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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새 소득자원 식용곤충산업을 잡아라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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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새 소득자원 식용곤충산업을 잡아라 ⑧
  • 이진수 기자
  • 승인 2015.10.12 14:17
  • 호수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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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곤충산업, 타 광역단체에 비해 발걸음 늦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미래 단백질 공급원으로 대두되고 있는 식용곤충은 일명 ‘작은 가축’으로 일컬어진다. 곤충의 식품 활용은 오랜 역사를 가졌다. 다른 먹을거리 생산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자연에서 채집한 곤충은 중요한 식량이었다. 
식용곤충의 생산 및 가공, 소비는 현재의 가축산업이 가지고 있는 폐해를 개선하면서, 미래의 또 다른 식량자원을 확보하는 단서가 된다. 식용곤충은 사육비용이나 물 사용량, 탄소 발생량 등이 현저하게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지구환경 보존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

특히 미래 축산업의 한 분야로서 흰점박이꽃무지(꽃벵이), 장수풍뎅이, 갈색거저리(고소애) 등은 현재 농업과 농촌이 안고 있는 소득저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돌파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2013년 보고서를 통해 식용곤충이 미래의 식량 위기를 해소할 대안이라고 전망했다. 각국에서 식용곤충 세미나가 잇따라 열리고 사육 열기 또한 뜨겁다.

아직까지 한국 일반인들에게 곤충은 징그러움과 혐오감의 대명사이다. 더구나 식품으로 권유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곤충은 식용뿐만 아니라 약품의 원료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고, 화장품의 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관건은 관념 전환에 있다. 우리 조상들도 수천 년 전부터 섭취해 온 만큼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면, 유용한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식용곤충산업은 개발도상국 외에도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곤충은 더 이상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활용의 대상이다.  
<편집자 말>

[글 싣는 순서]
1. 태국의 식용곤충산업 현황
2. 태국의 식용곤충 사육
3. 태국 국민들의 식용곤충 소비패턴
4~7 식용곤충산업 국내 사례
8. 충남의 식용곤충산업 어디까지 왔나

‘충남 곤충산업’ 정책·예산 수립 시급
2015년 7월말 현재 충남도내에는 약 50여 곳의 곤충 사육농가가 있으며, 주로 사육하는 곤충은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흰점박이꽃무지’, ‘나비’, ‘귀뚜라미’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충남도는 경기도나 경북 등 다른 광역단체에 비해 정책과 예산 측면에서 아쉬움을 보인다. 충남도의 경우 곤충산업 발전을 위해 자체적으로 수립한 정책은 없다시피 하고, 농림축산식품부의 ‘곤충산업육성 시행계획’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 곤충산업의 전망은 밝다. 지난해부터 식용곤충식당이 운영되고 있고, 곤충식품을 이용한 환자식 또한 개발돼 내년부터 국내 대형병원들이 활용할 계획이다.
장수풍뎅이를 포함한 식용곤충은 향후 적극적인 연구와 정보공유를 통해 식량자원으로서 가치를 넓히면서, 다양한 메뉴 개발을 통해 ‘맛있는 건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농업과학원 황재삼 박사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이미 곤충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정책으로 육성하고 있다. 곤충에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칼슘 등 영양 가치가 높아 기능성 식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7종의 식용곤충을 2018년까지 10종으로 늘리고, 이들을 활용한 특수 의료용 식품을 개발한다는 계획 아래 암 환자, 위장장애, 삼킴장애 환자 등을 대상으로 임상 영양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염증, 비만, 치매 등 치료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곤충의 식품화가 왜 필요한지 의구심을 갖지만, 세계적으로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고,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수급 불안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 등 기존의 축산업이 갖는 폐해를 줄이는 측면에서도 식용곤충 사육의 필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미래식량으로 곤충을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토지 이용효율, 짧은 생활사, 높은 사료효율, 적은 온실가스 배출량, 고단백 고불포화지방산을 함유 등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농촌진흥청은 조리용 소스 14종, 한식 24종, 양식 21종, 일·중식 12종, 후식 및 음료류 18종, 제과 8종 등 다양한 곤충요리를 개발했다. 특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내놓은 식용곤충 환자식은 환자에 대한 양질의 단백질 공급 방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암 환자를 위한 고단백식으로 ‘고소애(갈색거저리) 고기’ ‘고소애 어묵’ ‘고소애 면’ 등을 개발했다.
충남도가 곤충산업에 눈길을 주지 못한 사이 경기, 경북 등 다른 광역단체는 몇 발을 앞서서 뛰어가고 있다.

청양군, 내년부터 곤충산업육성 추진
청양군은 지난 7일 내년부터 곤충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6년 시책구상 보고회 자리에서 홍성길 기획감사실장은 “미래 유망산업을 유치해 농가소득 증대 및 관광자원화를 도모하겠다”며 “곤충산업육성센터 건립, 생태공원과 선도특화마을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요예산으로 200억 원을 잡았다. 아직 구상 단계여서 구체적 추진계획은 나오지 않았으나, 충남도보다 정부사업을 신속하게 받아들이는 행정이어서 주목된다.

곤충산업 육성과 관련해 농식품부가 지원하는 시설은 지역곤충자원산업화지원센터와 곤충생태지원관 등 2가지. 지역곤충자원산업화지원센터는 지역의 특성화된 곤충자원을 산업화로 촉진시켜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 및 국내 곤충산업 시장규모 확대에 기여하기 위한 시설이고, 곤충생태지원관은 학습·애완분야 곤충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농가소득원 발굴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설이다. 기존에 지원이 결정된 지자체는 경북, 경남, 경기와 대전시 등이다.

청양군이 정부 사업에 선정돼 2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자할 경우, 청양군은 단숨에 곤충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커진다.
곤충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지자체는 많다. 하지만, 성공작으로 평가되는 경우는 드물다.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지자체는 경북 예천군인 것으로 파악된다. 예천군은 슬로건조차 ‘곤충의 도시’이다.
식용곤충 사육은 노인층이 큰 어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산업분야이다.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청양군의 중단 없는 정책추진이 기대된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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