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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생 프로젝트-오래된 풍경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다 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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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생 프로젝트-오래된 풍경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다 ②-2
  • 이진수 기자
  • 승인 2016.07.04 10:36
  • 호수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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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의 역사가 만들어낸 관광자원 ‘서당’

현 정부 들어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도시재생사업(지역재생사업)이다.
이 사업은 산업구조의 변화 및 신도시·신시가지 위주의 도시 확장 여파에 따라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있는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창출함으로써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과거의 부흥기를 되살리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이 사업은 쇠퇴하고 낙후된 구도시를 대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물리적 정비와 함께 사회적, 경제적 재활성화를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청양군도 지난 2015년부터 사업비 39억 2700만 원이 투입되는 ‘청양읍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2기 균형발전사업 일환으로 구도심 활성화를 도모하는 이 사업은 1970년대 당시의 풍경을 바탕으로 생태하천 복원, 소공원 조성, 도로정비, 주차장 설치 등을 통해 새 관광자원으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이 청양군의 기대대로 새로운 관광자원 및 생활환경 개선의 첨병이 되고 지역의 활기찬 미래를 견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이렇다 할 소통이나 논의 과정 없이 추진되는 측면이 있어 주민영역의 협조와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낼지 분명하지 않다.
이 때문에 청양신문은 청양읍 도시재생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도출하는 방법으로 국내 및 국외 취재를 기획했다. 기획취재의 주 제목은 ‘지역재생 프로젝트 - 오래된 풍경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다’이다.

[글 싣는 순서]
1. 청양읍 도시재생사업 추진
2. 도시재생사업의 국외 사례
  1) 중국 강남지방의 수향 ‘주장’
  2) 중국 강남지방의 수향 ‘서당’
  3) 중국 강남지방의 수향 ‘주가각’
3. 도시재생사업의 국내 사례
4. 청양읍 도시재생사업의 방향

▲ 서당의 특색인 낭붕. 낭붕은 비가림시설이면서 차양시설이기도 하다.
‘미션 임파서블 3’의 촬영지 서당
중국 절강성에 있는 서당의 역사는 약 1000년에 이른다. 동쪽으로 상해, 서쪽으로 항주, 북쪽으로 소주 등 인근에 중국 동남지역의 유명 관광지가 밀집돼 있다. 오래 전부터 경치가 아름답기로 손꼽혀 온 곳이기도 하면서, 톰 크루즈 주연의 블록버스터 영화 ‘미션 임파서블 3편’이 촬영되고,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다녀간 이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서당은 다른 수향에 비해 상업화의 손길이 덜 미친 탓에 조용하고 한가롭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운하 또한 주장에 비해 넓으며, 수향 본연의 모습을 잘 보전해오고 있다. 또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순박함과 친절함을 느낄 수 있어 마음이 푸근해진다.
서당은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와 월나라의 교역이 이루어진 곳이며, 송나라 때에 이르러 제법 규모를 갖춘 마을로 성장했고, 원과 명나라를 거치면서 농업과 어업 외에 질 좋은 비단 생산지로 명성을 얻었다.
서당은 이렇다 할 외침을 받지 않은 탓에 1000년 전부터 명나라 때까지의 도시계획이나 건물의 보존상태가 좋다. 근·현대 시멘트 문화의 침입도 없어 건축학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비가림 시설 ‘낭붕’과 돌다리
서당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학적 특색은 ‘낭붕(廊棚·랑펑)’이다. 낭붕은 비를 피할 수 있는 일종의 비가림 시설이면서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는 차양시설이다. 식당이나 주점 등 상가 주인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건물의 처마를 연장해 통로를 씌운 낭붕을 설치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서당에는 약 1km 남짓 되는 낭붕이 보존돼 있고, 미션 임파서블 3편 마지막 장면에서 톰 크루즈가 휴대폰을 들고 달려가는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 낭붕을 부르는 다른 말로 ‘연우장랑(烟雨長廊)’이 있다. 연우는 ‘안개처럼 내리는 가는 비’를 이르는 말로, 안개비 자욱한 운하의 운치를 온몸으로 느끼며 긴 복도를 여유롭게 걸어가는 모습은 무척이나 시적이다. 

▲ 낭붕 끝으로 사진 한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식사 장소임을 내세우는 식당.
또 서당에 가면 골목마다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집과 집 사이에 있는 작은 골목을 중국 북부지방에서는 호동이라고 하고, 남부지방에서는 농(弄)이라고 부른다.

서당에 가면 100여 개의 농을 구경할 수 있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3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석피롱(石皮弄)이다. 석피롱은 종복당이라는 2채의 건물 가운데에 있는 샛길로 폭 1m, 길이 68m 규모이며, 골목 바닥에는 216개의 석판이 깔려 있다. 또 폭이 30cm에 불과한 야묘롱, 길이가 3m밖에 안 되는 택롱 등도 만날 수 있다. 

낭붕과 좁은 골목 외에 서당의 또 다른 특색은 오래된 돌다리이다. 서당 내부를 관통하는 운하가 동서남북으로 흘러가니 주민들의 통행 편의를 위한 다리는 필수적이었다. 1998년 조사한 통계를 보면 그 숫자만 해도 104개나 된다. 가장 오래된 다리는 안선교, 인교, 오복교 등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청나라 시대 이후에 건립됐다고 한다. 이 중 오복교는 길이 14m, 아치형 교각 높이 7.5m에 이르는 규모이며, 이 다리를 건너면 복과 덕, 수명, 녹(월급), 선(착함) 등 5가지의 복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 또 청나라 강희제 시기에 지어진 와룡교는 길이 31.46m, 폭 4.95m, 높이 5.5m 규모이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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