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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없는 고추축제 ‘외지 고객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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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없는 고추축제 ‘외지 고객 원성’
  • 이존구 기자
  • 승인 2017.09.18 10:05
  • 호수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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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가격보다 저렴해 조기 품귀현상

“고추축제를 한다고 해서 왔는데 막상 사갈 고추가 없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외지 고객을 우롱하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한다.”
제18회 청양고추·구기자축제 기간에 고추를 구입하지 못한 외지 고객들의 원성이 높았다. 반면 축제추진위원회는 농가로부터 수매한 물량을 모두 소화하는 것을 넘어 지난해보다 40%가량 높은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런 현상과 관련 지역 주민들은 판매가격을 현실에 맞게 책정하고, 재고물량도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축제를 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에 앞서 농가로부터 고추 3800포(1포 6㎏)를 수매했다. 지난해 4000포 중 3000포를 축제기간에 판매하고, 나머지를 ㈜이비가푸드에 넘긴 것에 견줘 충분한 판매물량이라고 전망했다.
판매가격도 청양장날 시세와 인근지역, 전국 동향 등 전반적인 시세와 생산현장 분위기 등을 고려해 건고추(600g 기준) 특품 1만6000원, 상품 1만2500원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축제가 열리면서 예상 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축제 첫날인 지난 8일 지역농협 고추판매장에서는 오전 10시 30분경부터 고추를 팔지 않았다. 한 사람에 10포, 20포 제한을 두지 않고 판매하다 보니 금세 하루 치 물량이 소진된 것이다.
전날 고추시장에서 상품 1만5000원 정도로 시세가 형성됨에 따라 축제장 고추 구매로 사람들이 몰린다는 것을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다. 결국 각 농협은 궁여지책으로 농가 추가수매에 매달렸다.
축제위원회와 농협은 둘째 날부터 신분증 검사 후 고추를 판매했다. 지역주민들에게 고추를 팔지 않기 위해서다. 또 한 사람에 1포씩만 판매한 뒤 고춧가루 구매로 유도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번 축제의 또 다른 문제는 판매량 부족에서 비롯된 원성이 지역주민들에게 돌려졌다는 점. 축제에 앞서 축제추진위원회나 지역농협 누구도 ‘청양군민에게는 고추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지하지 않았는데, 축제장에서 고추를 샀다는 이유만으로 주민들이 볼멘소리를 감당해야 했다.
이밖에 청양군은 구매자를 대상으로 청양사랑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뭇매를 맞았다. 군은 당초 고추 1포(6kg)를 구매하는 사람에게 1만 원짜리 청양사랑상품권을 되돌려주기로 했지만, 물량부족사태가 벌어진 뒤부터 지급을 취소했다. 이는 농·특산물 판매장의 매출감소에도 영향을 끼쳤다.

한편, 이번 축제기간에 판매된 청양고추는 청양농협 2698포(3억4255만5000원), 정산농협 1019포(1억2913만5000원), 화성농협 1100포(1억3943만5000원), 고추가공공장 고춧가루 789포(9862만5000원) 등 모두 7억975만 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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