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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의 민속자원과 그 숨결 '등잔(燈盞)과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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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의 민속자원과 그 숨결 '등잔(燈盞)과 초’
  • 청양신문
  • 승인 1999.02.12 00:00
  • 호수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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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일 청양문화원장
등잔은 삼국시대에 이미 널리 쓰인 것으로 보인다.
백제 무령왕능(6세기 초엽)에서 발견된 등잔을 비롯해 토기로 여러가지 꾸밈을 하여 만든 등잔들도 많이 발견된바 있다.
등잔에 쓰이는 기름으로는 목화씨에서 빼낸 명씨기름이나 들기름, 콩기름, 아주까리기름, 오동나무열매기름, 물고기기름, 참기름, 동백기름을 쓰기도 했다.
초는 고려시대에 중국에서 전해져 조선시대 말까지 주로 상류가정에서 쓰여왔다.
밀납으로 만든 초가 가장 좋은 것이다.
값이 비싸 쇠기름이나 돼지기름으로 만든 초도 써왔다.
쇠기름, 돼지기름으로 만든 초는 냄새가 역겨웠으나 가난한 집에서는 혼례식이나 제사 때 없는 돈으로 이것이나마 마련할 수 있었음을 다행스럽게 여겨왔던 것이다.
그러나 왕가나 사대부 집안에서는 혼례식 때는 몸통에 돌아가며 용트림을 조각하고 채색을 한 용촉이나 밀납에 화려한 물을 드리고 모란을 조각한 화촉등이 최고급 초를 써 위세를 자랑했다고 한다.
초롱은 뚜껑에 심지를 꽂는 장치가 마련된 등기구로 조선시대말 석유가 들어오면서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등잔이나 호롱은 등잔대나 호롱 받침대에 놓거나 걸어서 쓰고 초는 촛대나 등롱에 꽂아서 썼다.
등잔대나 호롱받침은 유기나 도자기로 만든 고급품도 있지만 일반 가정이나 시골집의 나무로 깍아 만든 등잔대라도 밑바탕과 기둥, 등잔이나 호롱을 얹은 받침에다 간단한 칼질로나마 꾸밈새를 새겨놓아 그것을 쓰던 사람의 너그러움과 여유있는 성품을 그대로 드러내 놓은 것처럼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촛대는 주로 쇠붙이로 만든 것이며 등잔이나 호롱받침에 비해 모양이나 꾸밈이 훨씬 사치스럽고 다양하다.
가정용 촛대는 화선이 붙어있어 높낮이와 방향을 조정해서 촛불의 밝기를 조정하게 되었다.
화선은 원형, 다각형 또는 나비모양의 얇은 판으로 만들어 졌으며 이 앞면에 은입사로 길상무늬를 놓기도 했다.
기둥이 구슬을 꿴 것 같이 용트림한 와료촛대는 의식용으로 쓰이던 것으로 지금도 절에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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