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가족 같이 해드리려고 정성을 다합니다”
상태바
“가족 같이 해드리려고 정성을 다합니다”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2.03.19 14:28
  • 호수 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촌 재가복지 앞장 ‘정산노인복지센터’
▲ 어른들이 직접 티셔츠에 물감으로 문양, 글자로 된 필름지를 이용해 그림을 그린 후 자랑하고 있다.

고령 또는 노인성 질병 등으로 혼자 생활할 수 없는 노인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지원 등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 4년째를 맞고 있다. 요양보험제도는 수혜자인 노인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2011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8.7퍼센트로 충남 최고의 초고령화 사회인 청양의 노인과 가족들에게는 꼭 필요한 제도가 됐다.

청양군내에는 입소 및 재가 등 20여 곳이 넘는 노인요양시설이 있고, 정성을 다해 대상자들을 돌보고 있다. 이중 오늘은 요양보험제도 시행 전부터 재가서비스를 시작한 곳으로, 정산·청남·목면·장평면 등 4개 지역 어른들에게 가족들의 마음으로 재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정산노인복지센터’(센터장 강정남)를 소개한다.

전국 최초 재가서비스 시작
정산노인복지센터는 2006년 재가시설로 허가를 받아 재가노인지원서비스(구 가정봉사원파견센터)로 먼저 일을 시작했고,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작된 2008년 7월1일부터 거동이 불편한 1·2·3등급자들을 위해 방문목욕·요양서비스를 함께 하고 있다. 또 장기요양등급에서 탈락 해 등급 외 A, B를 받은 어른들을 위해서는 노인돌봄종합서비스 제공기관 선정(2007~), 장애1등급 중 일상생활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는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기관 선정(2008~),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중 만 65세 미만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조손가정·장애인 등에게 요양보호사를 파견하는 가사간병방문서비스 제공기관 선정(2010~), 건강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노인일자리 사업 진행(2009년~)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결과로 건강보험공단이 재가장기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회 노인장기요양기관 평가대회’에서 전국 최우수기관에 선정 되는 등 대상자뿐 아니라 외부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평가는 2010년 9월부터 12월까지 기관운영, 환경과 안전, 권리와 책임, 급여제공 과정, 급여제공결과에 대해 실시됐다.

“전국 최초로 은천사회복지법인 가정봉사원파견센터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2007년 1월에 정산노인복지센터로 이름을 바꿨어요. 재가시설 허가를 받고 1년 여 동안은 지원 없이 어른들에 대한 목욕, 가사·밑반찬 지원 등을 해 오다가 2007년 3월부터 군 지원을 받아 서비스를 해 드리고 있습니다.” 강정남 센터장의 말이다.

정산노인복지센터는 또 센터와 가까운 곳에 지난해 8월 개원한 공동생활시설 ‘정산요양원’과 연계, 대상자들이 집처럼 생활하면서 24시간 요양보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어르신의 손과 발이 되어 드립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저희들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노후를 보내시도록 모든 기반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강 센터장의 말이다. 

▲ 정산노인복지센터 직원들이 지역어른들에게 김치를 전달하고 있다.

“나중에 돈 달라고 하려고?”
정산노인복지센터 직원과 봉사자들은 매주 목요일 홀로 사는 노인 80여명에게 밑반찬과 함께 간식을 배달한다. 때문에 노환으로 누워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목요일이 되면 센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만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정산노인복지센터의 밑반찬 지원은 2006년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강 센터장이 사비를 털어 재가어른들에게 지원했으며, 2007년부터는 청양군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현재까지 일주일에 1회 3찬의 밑반찬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에서 밑반찬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박분희 팀장은 “제가 처음 이일을 시작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어르신 대부분이 젓갈 한 종류로 식사하고 계시는 모습을 봤거든요. 예산이 많지않아 많은 음식은 못해 드리지만 매주 저희가 준비한 반찬을 기다리고 계실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한주도 빠질 수가 없답니다”라고 전했다.  정산노인복지센터는 4개면에 거주하는 홀로 사는 노인 등 기초생활수급자에게 2006년부터 요양보호사(구 가정봉사원)를 파견해 그들의 병세가 악화돼 장기요양서비스를 받기 전까지 일상생활지원서비스를 해 오고 있기도 하다.

“2008년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생긴 후 현재까지 노인복지센터가 많이 운영되고 있지만 저희 센터 설립 당시만 해도 이 지역에는 재가어른에 대한 서비스가 전혀 없었어요. 그렇다보니 초창기 아무 대가 없이 어른들께 밑반찬을 배달하고 일상생활을 도와준다고 하니까 ‘나중에는 돈 달라고 할 꺼다’면서 서비스를 거부하고 경계하는 일이 많았죠. 하지만 해가 갈수록 믿어주셨고, 지금은 ‘집에 고추가 많다’며 가져다 어려운 사람 도와주라고 전화까지 주시는 분이 계실 정도입니다”
이외에도 센터에서는 김장·목욕·이미용·명절 및 기념일 챙기기 서비스와 차량이송(병원동행)·장보기·생산지원서비스 등도 맡아주고 있다. 어른들과 함께 문화체험은 물론, 야외로 나들이를 나가기도 한다. 노인돌봄종합사업 일환으로 식사 및 세면 돕기, 외출동행, 목욕보조 등 취사, 생활필수품 구매·청소세탁 등도 지원한다. 장애인활동보조사업일환으로 장애인들의 목욕보조, 대소변보조 등 다양한 사업도 지원한다.

다양한 여가생활 프로그램 마련
청양군에는 복지관이 없어 어른들의 여가 활동을 지원하기 힘들다. 때문에 이런 점을 고려해 정산노인복지센터에서는 매월 1회 ‘은빛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다.
은빛교실은 어른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보는 체험형 학습프로그램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순천향대학교 문화예술교육연구소와 함께 문화바우처사업을 진행, 호응을 얻었다. ‘문화바우처사업’은 문화예술 활동에 제약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에게 공연·전시·영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 관람료 및 도서구입비 등을 지원 해 주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후원하고 있다.

어른들은 이처럼 체험형 학습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처음에는 “난 못해” 하다가도 강사와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작품을 완성하면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한다. 주말에 찾아오는 가족들에게 또는 주변에 자랑해야겠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이달부터는 한결자연학교와 함께 ‘초콜릿만들기, 천연화장품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바깥 외출이 어려운 어른들을 위해 일년에 한번 ‘나들이’사업도 계획돼 있는데, 지난해에는 농촌희망재단 후원으로 15명의 어른들이 2박3일 동안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다녀온 박 모 할아버지(75·목면)는 “너무 좋았다”며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전부를 방 벽에 붙여놓고 매일 볼 정도다. 올해는 숙박은 어렵지만 더 많은 어른들과 함께 나들이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센터의 분주한 움직임에 도움을 주기 위해 KT&G 복지재단에서는 경차를, 농촌희망재단에서는 12인승 차를 지원해 주기도 했다.

어른들의 행복한 노후 위해 최선
4개 지역 어른들의 요양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정산노인복지센터 직원은 강정남 센터장을 비롯해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등 총 35명이다. 이들이 방문요양, 방문목욕, 노인돌보미, 장애인활동보조, 가사간병, 노인일자리사업 등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돌보고 있는 대상자는 총 84명으로, 이중 수급자는 35명, 차상위 17명, 저소득·일반 32명 등이다.
올해에도 정산노인복지센터에서는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일상생활지원을 비롯한 각종 필요서비스를 제공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한다는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