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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장평면 미당리 손혜경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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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장평면 미당리 손혜경 씨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6.10.17 11:37
  • 호수 11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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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긍정적인 마음에서 시작되지요”

오늘 소개할 이웃은 손혜경(여·57·장평면 미당리) 씨다. 그는 하루에 적게는 2시간, 많아도 5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는다. 시간을 쪼개 일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단다. 기자를 만난 날 역시 그는 방울토마토 순을 따는 작업으로 바쁜 모습이었다.

“수입 많은데도 빚이 늘더라”
그는 경남 사천시 삼천포가 고향으로 27살 때 홍성군 광천이 고향인 남편 이성춘(57) 씨와 결혼했다. 1년 후 함께 장평면 미당리로 이사를 왔고, 지금까지 거의 쉬는 날 없이 바쁘게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서울에서 전화교환원을 했었어요. 그때 함께 자취하던 친구 애인이 광천에 살았고, 친구와 함께 놀러 갔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했죠. 당시 남편은 부모님과 살면서, 소를 키우고 농사도 짓고 있었습니다.”
장평으로 이사 온 후 손씨는 6년여 양품점을 운영했다. 남편은 염소와 개 등 가축을 기르며 건강원을 운영했다. 열심히 일한 만큼 수입도 많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빚이 계속 늘었다. 
“큰시누이가 이곳에 살아서 이사를 왔고, 초창기에는 돈을 각자 관리했었어요. 저야 양품점이니 목돈을 만질 일이 거의 없었지만 남편은 항상 뭉칫돈을 가지고 다녔죠. 그러다 남편이 허튼 곳에 손을 댔고, 그렇다보니 수입은 많은데 빚이 늘더군요. 술도 많이 마셨고, 특히 남편은 마음에 맞는 친구가 있으면 지갑을 통째로 내주는 성격이어서 제가 정말 어려웠죠.”
설상가상 어려움을 겪을 때 기르던 개와 염소를 도둑맞기도 했다. 외출한 사이 도둑이 차를 이용해 대량으로 실어간 것이다. 결국 이들은 남은 개와 염소를 처분하고, 대신 한우 사육과 농사로 종목을 바꿨다. 한우는 10마리부터 시작했다. 20여 년 전이었다.

묵묵히 일하며 가정의 중심 잡아
손씨는 참 무던한 사람이다. 긍정적이고 생활력도 강하다. 남편의 방황은 이후로도 한참동안 계속됐지만,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일하며 가정을 이끌어 나간 것이다. 특히 바닷가가 고향인 탓에 서툰 농사였지만, 억척스럽게 배우며 지금까지 왔다.
“처음엔 하우스 8동을 얻어 고추·멜론·수박을 심었죠. 노지도 5000여 제곱미터 정도 얻어 고추, 배추를 심었고요. 몸으로 하는 일은 다 했어요. 하루에 2~3시간씩 자면서 일했죠. 그렇게 지내다보니 남편이 변하더군요. 일도 열심히 하고 표현을 못하는 사람이 참아줘서 고맙다는 말도 하고요.”
결혼 후 남편에게서 고맙다는 말을 듣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20여 년, 참 오래 걸렸다. 서운할 만도 했지만, 그는 더 늦지 않게 생활인으로 돌아와 준 남편에게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이들은 한눈팔지 않고 더 열심히 일했다. 고추는 조금만 남기고 방울토마토로 작목을 바꿔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2년 전부터는 5600여 제곱미터 규모의 하우스에 왕대추를 심어 관리하고 있다. 20여 년 전 구입한 소 10마리는 조금씩 늘어 70여 마리로 불었다.

“가족과 지역 위해 더 열심히”
손씨는 지난해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했다.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잠도 충분하지 못해서다. 이후 수면시간을 늘렸다. 그래도 5시간 이상은 자지 않는다.
“벌려놓은 것이 많아서 앞으로도 바쁠 거예요. 하지만 건강 챙겨가며 하려고 합니다. 또 그동안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감사인사를 전하고, 저희도 베풀면서 살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어요.” 
요즘도 이들은 새벽 4~5시면 기상해 아침을 먹고 바로 일터로 나간다. 가능한 일꾼 없이 일을 하려는 마음에서다.
“매년 두 차례 방울토마토를 수확해요. 2~3월, 9~12월이죠. 왕대추는 추석 전후 시작해 10월말까지, 얼마 전부터 포도를 조금 시작했고, 소까지 키워야하니 잔일이 많아요. 하지만 계속 열심히 해야 합니다. 영농자금 대출이 남았고, 일만 하니 집도 엉망이어서 집을 지으려면 저축도 해야 하니까요.”
예전보다 일거리가 많아졌다는 손씨. 하지만 힘들지 않단다. 남편과 함께 여서다. 손씨는 또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많은 어려움에도 구김 없이 잘 성장해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그동안에도 저는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잘 될 거야 하면서 지냈죠. 앞으로도 부자보다 행복해 지기 위해 긍정적으로 생활할 것입니다. 남편과 약속했어요. 빚도 갚고, 소 100마리 되면 경로잔치 한 번 열자고요.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손혜경 씨와 이성춘 씨 사이에는 아름(30)·다운(28)·나라(26) 양 등 세 딸이 있다. 이들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경쟁하듯 부모의 건강을 챙기는 효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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