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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농촌자원 활용으로 피폐한 농촌을 살리자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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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농촌자원 활용으로 피폐한 농촌을 살리자 ⑦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4.08.11 15:33
  • 호수 10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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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생태생물과 시골풍경의 만남 ‘논두렁축제’
3~9. 주민주도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타지역 사례
4. 논 생태생물과 시골풍경의 만남 ‘논두렁축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복지여성과에서는 농촌지역 활력증진 및 농촌의 다양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농촌축제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도부터 시작해 매년 농촌의 지역자원을 활용한 주민주도의 축제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전국단위로 41개소를 선정발표 했다.

충남에서는 5곳이 선정됐다. 이중 아산 ‘논두렁축제’, 공주 ‘정안밤꽃축제’, 보령 ‘청라은행마을단풍축제’, 금산 ‘농촌체험아토피축제’, 서천 ‘달빛문화갈대축제’는 2~3년 연속 선정된 곳이다. 청양에서는 한 곳이 신청했지만, 아쉽게도 선정되지 못했다.

이외에도 농촌축제 지원은 못 받지만 이제는 국내외에 소문이 난 보령머드축제, 청양의 고추구기자축제,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2014년 농어촌축제로 계속 선정된 곳들의 성공요건, 이를 통한 지역발전의 방법들을 배워본다.
타 지역 다섯 번째 사례로 친환경농업을 테마로 열리는 아산 송악면 평촌리 다라미자운영마을 ‘논두렁축제’다.

[글 싣는 순서]
1~2. 청양 지역 자원을 활용한 축제 사례
3~9. 주민주도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타지역 사례
4. 논 생태생물과 시골풍경의 만남 ‘논두렁축제’

10. 타 지역 축제를 통해 본 청양군의 과제

‘논두렁축제’는 아산 송악면 평촌리 다라미자운영마을 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안복규·50) 주관으로 펼쳐진다. 다라미라는 마을 이름의 유래는 뒷산인 월라산 상봉에 있는 큰 암석이 둥근 달이 떠 있는 형상과 흡사하고, 마을 맞은편 산에서 달이 떠오를 때 가장 먼저 월라산을 비춘다 해서 ‘달의 이마’라는 뜻의 ‘달아미’로 불리다 ‘다라미’가 됐다고 전해진다. 또 5월이면 친환경 퇴비작물인 자운영이 군락을 이뤄 마을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으니, 이 두 가지를 합쳐 다라미자운영마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 개조된 트랙터를 타고 마을을 둘러보고 있는 학생들.

어린 시절 추억을 느껴 보아요
자운영마을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고령의 노인도 많지만 젊은이들도 많다는 점이다. 단, 젊은이들은 대부분 직장에 다닌다. 서울을 비롯해 천안, 아산 등 도시에서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사는 거의 노인들의 몫이다.

이곳에서는 친환경농업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논 생태생물과 12ha에 이르는 자운영 밭을 가진 아름다운 시골풍경, 다양한 테마체험과 더불어 마을주민들의 훈훈한 인심까지 모두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마을에서는 아름다운 풍경과 다양한 체험을 통해 모두가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2013년도부터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2013년도에 농림부 공모를 통해 선정된 38개 농어촌축제 중 하나로 지원을 받아 그해 5월 11~12일 첫 번째 축제를, 올해 다시 선정되면서 오는 10월 13~14일에 제2회 축제를 개최하게 된다.

‘논두렁축제’는 농어촌의 자연환경과 지역의 특색 있는 테마를 가지고 열린다. 마을 주민들이 주체가 돼 도시민들이 이곳에서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겨 보면서 농촌문화체험까지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축제 지원 대상지로 선정될 때는 ‘자운영축제’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자운영 꽃을 테마로 한 경관축제를 내용으로 했죠. 하지만 지난해 논두렁축제로 이름을 바꿔 개최했습니다. 자운영은 벼를 벤 후인 9~10월에 파종, 겨울을 지난 후 이듬해 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봄에 만개했을 때 축제를 개최하죠. 하지만 2012년도에 추워서 자운영이 모두 죽었고 지난해 꽃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2013년 예정됐던 자운영축제를 논두렁축제로 바꿔 열게 된 것입니다.”

아산시농업기술센터 손용훈 도농교류팀장의 설명이다.
손 팀장은 2013년 1월 2일자로 도농교류팀장으로 부임했으며, 자운영축제가 농어촌축제 지원을 받도록 앞장 선 것은 물론 올해도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주인공이다.

▲ 남성 노인들이 페트병을 이용해 만든 바람개비.

이야기와 경험을 만드는 축제
‘논두렁축제’는 가족들이 함께 관람하고 체험하는 축제, 농민의 소득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농촌축제, 농어촌체험을 통해 ‘배우는’ 축제, 스토리텔링을 통한 이야기와 추억을 만드는 축제, 문화공연이 함께하는 볼거리가 있는 축제를 기본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프로그램도 기본 방향에 맞게 구성·운영된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열린 제1회 축제는 자운영마을의 대표적 자원인 자운영 꽃씨 심기, 자운영 꽃잎 핸드폰 고리 만들기와 염색, 계절에 맞는 논의 수생식물을 관찰해 보는 논 생태 체험도 마련됐다.
특히 논 생태체험은 친환경 농업과 생태계의 관계를 알아가는 교육체험으로, 송악면이 상수도보호구역이고 자운영마을 또한 농가 중 50% 이상이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어 가능한 체험이다. 이외에도 농산물 수확체험, 송악 주민들로 구성된 두레 논매기 공연과 다라미 자운영 마을 어른들의 다듬이 난타공연, 소원종이를 붙인 풍등을 밤하늘에 날리는 풍등 날리기, 추억의 운동회, 사진콘테스트 등은 인기 만점 프로그램이다.

자운영나물 만들기, 자운영 비빔밥 비비기, 무농약 유기농업으로 생산한 메주·콩나물 등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한 시골밥상 차리기, 전통음식(떡, 부침개, 누룽지, 손두부) 및 퓨전음식(된장피자) 만들기 등 음식 소개와 함께 직접 만든 음식으로 공동식사를 해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흙을 주제로 한 손모내기·흙장난은 어린아이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줬으며, 자운영 산책로와 시화전, 친환경농업 및 동물농장, 자전거 대여소, 농산물 전시판매장도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자운영이 많이 피었는데 세월호 사건 때문에 열지 못하고, 10월 13일~14일 개최 예정입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운영된 프로그램에 더해 인기를 끌었던 논 뗏목타기체험을 집중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또 다듬이 공연도 인기가 좋았어요. 옛날 아낙들의 고단한 일상을 담아 공연했는데 정말 좋아들 하시더군요. 올 축제는 체험관이 주체가 되고 여기에 각 지역 단체와 공동으로 기획해보려 합니다. 또 소비자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축제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안복규 위원장의 설명이다.

▲ 모내기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

주민 화합과 참여가 성공 지름길 
아산시에는 15개 녹색농촌체험휴양마을이 있다. 이중 논두렁축제가 열리는 송악면에 6곳이 있고, 자운영마을도 그 중 하나로 7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자운영에는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연 5000~6000여 명의 도시민들이 체험을 위해 방문한단다. 특히 친환경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으로, 이에 마을에서는 오래전부터 친환경 소비자들을 위한 캠프·축제를 열었었다. 그러던 중 기술센터 손 팀장의 제안으로, 농어촌축제에 공모했고 2013년부터 지원을 받아 개최하게 된 것이다. 

“2007년도부터 친환경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초청해 마을 자체 축제를 열었어요. 귀농귀촌인 축제, 대보름축제, 메뚜기 축제 등도 열고요. 그러다보니 홍보하지 않아도 체험객들이 많이 방문해 주셨던 것 같아요. 특히 우리 마을은 10년 전 소비자가 다시 방문하는 곳입니다. 그러던 중에 지원을 받아 논두렁 축제를 열게 된 것입니다.”

안 위원장은 특히 자운영마을의 자랑거리는 120여 주민 중 100여명 이상이 축제에 참여할 만큼 주민들 간 화합이 잘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일에 대해 ‘한 번 해보실까요?’ 하면 ‘안 돼’라고 하시는 분이 없어요. 정말 감사하죠. 특히 축제에는 거의 모두 참여해요. 청년회에서 스텝을, 노인회에서는 모내기 체험·볏짚으로 무대 꾸미기, 부녀회에서는 먹을거리 준비, 여성 노인회에서 다듬이 공연과 식사준비, 남성 노인들은 막걸리나 음료수 병을 이용한 바람개비 만들기 체험장 운영, 50~60대 주민은 행사장 세팅부터 논 뗏목타기 진행 등 모두 해주십니다. 축제가 성공하려면 주민 참여가 우선돼야 합니다. 출향인도 많이 참여해 주신다는 것이 우리 마을의 특징입니다.”

안 위원장은 이처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논두렁축제’를 성공축제로 이끈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지원 없이 축제를 개최하더라도 큰 문제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크고 화려하게 꾸미려니까 예산이 많이 필요한 것이지 규모만 축소한다면 문제없을 것 같아요. 특히 저희들은 그동안 지원 없이도 다양한 축제를 열어왔었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주민 화합과 참여를 토대로 한 친환경축제를 개최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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