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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선한이웃 영농조합법인 유성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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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선한이웃 영농조합법인 유성애 대표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6.03.07 10:25
  • 호수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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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착한 빵’ 만들며 청양 지켜요

오늘은 유성애(62·남양면 온직리) ‘선한이웃 영농조합법인’ 대표를 만나본다. 그는 빵집을 운영한다. 하지만 그의 빵 집에는 빵이 없다. 주문생산 이어서다. 그는 또 홀몸어른들에게 빵을 나누고 있기도 하다. 그의 목표는 청양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하고 착한 빵 개발이다.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저녁 해결 했네’ 말에 나눔 시작
그는 14년 전 남편 김계하(71) 씨와 청양으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고, 때문에 초창기에는 서울과 청양을 오가며 아동복지·선교학 등 관련 공부에 전념했다. 그 사이 농촌을 배우고 이웃들과 친해지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했다. 남편과 함께 청양군이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실’ 교육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2년 전부터는 어른들에게 빵을 만들어 나누기 시작했다.

“이사 오니 한동안 일이 없어 힘들더군요.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고, 덕분에 주말부부로 오래 생활했죠. 그렇게 공부를 마친 후에 청장년일자리창출 지원 사업으로 제빵 교육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2013년이었고, 이후 1년간 홍성을 오가며 기술을 배워 다음해부터 빵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첫해에는 90여명에게 1주일에 1번 3개씩, 지난해에는 120명으로 늘렸어요. 더운 8월, 추운 12월부터 2월까지는 쉬었어요.” 

이처럼 빵을 나누는 유 대표의 선행은 금방 소문이 났다. 이에 청양군자원봉사센터에서는 충남도 자원봉사단체 우수 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선한 이웃 빵굼터’라는 사업 명으로 응모·선정돼 운영비를 지원받아, 남양면 문해교육 학습자들로 구성된 재능기부자원봉사자들이 유 대표와 함께 빵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봉사자들이 빵을 만들어 어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해에도 센터를 통해 지원받아 빵을 나눠드렸습니다.”

특히 그가 빵 나눔을 시작한데에는 이유가 또 있었다. 귀농 초 그는 마을회관에 가 어른들 점심을 준비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몇몇 어른들의 저녁까지 챙겼는데 ‘저녁 해결 했네’하며 가는 뒷모습이  너무 외로워 보여 함께 모여 먹을 수 있는 식사대용 빵을 생각했고, 그런 중에 기회가 생겨 빵을 나누게 됐단다.

든든한 봉사자들 ‘정말 감사’
그는 올해도 빵 나눔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니 무엇보다 우선할 것이란다. 200가정 목표다. 특히 그는 자원봉사자들이 없었다면 빵 나눔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5명이 고정적으로 도와주세요. 많을 때는 10명도 오시죠. 주민이 대부분이시고, 봉사단체인 다솜애 채창신 회장님은 배달을 전문으로 해주세요. 또 한 분은 광천에서부터 봉사해주러 오십니다. 정말 감사하죠.”
그는 이렇게 그동안 봉사자들의 도움을 얻어 빵을 나눴으며, 얼마 전부터 주문생산도 하고 있다. 단팥·소보로·완두앙금·크림빵부터 식빵, 구기자를 넣은 파운드케이크까지 다양하다.

“저는 항상 빵 없는 빵집 대표에요 하고 말씀 드립니다. 보시다시피 빵이 없기 때문이고, 주문을 받아 만들어 드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청양 농·특산물을 활용한 빵을 연구 중이에요.”

어른들 위한 일자리 창출 노력
충남농업기술원과 청양군농업기술센터는 농산물 생산·체험·외식 분야 개발과 더불어 지역자원을 활용한 농업의 6차 산업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농촌자원수익모델 시범사업’응모를 받았으며, 이에 ‘선한이웃 영농조합법인’이 응모·선정돼 올해 지원을 받아 생산기반조성을 시작으로 체험장 조성·제품포장재개발·환경정비·브랜드 개발 등 내년까지 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선한이웃에서는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제과제빵 개발 상품화로 농산물 부가가치 향상과 일자리 창출 등 농외소득증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저희 사는 곳이 너무 외져요. 문화도 접하지 못하고요. 그래서 지역은 물론 주변 분들을 알기 위해 문해교육사도 하고, 지난해부터는 생활개선회에 가입해 활동도 시작했죠. 그러다 지난해에 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6차 산업 교육에 참여했고, 공모사업을 알게 돼 신청한 것입니다. 시중에 없는 빵, 좋은 재료로 건강하고 착한 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는 요즘 청양 농특산물인 구기자와 수수·찹쌀·견과류 등을 이용한 식빵·파이·스폰지 케이크를 만들어보고 있다. 맥문동과 청양고추를 넣은 빵도 시도 중이고, 이 모든 과정을 블로그에 소개하고 있다. 이후 청양을 대표하는 빵으로 상품화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건강하고 착한 빵을 만드는 것이 1차 목표고 어른 일자리 창출이 두 번째 목표에요. 빵을 구우려면 저는 새벽 5시부터 준비하고, 7시 쯤 어른들이 오셔서 빵을 만드십니다. 고령으로 돌아가신 분도 계세요. 이처럼 연세도 많고 힘드신데 좋은 일을 한다며 도와주십니다. 이분들에게 용돈이라도 드릴 수 있으면 좋겠고, 시범사업 선정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역 농산물 판매에도 적극
유 대표는 주민들의 농산물 판매에도 적극적이다. 주민들이 농사지은 고춧가루며 나물 등 다양한 농산물을 도시민들이 구입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문해교육사를 하면서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렵게 농사짓는데 판로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가져 오시라고 했죠. 저희 집에 도시민 방문이 많아서 우선 그분들께 판매해보려고요. 그렇게 시작했고,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받아드렸습니다.”

그는 이처럼 소농인 어른들이 농사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왔다. 자신의 블러그(blog.naver/sonhan010/)에도 올려 도시민들이 구입해 가도록 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냥 버려지겠더라고요. 어른들께서 시장에 가져가 판매할 수도, 직거래도 어려우시니까요. 이런 방법으로라도 계속 도와드리고 싶어요.”

유 대표는 2014년 교육청에서 특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빵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꿈키움 멘토단 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이와 연계해 토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의료원에서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한 빵 만들기도 진행했다. 그는 이런 일들이 보람 있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전한다.
빵 없는 빵집을 운영하면서 이웃들을 위한 빵 나눔은 물론 청양지역 농산물인 구기자 보급, 또한 지역 주민들의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 유성애 대표와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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