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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목면 지곡리 권만수·임정자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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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목면 지곡리 권만수·임정자 부부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6.12.26 10:51
  • 호수 11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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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라는 칭찬 너무 쑥스러워요
▲ 양파밭에서 함께한 권만수·임정자 씨 부부.

오늘은 목면 지곡리 권만수(55·충남공업사)·임정자(53) 씨 부부를 소개한다. 이들은 일은 물론 주변 이웃들을 위한 나눔에 열심인 사람들이다. 덕분에 기부천사로도 소문이 나 있다.
 
공부보다 기계 다루는 것 좋아
이들은 각각 7남매, 8남매 중 막내로 부여가 고향이며, 결혼 6년 만인 1987년 목면으로 이사를 왔다. 당시 정산에서 공업사를 하던 둘째 형 소개였다. 이후 권씨도 공업사를 열었고, 농기계수리를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어릴 때 아버지께서 대장간을 하셨어요. 특히 전 아버지 영향을 받아 기계 다루는 것을 좋아했고, 학교졸업 후 일을 도우며 화물차 운전 등을 하다 청양으로 이사를 왔죠.”
일찍 결혼했고 생활도 넉넉지 않았던 부부는 1500만원 빚을 내 청양으로 와 농기계수리점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도로사정이 좋지 않았고 집집마다 농기계도 많아 수리점은 호황이었다. 때문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1992년 권씨는 농지은행에서 7억 원을 대출해 논 60마지기를 구입했다.
“생활이 안정될 때 쯤 일을 벌였고, 모두 미쳤다 했죠. 초보농사꾼이 아무리 20년 상환이라도 큰돈을 얻어 땅을 샀으니까요. 이후 미친 듯이 일하면서 빚을 갚았고, 2000년도에 마무리 한 것 같아요. 이후 농사 규모를 더 늘리며 진 빚은 아직 남았고요.”
그는 당시 자녀 2명이 대학을 다닐 때여서 더욱 어려웠단다. 부인과 싸움도 많이 했단다. 그럼에도 빚을 내 땅을 산 것은 후회하지 않았고, 모두 갚은 후에도 규모를 계속 늘려 나갔다. 덕분에 현재는 본인 소유 70여 마지기와 임대 등 모두 1000여 마지기에서 농사를 짓는 대농이 돼 있다.
“대농이어야 살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때문에 농기계 값도 많이 들었죠. 농기계에만 10억여 원은 투자된 것 같네요. 그러니 빚도 줄었다 늘었다 할 수 밖에요.”

많지 않아도 나눌 수 있어 행복
빚으로 논을 사고 또 이를 갚기 위해 정말 쉼 없이 일했다는 이들. 물론 아직도 빚은 남아있지만, 이들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나눔 실천에도 적극적이었다. 2000년도부터다.
“청양으로 올 때 생활이 어려웠어요. 이사 올 때도 아무것도 없는 빈손이었고, 일찍 결혼했는데 아이들 분유 값은 물론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였죠. 이후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했고, 조금씩 형편이 나아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려울 때를 돌아보면서 조금씩이라도 나누자 생각했고, 해를 걸러 가며 장학금으로 또는 쌀로 드렸습니다.”
이들은 올 추수 후 쌀 60포를, 11월에는 면내 불우이웃과 마을회관에 100포(1000kg)를 기탁했다. 이 같은 선행은 매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쌀값 하락으로 많게는 한해에 1억5000여 만 원의 손해를 입었을 때도, 나누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쌀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항상 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확 떨어질 줄은 몰랐죠. 정말 농민들 힘 빠지는 일입니다. 하지만 쌀값이 떨어졌다고 해서 매년 하던 것을 중지할 수는 없죠. 저희들이 조금 덜 먹는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해 나가려고 합니다. 아내도 같은 생각입니다. 아이들 모두 출가했고, 저희 부부 요양원 갈 비용만 있으면 된다는 마음으로요.”

대규모 양파단지 조성 꿈
이들은 쌀농사에 더해 지난해부터는 양파농사에 도전했다. 3만3000여 제곱미터로 시작했으며, 올해는 8만여 제곱미터에 심어, 내년 6월에 수확을 앞두고 있다.
“쌀값이 계속 하락세고, 그래서 대체 작목으로 양파, 마늘 등에 눈을 돌렸어요. 지난해 목면 지역 8명과 양파작목반도 구성했고, 정산까지 넓혀 대규모단지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벼농사에만 매진하던 이들은 쌀값 하락에도 경영비는 증가하자 저비용으로 할 수 있는 대체작목을 찾았고, 양파, 마늘, 보리 등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부농의 꿈을 이뤄 가고 있다.
부부 모두 정말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그런 중에 권씨의 부인 임씨는 지난해부터 마을 이장도 맡아 홀몸노인들을 가족처럼 보살피고, 주민들의 불편사항들을 챙기고 있다. 그는 남편이 이제는 몸 좀 챙겨가며 생활해 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더 나누지 못해 오히려 죄송하다는 부지런한 권만수 씨와 열심히 내조하면서 마을 일도 찬찬히 챙기고 있는 부인 임정자 씨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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