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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서 인문학(人文學)의 향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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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서 인문학(人文學)의 향기를...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8.03.19 14:39
  • 호수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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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비봉면 관산리
▲ 김영희/ 비봉면 관산리

대한민국 사회가 출렁출렁 흔들리고 있습니다. 연일 터지는 충격적인 소식에 도리어 사람들은 무감각해지고 재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도덕이 땅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입니다. 도대체 ‘예’(禮)라는 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면 오로지 ‘나’ 하나만을 위한 삶들입니다. 오로지 나를 위한 삶을 자신감, 자존감으로 포장해서 인간다움을 잊어버린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후한서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모야무지자호(暮夜無知者乎)? 천지지지 아지자지(天知地知 我知子知), ‘어두운 밤이라 보이지 않는다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알지 않은가’라는 말입니다.
후한 때 양진이라는 청백리가 있었지요.
양진이 동래라는 고을의 태수로 부임하던 차에 창읍이라는 곳에서 하룻밤을 묵게 됩니다.
그날 밤 창읍의 수령인 왕밀이 찾아와 품속에서 금 열근을 꺼내 양진에게 내밉니다.
양진이 왕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옛 친구는 자네를 아는데, 자네는 어찌 옛 친구를 모르는가?”
자네는 뇌물을 줄 사람이 아니요, 나 또한 받을 사람이 아니라는 질책이지요.
그러자 왕밀이 “깜깜한 밤중이라 누가 알겠습니까?”(모야무지자호)라고 말합니다.
그때 양진이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자네가 아는데 어찌 아는 이가 없다하나?”(천지지지 아지자지, 하위무지자?)라고 말하니, 왕밀은 부끄러워하며 물러납니다.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모른다고 할지언정 자신의 양심만은 아는 것이지요. 악한 일을 하면 숨을 데가 없는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도덕을 잃어버린 사회에서 그나마 몇몇이라도 ‘인간이 살아갈 이유’를 찾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는 방증이겠지요.
여기 청양이라는 작은 도시에서도 사람답게 살아갈 길을 찾는 ‘도반’(道伴)들이 있습니다. 근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름다운 글의 향기에 취해 묵묵히 공부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저희들에게 재능을 기부해 주시는 스승님 덕분이지요.

스승님께서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것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의 사명으로 생각하셨기에 묵묵히 5년이라는 시간을 아낌없이 내어주셨던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문이고 품격이지요.
이제 청양도서관에서 새롭게 동양고전강의(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청양도서관(943-4147)으로 문의하시기 바라며, 인간답고 품격 있는 삶을 추구하는 청양 군민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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