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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사진첩…오스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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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사진첩…오스트리아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17.07.17 15:21
  • 호수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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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멈춤, 동화 속을 걷는 느낌! ② …오스트리아

국경 사이사이의 휴게소 역시 화장실 입구에서 돈을 받지만, 대신 휴게소안의 물건을 사면 영수증만큼 할인을 해줍니다. 계산대에는 던들(꼭 끼는 조끼와 개더스커트로 된 오스트리아 농민풍의 여성복)을 입은 오스트리아 여성이 무뚝뚝하게 계산을 합니다. 도시 곳곳에서 부딪치는 이 모습으로 오스트리아인들의 가슴 속에는 과거가 고이 간직된 듯 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통을 중요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며 사고가 유연하고 합리적인, 공중도덕을 잘 지키고 저축을 많이 하며, 경제권은 어머니가 갖는 다민족국가인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를 향해 가는 길은 잘 생긴 자작나무와 구름과 넓은 밀밭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 잘츠부르크 명물 '소금'

잘츠부르크 
신이 사랑한 모차르트의 고향, 소금의 도시입니다.
알프스산에 둘러싸여 있는 작고 조용한 이 마을은 원래 바다 속이었으나, 지구의 융기로 솟아오르며 소금광산이 되었으며, 이곳에 소금을 채취하러 온 사람들이 모여 도시를 이루었습니다.
신시가 중심에 들어서니 ‘사운드오브뮤직 투어버스’가 있습니다. 마을 곳곳이 영화 촬영지였음을 그대로 보여주네요.
금방이라도 ‘도레미송’이 들릴 듯한 미라벨정원에 들어서자 붉고 환한 정원이 쫙 펼쳐집니다. 17세기 바로크양식으로 만든 정원에는 대리석 조각물과 만발한 꽃, 그리스신화를 묘사한 중앙분수가 보입니다.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에서 마리아와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던 곳이랍니다.  
 
창문이 아름다운 희고 밝은 건물들이 빽빽한 구시가 중심의 번화가 게트라이데 거리에는 상점마다 그 업종을 상징하는 문양의 간판이 걸려 눈길을 끕니다.  중세시대 문맹자를 배려한 전통방식의 간판문화가 이어져오고 있는 것으로, 개성만점의 간판 또한 이 거리의 격을 한층 높입니다.
의미 있는 간판들을 생각하며 걷다 보면, 거리 중간쯤 노란 6층 건물에 오스트리아의 국기가 길게 늘어져 펄럭거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차르트생가로 17살까지 살았던 곳이랍니다.
 

▲ 레지던츠궁전

신·구 레지던츠궁전에 둘러싸여 있는 레지던츠광장의 신레지던츠 종탑에서는 하루 3번의 종이 울립니다. 35개의 크고 작은 종들이 모차르트의 춤곡을 연주한다고 하는데,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다가 놓치고 말았습니다.
종탑을 지나 믿음‧소망‧사랑을 의미하는 3개의 청동대문이 있는 대성당은 6천개의 파이프로 만든 파이프오르간이 유명합니다. 시에서 주는 예술활동비를 지원받고 궁전모퉁이에서 연주를 하는 예술가의 무표정한 모습도 보입니다.

▲ 모차르트쿠겔른 초콜릿

1705년에 오픈하여 모차르트가 단골로 다녔다는 카페 토마셀리앞에서 카페 안을 들여다봅니다. 300년이 넘은 말끔한 커피집, 커피 보다 애플파이가 더 유명하다고 하네요.
다크초콜릿을 동그랗게 만들어 캐러멜과 아몬드 등으로 겹겹이 싸 은박지와 금박지로 알알이 포장을 한 모차르트쿠겔초콜릿. 물론 포장지에는 귀여운 모습의 모차르트 초상화가 그려있습니다. 금박포장이 비쌀 듯하였으나 오히려 은박포장이 0.5유로 정도 비싸네요. 모차르트의 구역에 왔으니 당연히 맛을 보아야겠습니다. 
 

▲ 모차르트생가

견고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반짝이는 조명과 요염한 여인이 그려진 액자가 있던 식당에서 가늘고 긴 잔에 생맥주를 가득 채워 마시고는, 은은한 석양빛에 물든 이 도시의 전경을 보기위해 언덕 위에 우뚝 솟은 호엔잘츠부르크성에 오릅니다. 멀리 미라벨정원도 보일듯하여 고개를 쭉 빼보기도 합니다.
모차르트, 모차르트, 온통 모차르트의 도시 잘츠부르크에 점점 검푸른빛이 물들고, 어둠속으로 은빛 잘자흐강이 길을 밝힙니다.       
 
 

▲ 잘츠캄머구트

잘츠캄머구트
‘사운드오브뮤직’의 촬영지로 더 유명해진,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도시, 빙하가 녹아 만들어낸 호수와 점점이 흩어져있는 전원마을이 어우러져 비경을 이루었습니다. 숨을 듯, 보여줄 듯, 문득문득 나타나는 마을과 병풍같이 둘러쳐진 산, 풍덩 물속으로 빠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옥색호수, 빗방울이 호수에 떨어지자 볼프강호수의 유람선에서 보는 마을은 움직이는 한 폭의 그림입니다.    
호숫가에 지어진 작은 길겐마을에는 모차르트의 외갓댁이 있었습니다.

▲ 할슈타트

다흐슈타인산에 낀 구름과 물안개가 올라오는 할슈타트호수가 있는, 잘츠캄머구트의 진주라 불리는 할슈타트는 요정들이 살아가는 마을 같습니다. 발코니마다 장식해 놓은 꽃들과 화사한 색감의 건물들, 이슬만 먹어야 살 수 있을 것 같은 마을로 이리보고 저리보아도 어찌나 예쁜지, 가랑비 내리는 아침을 꼭 한 번쯤은 맞이하고 싶은 마을, 정말 동화속의 마을입니다.
 
비엔나
헝가리에서 비엔나로 오는 길은 바람, 바람, 바람, 풍력발전기가 국경을 넘어가고 있는 것을 알려줍니다.
상큼한 햇와인으로 비엔나는 우리를 반겼습니다.
프로이트가 검은 가방을 메고 다니며 심리학을 공부했던 그 유명한 빈 대학, 히틀러가 3번씩이나 미술대에 원서를 넣었다 떨어진 학교를 차창을 통해 보면서, 만약에 미대에 합격하여 히틀러가 미술을 공부했다면 역사는 바뀌었을까 문득 궁금했습니다.
    

▲ 요한스트라우스 동상

시립공원의 아침은 금옷을 입고 선 채로 바이올린을 켜는 요한스트라우스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연주라도 하는 듯 경쾌합니다. 음악을 하지 못하도록 채찍을 휘두른 아버지가 이 곡을 들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을 하면서, 줄 세공 발코니장식으로 부를 나타냈다는 중세 건물 속을 비엔나의 귀족이 되어 걸어봅니다
최대의 번화가인 케른트너거리는 옛날의 합스부르크가의 빛나던 시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연두와 노랑과 희고 검푸른색이 조화된 삼각형 문양의 지붕 타일이 눈부신 슈테판성당을 목 빠지게 올려봅니다. 겉모습만큼이나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다운 이 성당에서 모차르트는 화려한 결혼식과 초라한 장례식을 치르기도 하였습니다.
   
지혜의 여신 아테네가 수호하고 있는 하얀 건물인 국회의사당과, 1869년에 세워지며 개장기념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가 공연된 옥색으로 지붕을 칠한 국립오페라극장도 스쳐갑니다.
금빛 월계수관을 엎어놓은 하얀 건물이 유난히 눈길을 끕니다. 황금색의 마술사 클림트가 결성한 예술학파인 제체시온(분리파)건물이라 합니다. 지하에는 클림트의 ‘베토벤프리즈’ 벽화가 있어 관광객의 발길을 끈답니다. 월계수잎과 같은 색의 글자가 선명합니다. ‘모든 시대에는 그 시대의 예술을, 예술에는 예술에의 자유를’이라는 뜻이랍니다.

앞면과 뒷면이 똑같은 합스부르크왕가의 여름궁전인 쉔부른궁전은 궁전주인인 마리아 테레지아의 우아하고 여성적인 취향을 반영하여 지어졌으며, 그가 가장 좋아했던 짙은 황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아름다운 분수’를 뜻하며 넓고 아름다운 정원과 화려한 인테리어로 유명합니다. 1441개의 방 중 45개를 개방하고 있는데, 천장에 그려진 화려한 그림과 큼지막한 샹들리에를 보자 입이 쩍 벌어집니다.
그림으로 장식된 여러 방 중 거울의 방에는 6살의 모차르트가 마리아 테레지아 앞에서 연주를 하는 그림이 있어, 그 부분만 확대경을 붙여놓기도 하였습니다.
볼수록 매력적인 비엔나.
케른트너거리의 노천카페에서 마신 멜랑게커피(블랙에 뜨거운 우유를 섞은 커피) 역시 깊고 푸른 도나우강만큼이나 맛이 풍부하였습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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