한계가 있더라고요.  마을에서 같이 사과농사 짓는 어른들과 힘을 합쳐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이 마을에서 제일 젊거든요. 할 일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는 솔선수범하여 소룡마을영농조합을 만들었다. 마을 기업 사업에 공모하여 가공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업비를 지원 받았다. 사과를 이용한 잼과 즙을 만들 수 있는 가공시설이 들어섰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제품을 100%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을 차원에서 가능해졌다.
사과를 수확하는 계절에 농장을 방문해 사과 따기 체험을 하거나 농촌직거래 활성화 일환으로 도시 소비자 가족을 초청하는 팜파티를 열기도 했다.
2012년, 샛터농장은 ‘스타 팜’농장으로 선정된 이름난 농장이다. 선진기술 도입과 열의를 바탕으로 농업경쟁력 제고에 앞장서고, GAP(우수관리인증) 농업실천 방법이 다른 농가의 모범이 되며 대량 소비처와 직거래가 가능한 일정 규모의 농장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아버지와 요순 씨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이제는 또 시간이 흘러 사과농장에서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여느 과수농가에서도 진행하는 일반화된 프로그램이 됐다. 체험하면 사과 따기에 치중돼 있는데 이제는 한 단계 업그레드 해 직접 사과로 빵을 만들거나 요리를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년 지나오니 이제 앞으로 10년은 어떻게 보낼 것인가로 고민이 많다.
“농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체험이나 가공제품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농장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 수확철 요순 씨 농장에는 사과따기 체험을 온 학생들로 북적인다.

농업 환경의 변화에 대응 고민
과수는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부담이 많은 분야다. 넓은 땅이 있어야 하고, 수확을 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대부분 사과농사는 선대를 이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보면 요순 씨, 참 다행스럽다고 여긴다. 그만큼 양 어깨의 무게감도 많다고 털어놓는다.
“농촌에 적응하랴, 판로 개척하랴 정신없이 달려오다 이제 좀 알 것 같다, 숨 좀 돌리자 하니 처음 제가 농사를 짓기 시작할 때와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깁니다.”
기온의 변화도 사과를 재배하는 과수 농가의 어려움이다. 30 년 전에 비해 온도가 높아졌다. 김씨네 농장이 위치한 사과단지 일대는 옥과 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과실 농사가 잘되던 땅이었다. 지대는 높지 앉았지만 황토 땅으로 비옥해서 전라도에서 사과하면 장성이 유명하지만 틈새시장으로 옥과 사과도 그에 못지않게 알아주었다. 기온 상승으로 사과 재배 한계선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사과 농장들이 강원도 쪽으로 옮겨가고 현재 소룡리 사과 재배 면적도 점점 줄어가고 있다.
이제 사과를 재배하는 것만으로는 사과 농장 존립의 위기감이 피부로 전해왔다. 그래서 그는 사과농장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한다.
요순 씨가 느끼는 생각은 비단 자신만의 일은 아닐 터, 어떤 이는 현재에 머물기도 하지만 그는 농촌의 농가들이 처한 현실을 외면하며 가고 싶지는 않단다.
“농사를 짓는 것만 신경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는 한 가지만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님을 점점 절실히 알게 되죠.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할 수 밖에 없어요.”
고령화된 농촌에서 요순 씨 같은 젊은 농군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적정 규모 가족 노동력으로 운영
요순 씨는 재배 면적을 늘려 많은 노동력이 들어가는 것보다 적정규모를 가족의 노동력으로 농사를 짓는 농장을 꾸려가려고 한다.
“아버지가 농사를 짓던 시대와는 많이 달라졌지요. 부모님은 있는 땅을 왜 놀리느냐고 성화십니다. 아버지는 순수한 농사꾼이십니다. 농사를 대규모로 많이 짓는 것보다는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찾아 봐야죠.”요순 씨가 바라보는 미래 농촌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농사짓는 농촌의 환경은 점점 어려움이 늘어나고, 소비자는 한정돼 있다. 사과가 맛있다는 것만으로는 고객을 영원히 잡아둘 수는 없다. 우리농장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자.’ 그가 생각하는 것은 테마형 사과농장이다. 체험은 물론 농장을 하나의 관광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아이들이 농장을 방문해 농장에서 즐길 수 있는 시설, 함께 온 부모가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사과농장을 매개로 도시인들이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농촌의 여유와 문화를 즐기는 매개체로 사과농장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그는 또 다른 10년의 출발선에 서 있다. 자신조차도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미래에의 꿈을 위해서다. 지금까지 변화해가는 농촌의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그의 행보를 보면 앞으로 시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가 짐작이 간다. 그가 구상한 사과농장에서 섬진강의 넉넉함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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