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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폈지만 암술 죽어 수확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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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폈지만 암술 죽어 수확 못한다
  • 이관용 기자
  • 승인 2018.04.16 13:30
  • 호수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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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밭 냉해피해 심각…농업인들 한숨 깊어
   
▲ 이훈구 망월산배작목반장이 냉해피해를 입은 배꽃을 살펴보고 있다. 배꽃은 활짝 폈지만, 암술이 냉해로 죽어 과실을 맺지 못한다.

군내 배 밭 대부분이 이상 저온현상에 따른 냉해피해를 입어 올해 농사를 망쳤다며 농업인들이 한숨을 쉬고 있다.
이같은 피해는 배꽃이 활짝 피는 개화시기에 발생해 피해를 키웠고, 가을철 수확을 기대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 유독 배나무에 대한 냉해피해가 큰 것은 다른 과실수에 비해 개화시기가 빠르고 저온에 약해서다.

지역 배재배농가에 따르면 이달 초 이틀 동안 비가 내린 뒤 지난 7일과 8일 새벽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내려가 추위에 약한 배나무가 냉해를 입었다는 것. 이 때문에 배꽃의 암술은 검은 색을 띤 채 고사했고, 꽃봉오리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얼어 죽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3월 중순경 한낮의 기온이 영상 20도를 넘어 봄날처럼 포근했던 것도 냉해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따뜻한 날씨로 인해 평년보다 배꽃이 피는 시기가 4~7일정도 앞당겨 졌고, 이로 인해 이상기온에 따른 저온피해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장평면 구룡리 전경환 씨는 “배 농사를 23년간 짓고 있는데 이번처럼 냉해피해가 심각한 적은 없었다”며 “지난 8일 오전 5시 30분경에 배 밭에 나가 온도를 재보니 영하 5도였고, 피해가 크겠구나 생각했는데 재배면적 7600㎡ 중 대부분이 암술이 죽어 수확을 하지 못할 정도”라고 망연자실 했다.
비봉면 양사2리에서 배 농사를 짓고 있는 이태재 이장은 “비봉은 장평지역과 온도 차이가 있어 배꽃이 피는 시기가 달랐는데, 올해는 청양 모든 지역이 비슷한 시기에 배꽃이 폈다. 그래서 군내 전 지역에 냉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훈구 장평면 망월산배작목반장은 “배 밭에 가보면 배꽃이 활짝 펴 아름답게 보이지만, 암술이 죽은 꽃이라 배가 열리지 않는다. 올 수확은 기대할 수 없어, 매년 이뤄졌던 해외수출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허탈해 했다.
이 반장은 또 “농가들이 풍수해보험에 가입했다면 일정부분 피해보상을 받겠지만, 만약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농가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과실을 맺지 않으나 내년 농사를 위해 줄기 웃자람과 토양관리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청양군농업기술센터 남윤우 소득작물담당은 “냉해피해가 전국에서 발생했고 군도 농가피해를 조사 중”이라며 “농가는 인공수분 시기를 늦춰 수분수정 효과를 높이고 병해충예방과 과원관리를 철저히 해 내년 농사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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