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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송조농원 최재용·김기숙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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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송조농원 최재용·김기숙씨 가족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2.05.07 10:23
  • 호수 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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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과 함께하는 농촌생활 즐거움도 두 배”
▲ 활짝 웃는 모습이 닮아 있는 최재용·김기숙 씨 부부와 두 아들 주호(사진 왼쪽)·승호 씨

오늘은 농촌을 지키며 생활하고 있는 유쾌한 가족을 소개한다. 운곡면 위라리 송조농원 최재용(57)·김기숙(51) 씨 부부와 두 아들 주호(27)·승호(26) 군이다. 4-H활동 중 만나 결혼하고 함께 고향을 지키며 생활하고 있는 부모. 도시로 떠나려 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과는 다르게 부모 곁에서 농촌을 지키며 오히려 도시의 사람들을 불러들이겠다는 당찬 각오를 하고 있는 듬직한 두 아들. 함께 있어 행복한 가족을 만났다.

9대 째 이어온 농촌·고향 사랑 
이들을 만나기 위해 농원에 도착했을 때, 이들은 이마에 구슬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었다. 단체 손님들이 한 차례 몰려왔다 간 뒷정리 때문이란다. 그리고 곧 이들은 잠시 일을 뒤로 한 채 마주 앉았고, 농촌에서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버지 최씨는 위라리에서 태어나 군 복무 외에는 고향을 떠난 적 없다. 선조들에 이어 9대 째 고향을 지켜오고 있단다. 아내 김씨도 화성이 고향으로, 이들은 4-H 활동 중 만나 1984년 청양농공업고(현 청양고) 강당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이후 고향과 농촌을 지키며 생활하고 있다.

“특이하게 저희는 신혼여행을 성환 종축장으로 다녀왔고, 그곳에서 젖소 분만보조기를 사왔어요. 부모님께서 젖소를 키우셨고 전 결혼 전까지 함께 살면서 그 일을 돕고 있었는데, 당시 젖소 분만을 돕는 일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 생각에 신혼여행지에서 분만보조기를 사왔던 것 같고요.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며 웃곤 합니다.” 최씨의 말이다.

최씨의 부친은 1979년부터 ‘학송목장’을 운영했다. 모돈, 젖소, 닭 등 꽤 규모가 컸고, 최재용 씨도 1980년 군 제대 후 부친의 일을 돕고 있었다. 이후 결혼을 했고, 아내와 함께 분가했다.
“부모님께서 젊으셨고 동생들도 있어 분가를 결정했죠. 단돈 9만8000원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하우스를 개조해 집으로 만들었고, 또 종중산에 제가 산을 조금 더 사서 함께 개발해 그곳에 토종닭, 돼지, 젖소 등을 키웠어요. 다행이 시간이 지나면서 살림도 안정되고, 토종닭 3만수, 돼지 200여 마리, 젖소 30여 마리까지 늘릴 수 있었습니다.”

▲ 체험객들이 직접 뜯은 봄나물을 다듬고 있다.

9만8천원…송조농원 기틀 마련
최씨 부부는 열심히 일했다. 덕분에 살림도 안정을 찾아가게 됐다. 그러던 중 1990년도 초반 최씨는 유럽으로 전업농 연수를 가게 됐고, 그곳에서 체험농장 운영모습을 접하게 된다.
“갓 짠 우유로 손님들이 치즈를 직접 만들더군요. 양 떼 옆에서 사람들이 기타를 치고 놀며 즐거워하고요. 그 모습에 ‘뭐가 재밌다고 저러지’ 생각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어른들은 유흥 문화에 익숙해 있었을 때니까요. 그리고 잊어버렸죠. 그러다 2003년도 한국농업대학에 교육을 받으러 갔는데, 유럽에서 봤던 것들을 설명하더군요. 그 순간 이제 우리도 체험농장을 운영할 때구나 생각했죠.”

이렇게 최씨는 2004년 12월 23일 농촌체험형 농장인 송조농원을 열었고, 닭·돼지·젖소 대신 흑염소·돼지·관상용 닭 등을 방목해서 키우기 시작했다.
“농장운영 첫해에는 체험객이 한달에 2~3팀 정도였고, 1년 정도 지나니 6~8팀 정도로 늘더군요. 해마다 조금씩 늘어 2010년 한해 총 180팀, 2011년 270팀 정도 다녀갔습니다. 인원수로 계산하면 지난해 약 4000명 정도가 다녀가셨죠. 특히 저희는 단체, 기업체에서 연수 등의 목적으로 많이 이용하십니다. 저희는 운영 초기 흑염소 코스 요리를 맛보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농촌체험과 마을 투어형식으로 바뀌었죠.”

송조농원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1박 2일, 2박 3일 머물면서 흑염소 코스 요리와 시골의 건강 밥상을 만난다. 가축들이 방목해 생활하는 농장을 둘러보기도 하고, 두부와 떡 만들기, 갖가지 야채를 수확해 보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한다. 이렇듯 송조농원은 운영 시작 8년이 지난 현재 전국에 제법 소문이 나 있는 농촌체험농장이 됐다.

“부모님과 함께 농촌 지켜요”
최씨 부부에게는 두 아들 주호·승호 씨가 있다. 이들은 도시로 떠나려 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과는 다르게 부모 곁에서 농촌을 지키고 있다.
“모두 고향에서 운곡초, 청양중·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각자 대학도 다니고 다른 일도 해봤죠. 아이들에게 우리와 함께 일하자고 강요 하지 않았어요. 자신들이 결정했고, 가끔 그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지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최씨 부부의 말이다.

큰 아들 주호 씨는 고교졸업 후 청양대학 토목과에 입학했지만 1년 후 자퇴했다. 적성에 맞지 않아서였고 곧 도시로 나가 다른 일을 잠시 했다. 그러다 군에 입대 해 미래에 대해 고민했고 부모의 일을 돕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군 제대 후 23살 때 고향으로 들어왔다.
둘째 승호 씨는 고교에서 식품가공학을 공부했고, 홍성 혜전대학 외식경영과에 입학해 공부를 마쳤다. 그리고 군 제대 후 바로 고향으로 들어왔다. 취업의 기회가 많았지만 모두 뿌리치고서였다.

고향에서 주호 씨는 아버지를 도와 체험객들을 위한 농장투어와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있다. 승호씨는 어머니와 함께 전공을 살려 새로운 요리 개발 등 먹을거리를 전담하고 있다.
“큰 애는 사교성이 있어요. 그래서 저와 함께 안내 등 전반적인 관리를 맡게 됐죠. 또 둘째는 아내의 요리 솜씨를 닮은 것 같아요. 아내를 돕고 있습니다. 부모가 하는 일을 이어서 하겠다고 결정해 준 아들들에게 고맙고, 든든해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일을 즐기며 하고 있어 더 기쁩니다. 아들들에게 총 매출의 10퍼센트를 연봉으로 주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더 열심히 일하고요.”

농촌은 이제 휴양농업이다
최씨 가족은 ‘농촌은 이제 휴양농업, 농촌관광으로 운영해 가야한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이 직접 농촌에 머물면서 농산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심어지고 수확되는지를 보여주고 또 복잡한 일상을 접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농촌에서 쉬어 갈 수 있도록, 또 학생들의 경우 방학기간 중 와서 머물면서 농촌을 배우고 농사도 지어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더 바란다면 농촌체험과 함께 다양한 동물관람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보고 싶고요. 체험객들이 와서 직접 농촌의 모든 것을 눈으로 보고 즐기고 또 농산물도 구입해 갈 수 있도록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 뿐 아니라 마을 전체를 농촌관광지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모두 노력해야 할 부분이죠.”

송조농원 가족들은 손님들을 위해 고구마, 고추, 감자, 땅콩, 오이, 옥수수, 가지, 으름, 상추 등 농촌체험에 필요한 대부분의 농산물을 직접 가꾼다. 물론 논농사도 짓고 일부 동물도 방목해서 키우고 있다.
최씨 부부와 두 아들. 이들은 무슨 일이든 회의에서 결정한다. 작은 것이니까, 또 부모의 의견이니까 라며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그래야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함께 살아가려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의견을 존중해 가면서 재밌게 농장을 운영해 갈 것입니다.”송조농원 가족들의 다짐이다.
송조농원 최재용 씨는 청양군농촌문화체험연구회장을, 부인 김기숙 씨는 (사)한국여성농업인 청양군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또 큰 아들 주호 씨는 청양군 4-H 연합회 총무, 둘째 승호 씨는 4-H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함께여서 더 행복한 송조농원 가족들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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