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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빛’ 새로운 세상을 밝히다 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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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빛’ 새로운 세상을 밝히다 ⑪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7.10.23 15:38
  • 호수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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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의 성인문해교육 자랑해도 된다
▲ 전은경 ㈔한국문해교육협회장

청양군은 2008년부터 ‘찾아가는 초롱불 성인문해교육’(한글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글교육을 통해 한글을 알지 못했던 어른들의 자신감 회복과 소외감을 해소하고, 특히 배움으로 인해 좀 더 활기 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이렇게 시작된 한글교육이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한글교육은 많은 비문해자들을 기쁘게 했고, 새로운 세상 밝은 빛을 선사했다.
이름 석 자는 물론 버스도 혼자 타기 꺼려했던 할머니들을 시인으로 만들었고, 백일장·시화전·편지쓰기 등 다양한 대회에 출전해 우수한 성적을 올리게도 했다.
이에 청양군은 더 한껏 힘을 내 ‘한글 모르는 사람 없는 청양’을 만들어 간다는 계획 아래, 2016년부터 ‘문맹률 제로화 해’에 도전, 올해도 계속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서도 우수사례로 손꼽히고 있는 청양의 문해교육을 포함 전국의 우수 학습장을 둘러봤다. 문해교육을 통해 새 삶을 얻고, 밝은 눈으로 건강하게 100세를 살아갈 수 있게 됐다는 군내 학습자들과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문해교육사들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전은경 한국문해교육협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이하 교육협회)

서울대 교수 주축으로 설립
전은경 회장이 이끄는 한국문해교육협회는 문해 및 기초교육의 연구와 지원, 관련 자료개발 및 보급을 주 목적으로 1989년 설립됐다. 야학 교사로 활동했던 서울대 교수들 주축이었다.
“설립 후 한동안 활동이 뜸했었어요. 교수들이 십시일반 후원해 운영했는데 한계가 있었죠. 그러다 시간이 흘러 지자체들이 문해교육을 직접 운영하거나 민간이 운영하는 문해교육기관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시나브로 다시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특히 2007년 말 개정이 이뤄진 평생교육교육법에서 문해교육이 평생교육의 중요한 영역으로 설정되자 문해교육을 통한 학력화가 가능해지고 또 재정적 지원토대가 마련되면서 더욱 활성화됐죠.”

성인문해교육 ‘청양 엄지척’
전은경 회장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평생교육·청소년학과 교수로도 재직중이다. 평생교육과에는 문해교육 과목이 개설돼 있고, 청양의 문해교육사 중 몇몇은 자신의 발전은 물론 어른들에게 좀 더 많은 가르침을 주기 위해 이곳에 입학해 공부를 마쳤다. 또 몇몇은 현재 공부를 하고 있다.
“청양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0년부터예요. 문해교육사 양성과정을 운영하면서죠. 이후 청양군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매년 왔던 것 같아요. 2012년도에는 ‘청양문해교육평가 활성화방안’을 주제로 한 연구도 진행해 발표했었습니다. 성인문해교실 운영 5년째를 맞아 그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보다 발전적인 운영방안 제시를 위한 연구였죠. 이후 현재까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그는 전국에서 성인문해교육을 잘 운영하는 곳을 고르라면 우선 청양과 거창을 뽑는다고 말한다. 농촌형이면서 직영하는 방식인 두곳은 누구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군의 적극적인 지원, 문해교육사들의 열정, 학습자들의 배우겠다는 의지가 모여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전국 지자체 중 약 70%에서만 성인문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는 시작도 하지 않았고, 차후 계획도 없단다. 70% 중에서도 청양의 성인문해교육은 ‘단연 우수하다’고 말한다. 다른 지역보다 빨리 시작했고, 적극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평생교육을 6대 영역으로 분류하는데 이중 제1영역이 기초 문해교육입니다. 평생교육에서 가장 우선 접근하는 기초능력이죠. 이것을 알아야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청양이 잘 운영하는 것이고, 덕분에 2016년 이석화 군수께서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으신 것입니다. 지자체장이 상을 받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것이었거든요.”

또 하나의 직업군 된 문해교육사 
전 교수는 문해교육이 활발해지면서 지역마다 여성 일자리가 늘었다고도 설명한다. 지자체 1곳당 20~30명의 문해교육사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해교사가 하나의 직업군이 됐어요. 그렇다보니 양성교육을 받는 분들도 많아졌죠. 앞으로 더 이상 새로운 문해학습자들은 나오지 않을거예요. 젊은층에서는 비문해자가 거의 없으니까요. 때문에 반문해 정도의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합니다. 그러려면 지금보다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일선 교육사들께서 그런 역할들을 많이 해 주셔야 할 것 같아요.”

그는 미국에서는 건강문해가 유행이라고 전한다. 치매 환자의 20%가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보고도 전했다. 뇌를 사용하지 않으면 치매에 걸린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교육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해교육사 프로그램내에 치매와 우울증완화 관련 내용을 넣어 활용해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저희들이 개발해 나가야죠.”
전은경 교수는 마지막으로 청양의 성인문해교육은 최고 중의 최고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는 자랑할 때가 됐다고도 전한다.
“성인문해교육은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도 없죠. 성인문해교육으로 특히 농촌 어른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이 기획기사는 2017년 충청남도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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