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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면 임상호 씨, 3대가 함께 청양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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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면 임상호 씨, 3대가 함께 청양 정착
  • 이관용 기자
  • 승인 2016.07.25 16:40
  • 호수 11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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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생활 접고 행복 찾아 귀농했어요”
▲ 왼쪽부터 아들 임정현 씨, 며느리 신수영 씨, 부인 조은순 씨, 임상호 씨

“30여 년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삶의 여유를 느끼지 못했고 뒤를 돌아볼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만 했지요. 뭐가 그리 바빴는지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갖지 못했고요. 칠순이 넘어 귀농을 결심했을 때 주위의 만류도 많았지만, 가족의 응원으로 결심을 굳히게 됐습니다.”
임상호(71) 씨는 지난해 3월 오랜 도시생활을 접고 화성면 수정리에 정착했다. 그뿐만 아니라 부인 조은순 씨(69), 장남 임정현 씨(46)와 며느리 신수영 씨(46), 손주 3명 등 3대가 함께 이사했다.

임상호 씨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기도 안양시에서 정현 씨와 30년 동안 과일가게를 운영했다. 사업 초창기 과일가게가 크게 번창했으나, 주위에 대형마트가 생기고 인터넷 등 다양한 구매수단이 나타나면서 경영이 어려워졌다.

적잖은 나이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던 청양을 선택한 데에는 아들의 역할이 컸다. 두 부자가 밤낮으로 일을 해도 좀처럼 가게 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아들 정현 씨는 아버지에게 조심스레 귀농의사를 타진했고, 임씨가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다. 청양 선택의 이유는 맑고 깨끗한 환경과 높은 일교차, 농사에 알맞은 일조량과 양질의 토양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상호 씨가 먼저 청양에 내려왔다. 그는 친환경 농사기법을 배우는 등 청양생활에 적응하면서 과수원 부지를 물색했다. 그가 과수원을 선택한 배경에는 고향 안동에서의 농사경험과 과일가게 운영, 그리고 유통과정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
그는 과수원 부지를 매입한 후 과실수 재배에 알맞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개간공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토목설계 1억여 원, 묘목 구입과 주변정비 8억 원 등 엄청난 돈이 들어갔다. 전 재산을 처분했는데도 예산이 크게 부족했다. 아들 정현 씨도 안양 집 등을 팔아 과수원 조성사업에 보탰다.

그리고 올 1월 정현 씨 역시 부인과 자녀를 데리고 청양으로 이사했다.
두 부자는 3만3000㎡ 규모의 과수원에 2년생 사과나무 1650주와 복숭아, 자두, 감, 밤 등 유실수 100여 주를 심었다. 또 사과나무 사이사이에 수박을 심고, 자투리 공간에 고구마,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했다.
친환경 농사를 짓기 위해 토양오염이 없는 유기질비료를 사용하는 등 농장관리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또 과수원 주위에 쉼터를 마련하고 도시민과 학생들의 농촌체험활동에도 대비하고 있다.

특히 두 부자는 귀농 생각이 있는 도시 지인들에게 아름다운 청양을 알리는 일에 나서고 있다. 두 부자의 청양 홍보와 소개를 받고 한 가정이 농장 인근에 삶의 터전을 잡기도 했다.
임상호 씨는 “도시의 삭막한 생활에서 벗어나 청양에서 살아보니 이제는 마치 고향인 것처럼 포근하고 행복하다. 처음 산을 개간해 과수원을 만들면서 비용도 비용이었지만, 낯설음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었다”며 “40년을 함께한 아내와 가족이 있어 든든했고, 특히 마을주민과 화성장로교회 김원모 목사님을 비롯한 여러 신도들의 도움이 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비록 농장규모는 작지만, 여기에서 삶의 여유를 찾고 가족들과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기대했다.

아들 정현 씨는 “아이들 셋이 초·중·고에 다니고 있어 교육문제 때문에 귀농을 망설이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뜻에 따라주어서 다행”이라며 “아직은 과수원에 부족한 것이 많고 정비가 더 필요하다. 최선을 다해 도시민에게 휴식과 체험공간을 제공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직거래 등 유통을 개선해 농촌의 희망이 되는 농장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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